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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사랑, 삶의 힘!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11-18 조회수1,092 추천수16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연중 제 33 주간 수요일 - 사랑, 삶의 힘!

 

 

 

 로사리아라고 하는 저의 왕팬 할머니에게 가끔 전화가 옵니다. 그 할머니는 저의 사진을 보면서 매일 기도하고 사진 속의 저와 이야기를 하실 정도로 저를 좋아하십니다.

전에 세례 받으신 지가 얼마 안 되시는지라 저에게 기도하는 방법을 물으셔서 저는 성체 앞에 시간을 정해 놓고 매일 앉아서 예수님 만나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다리가 좋지 않아 매일 성당에 가는 것은 불가능하였습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성경을 필사해보면 어떻겠느냐고 했습니다.

그러자 제가 유학 나올 때 2년 만에 들어오라고 하시면서 그 동안 당신은 성경필사를 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사실 2년 만에 끝내고 돌아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래도 할머니는 약속대로 1년 8개월 만에 신구약 성경을 모두 필사하여 상을 받았습니다.

다리가 아프셔서 제대로 걷지도 오래 앉아있지도 못하시는데 어떻게 그렇게 빨리 쓰셨는지 신기하기만 합니다. 본당 신부님도 건강 생각하셔서 그만 쓰실 것을 권유하였지만 그 할머니는 끝까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쓰신 것입니다. 저도 성경 필사를 조금 해 보아서 젊은 사람에게도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압니다. 그런데 갓 세례 받으신 팔순이 다 되시고 건강도 안 좋으신 분이 일 년 반 만에 신구약을 완필 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분은 그렇게 빨리 쓸 수 있었던 이유가 저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는 그 분이 성경필사를 하도록 권유한 것 밖에는 해 준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저 때문에 쓸 수 있었다고 하시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다른 사람들 칭찬 다 받았으니까 이제 신부님도 칭찬해 주세요!”

할머니는 저에게 칭찬 한 번 들으려고 그렇게 쓰신 것입니다. 저는 참 대단하시다고 칭찬을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생각합니다.

‘사랑이 곧 힘이구나!’

 

오늘 복음에서 주인은 종들에게 한 미나씩을 맡기고 떠납니다. 다른 종들은 열심히 일을 하여 좋은 결과를 내었는데 한 종만이 그것을 묻어놓고 아무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왜 그 종은 그것을 이용해 돈을 벌려 하지 않았을까요? 그는 이렇게 변명합니다.

“주인님께서 냉혹하신 분이어서 가져다 놓지 않은 것을 가져가시고 뿌리지 않은 것을 거두어 가시기에, 저는 주인님이 두려웠습니다.”

종은 주인을 냉혹하고 무서운 사람으로 판단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다시 말해 그런 주인을 좋아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좋아하지도 않는 주인을 위해 자신이 고생하며 재산을 늘려 줄 이유를 찾지 못한 것입니다.

사랑하지 않으니 무기력하고 게을러지게 되는 것입니다. 열심히 일 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로사리아 할머니가 저에게 칭찬을 받기 위해서 성경필사를 했다고는 하지만 그 노력의 결과는 다 자신이 갖는 것입니다. 저는 그저 저를 사랑하는 힘으로 그 일을 이루어 낸 것만을 보면서 기뻐합니다. 제가 무엇을 받아서 기쁜 것이 아니라 그만큼 저로부터 힘을 얻어서 큰일을 이루어 낸 것을 보는 것만으로 기쁜 것입니다. 주님과 저를 사랑했다는 증거는 그만큼 부지런하게 일을 했다는 것입니다.

하느님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이 무엇을 얻으려고 우리를 창조하시고 살게 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우리가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좋은 열매들을 맺으면서 살아가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시고 기뻐하시는 것입니다. 역시 우리가 그 분을 사랑한다면 부지런히 그 분을 위해 일을 할 것입니다.

 

그러나 가끔은 ‘왜 이렇게 고생하며 살아야하는가?’ 하는 의문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내 ‘그 분이 원하시니까.’라고 대답하며 다시 일을 시작합니다. 살아가는 힘은 갖고 싶다고 갖는 것이 아닙니다. 그 분을 사랑함으로써 저절로 얻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무기력을 없애고 활기차게 사는 방법은 그 분을 더 사랑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사랑하면 저절로 힘이 날 것입니다. 나 자신을 위해서 산다면 우울증이 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에게 생명을 주시고 구원을 주신 하느님을 위해서 산다면 기쁨과 힘이 넘칠 것이고 힘든 일도 거뜬히 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믿는 사람은 살아도 주님을 위해서 살고 죽어도 주님을 위해 죽는다고 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종들은 주인을 사랑하는 만큼 열매를 맺었고 주인은 마지막 날에 그 사랑의 정도에 따라 보상을 해 주었습니다. 우리의 마지막도 똑 같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매일매일 주님을 더 사랑하기 위해 무언가를 하는 것 외에 더 중요한 일이 있을까요?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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