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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0-01-01 조회수854 추천수11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0년 1월 1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When they saw this,
they made known the message
that had been told them about this child.
All who heard it were amazed
by what had been told them by the shepherds.
And Mary kept all these things,
reflecting on them in her heart.
(Lk.2.17-19)
 
 
제1독서 민수기 6,22-27
제2독서 갈라티아 4,4-7
복음 루카 2,16-21
 
 
2010년 경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이렇게 새해 인사를 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사실 그 누구도 “내게 복 많이 주세요.”라고 새해 인사를 하지 않거든요. 대신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고 말하면서 복을 주는 데에 더욱 더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복이란 예전부터 나만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즉, 함께 받는 것이며, 함께 나누는 것이 복입니다. 성경에서도 복이란 주는 데에서 하느님의 축복을 받을 수 있음을 이야기하지요.

“너에게 축복하는 이들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를 내리겠다.”(창세기 12,3)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복이 더 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어쩌면 자기만 복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상태에서 하느님의 복은 자기 것이 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참된 복이 아니라, 순간의 쾌락만을 가져오는 악의 유혹일 뿐입니다. 참된 복이란 하느님께로부터 와야 하며, 이렇게 받은 복은 함께 나누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2010년 1월 1일. 2009년 12월 31일과 하루 차이에 불과한데도 뭔가 다른 날처럼 느껴집니다. 어제와 다를 바 없을 것 같지만, 새 아침 새 날 새 하루라는 생각과 함께 사뭇 다른 마음을 간직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다르다는 느낌만을 간직할 것이 아니라, 올해는 나의 복을 나누는데 더 많은 노력을 해보면 어떨까요?

오늘 복음에서는 목자들이 나옵니다. 당시의 종교지도자들인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 그리고 그밖에 많은 유다인들은 이들 목자를 사회와 격리시켜서 거의 짐승 취급했었지요. 이러한 상태에서 목자들은 사회와 더욱 더 멀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에게 커다란 축복이 내려집니다. 바로 이 땅을 구원하실 아기 예수님을 직접 목격하게 된 것입니다. 그때의 기쁨이 얼마나 컸을까요? 구세주께서 자기들처럼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이 땅에 오셨음을 깨달았을 때의 기쁨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들의 행동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그토록 멸시와 무시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받은 복을 간직만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즉, 사람들에게 전해서 모든 이들이 복을 나누어 받아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할 수 있도록 만듭니다.

자신이 받은 아픔과 상처를 생각하며 이제 그들을 무시하며 살겠다고 하십니다. 또한 복수하고 싶다고, 아니 가능하다면 복수하겠다고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많이 만납니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주님을 맞이하는 사람의 모습이 아닌 것입니다.

성모님께서도 천사가 일러 준 이름인 ‘예수’를 예수님께 붙이면서, 자신의 뜻보다는 하느님의 뜻에 맞게 살아가십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어머니, 우리들의 어머니가 되실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얼마나 하느님의 뜻에 맞게 살아갔었는지요?

목자들과 성모님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이 되도록, 올 한 해 복을 간직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는 우리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반딧불이는 폭풍에도 빛을 잃지 않는다. 빛이 자기 안에 있기 때문이다(스와미 웨다 바라티).




균형 잡힌 계획(김용규, ‘숲에게 길을 묻다’ 저자)
 
내가 사는 산방에 귀한 선물이 도착했다. 아는 이가 새해 달력을 보내온 것이다. 산방에는 시계가 없다. 따라서 계절과 해의 흐름을 읽으며 살아가는 내게 달력은 귀한 선물이다. 이렇게 달력을 선물 받으면 나는 새로운 한 해를 선물 받은 느낌으로 기분좋게 하루를 보낸다.

달력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중요한 날을 체크해 보다. 시기별로 시작하거나 마무리할 일의 마감일을 기록해 둔다. 이를테면 가족의 대소사와 몇 가지 농사 일정을 가늠하는 식이다. 미리 잡힌 강연 계획도 적어 넣고, 집필 계획도 세워 본다. 1년 치 공부 계획도 대강 그려 둔다. 이렇게 하면 한 해의 큰 계획이 입력되고, 그 계획이 일상을 조절하여 이끌어 가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세세하게 살펴야 하는 계획은 시간 단위까지 구체적으로 기록할 수 있는 다이어리를 활용한다. 새로 잡힌 약속, 청탁 받은 원고 마감일이나 강연 일정, 일주일치의 독서계획, 새로 얻게 된 통찰이나 생각 등을 비교적 자세히 기록해 둔다. 이렇게 가까운 날들을 챙기며 일상을 세세히 계획하면 허송하며 흘려보내는 시간을 예방할 수 있다.

나는 주변 숲과 마당, 들녘의 변화를 기록해 두기도 한다. 예컨대 숲 속 생강나무나 들판의 꽃다지, 마당의 매실나무가 언제 꽃을 피웠는지 적는다. 뻐꾹새 처음 울던 날, 첫 얼음이 언 날, 첫 눈이 온 날도 써 둔다.

이렇게 날짜별로, 계절별로 주변의 변화를 적어 두면 그것은 과거의 기록이 된다. 이 기록들은 순환하는 계절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일러 준다. 과거가 미래를 향한 기록으로 효용을 바꾸는 것이다.

한 인디언 부족은 1월을 ‘마음 깊은 곳에 머무는 달’이라 불렀다. ‘마음 깊은 곳에 머물러’ 충만한 한 해를 생각하는 달이 1월인 것이다.

충만한 삶이란 멀리 있는 시간과 지금의 시간, 그리고 지나간 시간을 통합할 수 있는 tfka이다. 충만한 삶은 균형 잡힌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실천에 옮기며 살 때 이루기 쉽다. 지금처럼 새로운 한 해를 여는 달은 마음 깊은 곳에 머물러 다가올 시간과 현재의 시간을 균형으로 다잡기에 참 좋은 시간이다.
 
 
 
Rainbow Bridge - Steve Baraka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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