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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주십시오.” - 11.16,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9-11-16 조회수466 추천수3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11.16 성녀 젤뚜르다(1256-1301) 기념일 
                                                                  
마카1,10-15.41-43.54-57.62-64 루카18,35-43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주십시오.”
 
 


‘마음의 눈’ 활짝 열려야
제대로 분별하여 정체성 또렷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아침 성무일도 독서 후 응송입니다.
“이 내 마음 당신께 아뢰옵고, 당신 얼굴을 찾고 있삽나이다.”
하느님의 얼굴을 찾는 것,
수도승 정체성의 본질을 이룹니다.
 
끊임없이 하느님을 찾을 때 수도승입니다.
 
하느님은 수도승을 수도승답게 하는 수도승의 존재이유이기도 합니다.
 
믿는 이건 믿지 않는 이건 정체성의 욕구는 본능적입니다.
 
참 자기를 알고 살아야 참 기쁨이요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요즘 회자되고 있는 '영혼이 없는 사람들'이란 말마디,
바로 정체성 상실의 비극적 현실을 보여줍니다.
 
오늘 중세기의 신비가
분도회 수녀 젤뚜르다에 대한 소개 글 끝 부분의 묘사가 아름다웠습니다.
“1301년 11월17일 성녀는 엄격한 고행생활을 하던 중
  이 세상을 떠나 못내 그리워하던 천상 신랑과 일치하였다.”
성녀의 정체성의 본질적 대상은 예수 그리스도였음을 깨닫습니다.
 
끊임없이 주님과 일치되어 살고 싶은 욕구는
바로 정체성의 욕구이자 이의 적절한 표현이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입니다.
 
정체성의 형성은 결심해서 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 수도승의 정체성의 형성에 외적 관례와 전례는 필수입니다.
 
매일 하느님을 찾는 미사와 성무일도의 수행이 없다면
수도승의 정체성도 약화되어 마침내 성소의 위기도 겪을 수 있습니다.
 
끊임없이 항구히 바치는 기도의 수행이
우리의 정체성을 또렷이, 또 견고히 해 줍니다.

오늘 1독서에서
이스라엘 백성들,
그리스의 지배 하에서 정체성의 위기를 겪고 있음을 봅니다.
 
많은 이들은 이민족들의 풍습에 따라 예루살렘에 경기장을 세우고,
할례 받은 흔적을 없애고 거룩한 계약을 저버렸으며,
자기 민족만의 고유한 관습을 버리고
우상들에게 희생제물을 바치고 안식일을 더럽혔다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말살되는 이스라엘 백성의 정체성입니다.
 
반면 이스라엘에는 정체성을 지키려고 굳게 결심한 이들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음식으로 더럽혀지거나 거룩한 계약을 모독하느니,
차라리 죽기로 작정하였으며 그렇게 죽어갔습니다.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생사가 달린 결단을 요하는 정체성의 문제입니다.
 
살기위하여 정체성을 버리느냐
정체성을 살기위해 죽어야 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일제 치하에서 살기위해 친일을 했던 이들과
독립을 위해 몸 바쳤던 애국선열들의 문제와 흡사합니다.

참으로 분별의 지혜와 결단을 요하는 문제입니다.
 
오늘 복음의 길가에 앉아 있던 눈 먼 걸인의 기도 그대로
정체성의 욕구를 반영합니다.
 
제 눈으로 잘 보면서 참 자기를 살고 싶은 것은
누구나의 본능적 욕구입니다.

“예수님,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걸인의 욕구를 알아 챈 주님의 즉각적 물음입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눈 먼 걸인은 물론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반가운 물음입니다.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이 또한 눈 먼 걸인은 물론 우리 모두의 간절한 소원입니다.
 
잘 보아야 잘 분별하여 제대로 정체성 또렷한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보아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즉시 다시 보게 된 눈 먼 걸인은
하느님을 찬양하며 주님을 따라나섰습니다.
 
주님을 만남으로 운명이 바뀌어
정체성 또렷한 새 삶이 전개되었음을 뜻합니다.
 
그대로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 은총을 상징합니다.
 
오늘도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의 눈을 열어 주시어 하느님을 찬양하며
주님을 따라 정체성 또렷한 삶을 살게 하여주십니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이는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요한8,12참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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