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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1-06 조회수1,325 추천수20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공현 후 수요일 -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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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교에서 담력이 좋기로 유명한 선배가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빨간 동자’라는 아기 귀신을 보고 성소를 포기 한 사람도 있을 정도였는데 그 선배는 빨간 동자가 나온다는 지하 체육관에 밤에 내려가 혼자 운동을 하고 올라오는 겁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느 날 밤에도 지하에 내려가 운동을 하고 올라오다가 예전처럼 반 지하 성체조배실에 잠깐 들렀습니다. 혼자 성체조배를 하고 있자니 갑자기 뒤에서 거친 사람의 숨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렇게 겁이 없던 선배도 무척 겁이 났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 방엔 자신 혼자밖에 없었는데 뒤에서 남자의 거친 호흡소리가 계속 들렸기 때문입니다.

그 선배의 말에 의하면 뒤를 돌아보는데 한 3분 정도가 걸렸다고 합니다. 그렇게 뒤를 돌아보았으나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 선배는 겁에 질려 빨리 그 자리를 떴고 나중에 우리에게 이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다음부터 밑에 내려가 운동을 하거나 혼자 성체조배하기가 겁이 난다고 하였습니다.

 

며칠 뒤 제가 혼자 성체조배를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런데 제 뒤에서도 그 거친 남자의 숨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것과 혼동할 수 없는 틀림없는 남자의 거친 숨소리가 바로 귀 뒤에서 들렸습니다. 온 신경이 곤두서고 소름이 돋았습니다.

저는 선배가 전에 한 말이 생각났고 아마도 마귀의 짓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역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시 앞을 보며 묵상을 하려니 이번엔 더 가까이에서 호흡 소리가 들리는 것입니다.

그것이 마귀의 장난이란 생각이 점점 더 확실해지자 오히려 겁이 없어지고 나중에는 이렇게까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네 놈이 마귀이면, 나를 무섭게 해서 기도를 못하게 하는 게 목적이겠구나! 네 뜻대로는 안 될 거다.’

그래서 계속 숨소리가 뒤에서 나도 아랑곳하지 않고 정해놓은 기도시간을 채웠습니다. 그 시간 동안 그 거칠고 기분 나쁜 숨소리는 귓가에 계속 들렸습니다.

당시 공동 침실을 쓰고 있었는데, 저는 먼저 혼자 방으로 내려가 자리에 누웠습니다. 자리에 누워도 역시 귀 옆에서 계속 그런 숨소리가 났습니다. 방까지 마귀가 따라왔다는 생각에 겁도 났지만, 마귀가 주님께서 지켜주시는 나에게 해를 끼칠 수 없고, 다만 겁을 주려고 하는 것임을 확신하고 그냥 무시하고 자버렸습니다. 그 날 이후로 그 소리는 들린 적이 없습니다.

마귀는 내가 원하지 않으면 나에게 들어 올 수도 없고 하느님께서 지켜주시니 그 분 허락 없이는 나에게 해를 끼칠 수도 없습니다. 저는 조금이나마 이 사실을 알았기에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모든 두려움은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물 위를 걸어오시는 것을 보고 겁에 질려 유령이라고 하며 소리소리 지릅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아직 깨닫고 있지 못했습니다. 알지 못했기 때문에 두려웠던 것입니다.

예수님이 오천 명을 먹이실 정도로 불가능이 없으신 하느님이시라는 것을 알고 믿었다면 물 위를 걷는 예수님을 보고 그렇게 겁먹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사람이든 미래든 그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그 사람이나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을 두려워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어두운 곳에서 처음 마주치게 되는 사람에게는 그 사람을 잘 알지 못하기에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두려워하지 않기 위해서는 유령처럼 물 위를 걸어오시는 분이 바로 예수님이라는 것을 알면 됩니다. 여기에서 안다는 것은 믿는다는 말과 같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제대로 모른다면 우리를 그렇게나 사랑하시는 예수님도 두려운 존재가 됩니다. 결국 우리를 심판하실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랑엔 두려움이 없습니다. 내가 무엇을 혹은 어떤 사람을 두려워한다면 믿음이 없거나 사랑이 없다는 뜻입니다. 아는 만큼 사랑하는 것이고 사랑하는 만큼 알려고 합니다.

만약 우리가 오늘도 예수님을 조금이라도 더 알려고 하고 있다면 우리는 그 분을 사랑하는 것이고 그렇다면 무엇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계시겠다고 약속하셨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조금씩이라도 두려움을 지니고 살아갑니다.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나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을 것 같은 두려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사람들 앞에서 창피당하거나 자존심에 손상이 입을 것 같은 두려움, 혼자 남겨질 것 같은 두려움, 하는 일이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이 모든 두려움을 이기는 길은, 바로 진실을 아는 것입니다.

오늘도 예수님은 그 두려움들 가운데서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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