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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3일 야곱의 우물-마태2, 1-12/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1-03 조회수424 추천수3 반대(0) 신고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예수님께서는 헤로데 임금 때에 유다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셨다. 그러자 동방에서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와서,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그분께 경배하러 왔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이 말을 듣고 헤로데 임금을 비롯하여 온 예루살렘이 깜짝 놀랐다.
헤로데는 백성의 수석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을 모두 모아놓고, 메시아가 태어날 곳이 어디인지 물어보았다. 그들이 헤로데에게 말하였다. "유다 베들레헴입니다. 사실 예언자가 이렇게 기록해 놓았습니다. '유다 땅 베들레헴아 너는 유다의 주요 고을 가운데 결코 가장 작은 고을이 아니다. 너에게서 통치자가 나와 내 백성 이스라엘을 보살피리라.'" 그때에 헤로데는 박사들을 몰래 불러 별이 나타난 시간을 정확히 알아내고서는, 그들을 베들레헴으로 보내면서 말하였다.
"가서 그 아기에 관하여 잘 알아보시오. 그리고 그 아기를 찾거든 나에게 알려주시오. 나도 가서 경배하겠소." 그들은 임금의 말을 듣고 길을 떠났다. 그러자 동방에서 본 별이 그들을 앞서 가다가, 아기가 있는 곳 위에 이르러 멈추었다.
그들은 그 별을 보고 더없이 기뻐하였다. 그리고 그 집에 들어가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아기를 보고 땅에 엎드려 경배하였다. 또 보물 상자를 열고 아기에게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 그들은 꿈에 헤로데에게 돌아가지 말라는 지시를 받고, 다른 길로 자기 고장에 돌아갔다.
 
 
 
 
시작 기도
하느님, 오늘 제 마음을 열어주시어 태어난 당신의 아들이 어디에 머무는지 알고, 그분 앞에서 경배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독서
오늘 복음 말씀은 메시아를 찾아 동방에서 베들레헴까지 "별"과 "성경"(미카 5, 1)의 인도를 받아 여행하는 동방박사들의 여정에 우리를 초대합니다. 그들의 움직임의 시작과 끝은 '경배하다'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2, 2. 11). 동방박사(별을 보고 점을 치는 점성가)들은 마태오복음서의 맥락에서 종말의 메시아를 받아들이는 하느님 백성을 상징하는 인물입니다. 종말에 이방 민족과 임금들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조공을 바치러 예루살렘에 모여 오리라는 기대를 묘사하는 이사 60, 1‐6은 복음서 말씀과 조화를 이룹니다.

루카나 마르코에 비해 마태오는 '땅에 엎드려 경배하다(프로스퀴네오 )'를 자주 사용하는데(마태 2, 2. 8. 11; 9, 18; 14, 33; 15, 25; 20, 20; 28, 9. 17) 깊은 신학적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 동사는 칠십인역에서는 대부분 하느님이나 거짓 신들을 숭배하는 행위를 가리킵니다. 마르코복음서나 루카복음서에서는 주로 인간적인 존경을 의미하지만, 마태오는 주로 예수님 숭배에 관련된 행위를 가리킵니다. '경배한다'는 것은 단지 어떤 대상 앞에서 '절을 한다'는 의미뿐 아니라 경배 대상이 어떤 분인지 제대로 진지하게 알고, 그분 앞에서 우리 마음이 무릎을 꿇고, 그분이 지배하는 영역 안에서 살아간다는 의미로 신앙을 드러내는 행위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통해 높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인간적이고 세속적인 동기에서 그분께 다가와 '엎드려 절하는' 제베대오의 아들들과 그 어머니에게(마태 20, 20), 당신이 이 세상에 온 목적을 분명하게 밝히고 그것 때문에 당신을 경배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마태 20, 28). 유다계 그리스도인이 많았던 마태오 공동체에서도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제대로 아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것은 복음서 마무리 단락에 잘 드러납니다. "열한 제자는 ...예수님을 뵙고 엎드려 경배하였다. 그러나 더러는 의심하였다."(28, 16‐17)

메시아를 찾는 동방박사들의 이야기를 들은 헤로데도 메시아로 태어난 아기에게 경배하겠다고 말하지만(2, 8), 그의 의도는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났다는 아기를 없애려는 데 있다는 것이 그의 잔인한 행위를 통해 드러납니다(2, 13‐23). 사실 헤로데의 이 같은 부정적인 자세는 마태오복음서 전체에 전개되는 유다인들의 예수님 거부의 서막이기도 합니다. 루카 1, 5에서 헤로데를 '유다 임금'이라고 부르는 것과 동방박사들이 예수님께 드리는 '유다 임금'의 호칭 대조는 흥미롭습니다.
나중에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의 머리 위에 로마 군사들이 적어 붙인 그분의 죄목은 "이자는 유다인들의 임금 예수다."(마태 27,  37)였습니다. 마태오가 예수님을 탄생 이야기에서 '유다의 임금'이라 부르는 것은, 이스라엘 민족을 죄에서 구원하기 위해 온(1, 21) 이 아기가 '고통 받는 메시아'임을 생애 초기부터 암시합니다.

동방박사들이 '유다의 임금'을 경배하러 먼 여정을 시작했는데, 그들은 베들레헴에서 경배한 대상은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아기"(2, 11)입니다. '아기와 그 어머니'에 대한 관심은 뒷 단락에서 계속됩니다(2, 13. 14. 20. 21). 이 표현을 통해 마태오는 예수님이 성령으로 말미암아 처녀한테서 탄생하였고, 이것은 구약에서 하느님이 예언자를 시켜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하리라."(이사 7, 14 참조)고 하신 말씀이 성취되었음을 소개합니다.
마태오에게 중요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구약에서 예고된 메시아이며 구약의 약속을 성취한 분으로 소개하는 것이었는데, 이 본문이 속한 1,2장은 그런 성취도식에 따라 예수님을 고통 받는 메시아로 설정하고, 그 뒷장부터는 고통 받는 메시아가 어떤 분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성찰
오늘 복음 말씀은 모든 인간의 궁극적 소명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께 영광을 드리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세상 모든 백성이 복음을 믿어 하느님께 경배드리도록 하는 것은 이방인의 사도 바오로가 받은 소명의 핵심이기도 합니다(에페 3, 2‐3. 5‐6).

기도
"암사슴이 시냇물을 그리워하듯 하느님, 제 영혼이 당신을 이토록 그리워합니다."(시편 42, 2)
임숙희(로마 그레고리안대학교 성서영성 신학박사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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