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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월5일 야곱의 우물-마르6, 34-44 묵상/ 천 원짜리 두부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1-05 조회수522 추천수6 반대(0) 신고
천 원짜리 두부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셨다. 어느덧 늦은 시간이 되자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말하였다. "여기는 외딴곳이고 시간도 이미 늦었습니다. 그러니 저들을 돌려보내시어, 주변 촌락이나 마을로 가서 스스로 먹을 것을 사게 하십시오."
예수님께서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하고 이르시니, 제자들은 "그러면 저희가 가서 빵을 이백 데나리온어치나 사다가 그들을 먹이라는 말씀입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너희에게 빵이 몇 개나 있느냐? 가서 보아라." 하고 이르셨다. 그들이 알아보고서, "빵 다섯 개, 그리고 물고기 두 마리가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명령하시어, 모두 푸른 풀밭에 한 무리씩 어울려 자리 잡게 하셨다. 그래서 사람들은 백 명씩 또는 쉰 명씩 떼를 지어 자리를 잡았다. 예수님께서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찬미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도록 하셨다. 물고기 두 마리도 모든 사람에게 나누어 주셨다.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빵 조각과 물고기를 모으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 빵을 먹은 사람은 장정만도 오천 명이었다.
 
 
 
 
◆갑자기 얼굴이 보이지 않던 아녜스 할머니, 알고 보니 밭에 갔다 넘어졌답니다. 하필이면 바위에 팔을 짚어 팔이 부러졌습니다. 함께 온 딸은 병원비로 2백만 원 까먹었다고 투덜거리지만 2주 동안 병원 신세를 진 오신 아녜스 할머니는 얼굴이 뽀시시 해져 왔습니다. 홀로 살면서 밥그릇과 장그릇 그리고 수저 하나로 진지를 해결하고 사셨습니다.

비린내 나는 반찬 맛보려면 장 보러 송정리나 나주까지 버스 타고 가야 합니다. 마을에서 하루에 두 번은 송정리로, 두 번은 나주로 가는데 버스 시간 맞추는 일도 어렵지만 차를 타고 내리는 일은 중노동입니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온통 긴장의 연속입니다. 버스 기다리다 속절없이 하루 품을 팔아야 합니다. 그러니 손 가는 곳에 있는 된장이나 간장에 밥 말아 후루루 마시는 걸로 시장기 속이고 논밭에서 하루를 보냅니다. 80년을 써온 몸입니다. 이젠 쉬고 싶다고 신호를 보냅니다. 하지만 쉬 그럴 수 있나요. 거기다가 잡수시는 것도 그 모양이니 몸에 힘이 있을 리가 없습니다.

그저 습관처럼 호미를 놀립니다. '늙으면 밥심으로 산다는디....' 넘어지면 틀림없이 어디가 부러지고 맙니다. 아녜스 할머니 경우만이 아닙니다. 우리 동네 대부분의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비슷한 처지에 있습니다.
이 일을 어찌 할까, 생각다가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반찬에 진지 잡수시게 해야겠다 싶었습니다. 토요일마다 두부를 만들어 저녁미사와 주일미사 때 나누어 먹자고 했습니다. 다들 좋으시답니다. 그래서 천 원짜리 두부를 만들어 팔기로 했습니다. 고등어도 떼어다 팔까? 예수님께서는 오천 명에게도 공짜로 주셨는디 그 제자인 사제는 팔 생각합니다. 주님 자비를....
이영선 신부(광주대교구 노안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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