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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리운 어머니의 동치미
작성자지요하 쪽지 캡슐 작성일2010-01-02 조회수380 추천수1 반대(0) 신고
                       그리운 어머니의 동치미




우선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새해에도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은총의 섭리 안에서 좋은 나날 빚어 가시기 바랍니다.

제게 쪽지로, 댓글로, 또 휴대폰 문자로 송년인사와 새해인사를 베풀어두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아울러 일일이 회신 드리지 못한 것을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해(2009년) 1월 1일과 2일의 제 '생활일기'를 일년 만인 어제와 오늘 읽어보다가 아릿한 아픔을 맛보았습니다. 그리고 조성봉 미카엘과 신성구 도마를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우선 지난해 1월 1일과 2일의 제 '생활일기'를 소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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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목
새벽 5시 40분에 기상. 옷을 두텁게 입고, 105동에 사는 반도청년회 회원 승용차로 백화산을 올라감. 공군부대 바로 앞에서 하차하여 정상으로 올라감. 풍선도 받고 행운권(15번)도 받음. 6시 35분부터 식전행사로 안면도 '소리짓발전소' 서승희씨의 대북 연주가 시작됨. 7시 본 행사 시작. 제천제, 새해 소원 함성 보내기, 새해군민소망 및 다짐 결의문 낭독, 진태구 군수와 이용희 군의회의장의 신년 메시지 다음에 내가 '복군 20년 축시'를 낭송함. 김영곤 시인도 자청하여 시를 낭송함. 행운권 추첨에 나도 참여하여 178번(40대 여성)을 뽑음. 이어서 소원풍선날리기, 인정나누기(떡국)가 진행되었는데, 나는 진태구 군수, 이용희 의장, 한종덕 교육장, 명수남 문화원장, 이정모 농협지부장 등과 함께 행운권 추첨이 진행될 때 태을암으로 내려와 마당의 차일 안에서 떡국을 먹음. 곧 초교동창 김수권씨 등과 함께 하산. 걸어서 집에 옴. 가족들과 식사자리를 함께 하고 싶어 밥을 두 술 정도 먹음. 몇 가지 소소한 컴퓨터 작업을 하고 10시 30분 가족과 함께 성당에 감. 11시 신년미사에 오시는 교우들을 일일이 맞음. 미사 후 신부님 모시고 상임위원들과 함께 중국음식점 '가보'에 가서 점심식사를 할까 했으나. 상임위원들이 너무 적게 나와 첫 주일(4일) 교중미사 후로 미루고, 가족과 함께 시장을 들러 집에 옴. 시장에서 사온 떡국을 끓여 점심식사를 함. 한 시간 정도 소파에 앉아 낮잠을 자고, 컴퓨터 작업을 함. 내일 아침미사(금요일에는 오전 10시에 미사를 지내나 내일은 신부님이 주교님과 함께 하는 교구사제단 신년 교례회 참석 관계로 아침 6시에 미사를 지냄)에 굿자만사 조성봉 미카엘, 신성구 도마 형제 위령미사를 봉헌하기로 마음먹고, 사무장에게 전화하여 신청을 함. 두 형제 생각에 하루종일 우울한 마음. 저녁에 모처럼 만에 '가족메일'을 씀.  
*지난해는 해맞이 행사 축시 낭송을 부탁 받을 때 고료를 요구하여 10만원을 받았으나, 올해는 내 쪽에서 요구를 하지 않았더니 역시 고료를 주지 않음. 아직 우리 사회에 그런 인식이 자리잡히지 않은 현실을 실감함.  


*2일/금
어제에 이어 몹시 추운 날씨. 어머니 모시고 마누라와 함께 아침 6시 미사 참례. 굿자만사 조성봉 미카엘과 신성구 도마 형제를 위한 연미사 봉헌. 미사예물은 3만원을 넣음. 마누라가 이례적으로 아침미사에 참례한 것은 신성구 도마의 삼우 날이고 연미사를 봉헌하는 날이기 때문. 모처럼 만에 오전에 잠깐 성경 쓰기를 함. 레지오 모임에 가시는 어머니를 성당에 모셔다 드리고 와서 <참 소중한 당신> 2월호 원고 작업을 하려 했으나, 정신 집중이 되지 않음. 떡국으로 점심. 어머니는 성당에서 걸어서 시장 들러 오심. 오후 1시 마누라를 백화초교에 태워다주고 왔다가 2시경 외출, 농협 하나로마트 근처에서 마누라 태우고 의료원으로 감. X레이 교체 공사로 규왕이의 태고 기숙사 입소 신검을 12일 이후로 미루고, 어머니 고혈압 체크와 처방을 받음. 어머니와 함께 샘골연립으로 가서 가동 뒤 땅에 묻은 동치미 독을 개봉함. 동치미 맛이 기가 막힘. 성진이네 집에 동치미 선물을 하고, 사제관과 수녀원은 아무도 없어 전달을 내일로 미루고, 한 통을 싣고 집으로 옴. 3시 40분 다시 외출, 삼성디지털에 들렀다가 마누라를 경희한의원 앞에 내려주고, 반도자동차학원으로 가서 다시 기능연습을 하는 규애의 승차 모습을 촬영함. 오는 길에 경희한의원 앞에서 환자가 많아 침 치료를 내일로 미루고 일찍 나온 마누라를 태우고, LG대리점으로 가서 1999년에 구입한 VTR 수리를 맡기고, 곧바로 귀가. TV나 보고 휴식을 하다가 동치미로 맛있게 저녁을 먹고, 저녁에도 일손을 놓고 TV나 보다가 10시경 취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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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맘때는 성당에서 집에 걸어오시면서 시장에도 들러 장을 보아오신 어머니가 지금은 걸으실 수 없게 되어 병상에 계십니다. 언젠가는 어떤 형태로든 연로하신 어머니께서 자리에 누우시는 상황이 오리라는 예상을 하고 살았지만, 그것이 막상 현실이 되고 보니 당혹스럽고, 허무하고 슬픈 마음이 큽니다.

지난해까지는 어머니께서 손수 담그신 동치미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정말 맛있었습니다. 군맛과 잡맛이 전혀 없는, 신기할 정도의 맛이었습니다. 그래서 사제관과 수녀원을 비롯하여 여러 이웃들에 손을 쓰기도 했습니다.

이제 그 세월도 다 갔습니다. 어머니의 동치미 맛을 다시는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손수 동치미 담그시는 노친을 도와 드리면서 눈여겨보기는 했지만, 우리 부부로서는 동치미 담그는 일도 쉽지 않고, 도저히 어머니 동치미 맛을 재현할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언젠가는 어머니의 동치미를 그리워하며 우리 부부가 시도를 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해 오늘의 '생활일기'에서 동치미 얘기를 접하고, 오늘 아침 7시 30분 요양병원의 아침식사 시간에 맞춰 마누라와 아들과 함께 어머니를 보러 가면서, 가슴 저미는 듯한 그리움과 슬픔을 맛보았습니다.

지난해 이맘때의 '생활일기'를 통해 올해 연초에 다시 만난 조성봉 미카엘과 신성구 도마도 그리워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을 위해 다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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