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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예순 여섯 살배기 택시기사의 변>
작성자김종연 쪽지 캡슐 작성일2010-01-01 조회수360 추천수3 반대(0) 신고

<예순 여섯 살배기 택시기사의 변>


택시를 탔다. 항시 잠이 부족한 마누라, 만 원짜리 청바지와 골덴 바지 좀 사다달라는 심부름 가느라, 말바우 시장 가느라, 시내버스 길이 마땅찮아, 기본요금 길, 택시를 탔다. 내 나이 예순 여섯, 내일이면 예순 일곱, 얘기 하다 보니, 택시기사님 나이도 나와 같다. 기본요금 조금 더 나오는 거리, 내가 묻기를, 아는 이야기지만, 한 달이면 얼마 버요, 한 이백 버요?, 이백이라니요, 백 이쪽저쪽 버요, 그 돈으로 어찌 사요?, 아들딸 둘 여우고 나니, 마누라와 백만 원 남짓이면 충분히 사요, 내 나이 예순 여섯, 앞으로 10년 이쪽저쪽 살 텐데, 욕심 부릴 것 뭐 있소, 10년쯤 살고 나면, 집에 누워 있으나 무덤 속에 누워 있으나 마찬가지일 텐데, 무슨 욕심 부릴 것 없지 않소, 했다. 가히 달관, 해탈, 성화의 경지라 느꼈다. (이 기사님, 틀림없이, 잘 먹고 잘 사는 1%(40만 명) 특권층과 영 다르게, 어떤 모양으로든 도둑질 한 적 없을 테고, 남을 해친 적이 없으리라. 자녀를 애써 키우고 결혼시켰으리라. 집안에서 일반쓰레기, 음식물 쓰레기도 조금 밖에 나오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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