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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292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11-15 조회수416 추천수3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 [연중 제33주일(평신도 주일)]

 

<사람의 아들은 자기가 선택한 이들을 사방에서 모을 것이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24-32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4 “그 무렵 〔큰〕 환난에 뒤이어 해는 어두워지고, 달은 빛을 내지 않으며, 25 별들은 하늘에서 떨어지고, 하늘의 세력들은 흔들릴 것이다. 26 그때에 ‘사람의 아들이’ 큰 권능과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사람들이 볼 것이다. 27 그때에 사람의 아들은 천사들을 보내어, 자기가 선택한 이들을 땅 끝에서 하늘 끝까지 사방에서 모을 것이다. 28 너희는 무화과나무를 보고 그 비유를 깨달아라. 어느덧 가지가 부드러워지고 잎이 돋으면 여름이 가까이 온 줄 알게 된다.

 

29 이와 같이 너희도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사람의 아들이 문 가까이 온 줄 알아라. 30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세대가 지나기 전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날 것이다. 31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32 그러나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아버지만 아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은 벌써 연중 제33주일로 평신도 주일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우리 가톨릭 전례력에 의하면 다음 주간으로 금년 한해를 마감하고 이 달 29일은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는 대림 제1주일을 맞이하게 됩니다. 한해를 마감하며 이 땅에 만연하는 악을 물리치고 주님의 날을 맞이하기 위하여 우리는 얼마나 노력하였는가를 되돌아보는 평신도 주일을 맞이하고 있지만 우리의 불충으로 주님의 날은 더더욱 멀리만 느껴집니다.

 

오늘 복음은 난해한 말씀입니다. 복음서의 다른 말씀은 어느 정도의 독해력만 있으면 말씀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지만 오늘 말씀은 독해력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으므로 그 어떤 말씀보다 어려운 말씀이고 오늘 말씀만 제대로 이해하여도 우리 그리스도교를 바르게 이해하여 올바른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전법칙을 최초로 발견한 멘델 수사는 완두콩 교배 실험의 결과를 정리한 논문을 학회에 제출했으나 주목을 받지 못하자 '머지않아 나의 날이 올 것이다' 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은 '머지않아 나의 날의 올 것이다'는 멘델 수사의 말씀을 기억하고, 복음서가 쓰여질 당시는 묵시문학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묵상하면 그리 어려운 말씀도 아닌듯 합니다. 

 

오늘 복음의 첫 말씀은 “그 무렵 〔큰〕 환난에 뒤이어 해는 어두워지고, 달은 빛을 내지 않으며, 별들은 하늘에서 떨어지고, 하늘의 세력들은 흔들릴 것이다." 하였습니다. 이 말씀에서 환난은 선과 악의 싸움을 의미하며 그 싸움에서 지금 세대는 악이 잠시 이겼다는 말씀입니다. 그리하여 '하늘의 세력들은 흔들릴 것이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하늘의 세력은 정의와 진리를 사랑하는 하느님의 자녀들이고 악의 세력은 불의한 자들로서 땅의 세력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해는 어두워지고, 달은 빛을 내지 않으며, 별들은 하늘에서 떨어지고' 하신 이 말씀은 하늘의 세력이 흔들리는 모습을 설명하는 말씀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때에 ‘사람의 아들이’ 큰 권능과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사람들이 볼 것이다." 하셨습니다. 거짓이 거짓인지를 알지 못하면 참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거짓이 거짓으로 들어날 때에 사람들이 참을 비로소 알게 될 것이므로 그때야 참이 영광스럽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나는 진리다 하셨으므로 오늘 복음 말씀에서 '사람의 아들'을 '진리'로 바꿔 묵상하면 말씀의 의미가 더욱 분명해짐을 알 수 있습니다.

 

거짓이 거짓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사람들은 거짓을 버리고 진리의 바른 길로 모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그때에 사람의 아들은 천사들을 보내어, 자기가 선택한 이들을 땅 끝에서 하늘 끝까지 사방에서 모을 것이다" 로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예수님은 무화과나무를 보며 위와 같은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지만 우리의 정서에서는 '달도 차면 기운다.'는 속담으로, 천년만년 갈 것 같은 악의 세력도 언젠가는 종말을 고한다는 사실로 설명하는 것이 이해에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처럼 때가 차서 민중들이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민중들은 참을 찾아서 모일 수밖에 없으며 이런 움직임이 일어나는 것을 "사람의 아들이 문 가까이 온 줄 알아라."고 말씀하시며 이어서 "이 세대가 지나기 전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날 것이다." 하셨습니다. 이 시대가 가기 전에 예수님은 재림하신다고 하였으나 우리 교회의 가르침에 의하면 예수님은 아직 재림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이천년이 지났어도 아직 오지 않았으므로 이 세대가 가기 전에 오시기로 약속하신 예수님이 거짓말을 한 것일까요? 아니면 우리 교회의 가르침이 잘못된 것일까요? 아니면 우리가 이 세대를 잘못 이해한 것일까요? 예수님은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으셨으며 우리가 이 세대의 의미를 잘못 이해하지도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이천년 동안 단 하루도 이 땅에 오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거짓이 거짓으로 밝혀진 순간순간마다, 진리가 승리하는 매 순간마다 예수님은 이미 와 계셨습니다. 예수님은 진리가 승리하는 것을 당신이 함께하는 것으로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이 땅에서 불의와 거짓이 완전히 사라진 그날을 당신이 영광스럽게 되는 날로 말씀하셨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거짓과 불의에 맞서 싸워야 하며, 이런 싸움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은 거짓과 불의에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해서입니다.

 

이처럼 불의에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불의와 맞서 싸우는 것이 우리의 신앙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교회는 이 땅의 불의에 결코 침묵해서는 안 되며, 우리는 우리 자신의 불의와 거짓에 맞서 끊임없이 싸워야 하고 그 싸움에서의 승리의 증표가 바로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는 모습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며 내내 고향 봉하마을 뒷산 부엉이 바위에서 홀로 가신 그분이 계속하여 떠올랐습니다. 우리는 그분에게 그토록 많은 돌을 던졌지만 이제야 그분이 옳았다는 것을 서서히 자각하고 있습니다. 이를 두려워하는 세력들이 그분을 우리 뇌리에서 지우기위해서 혈안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제 기억에서 지울 수 없는 것처럼 그분과 동시대를 살았던 제 기억에서 그분을 결코 지울 수 없을 것입니다.

 

봉하마을 부엉이 바위에서 홀로 가신 그분이 옳았다는 것이 확인되는 날, 그분이 다시 우리 품으로 오시는 날이며, 그분은 머지않아 반드시 부활하시리라 믿으며 아니 지금도 저와 함께 하고 계시므로 우리 신앙은 이처럼 거짓과 불의를 이 땅에서 몰아내고, 하느님의 뜻에 의해 다스려지는 그런 나라를 위해 아버지께로 가신 예수님을 기억하며 그 뜻을 이어받고자 태생되었으나 우리 교회는 이런 목적에 충실하고 있는지 의구심을 가지며 저는 오로지 그 나라를 위해 성체를 모심을 끝으로 오늘 묵상을 마칩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진실과 진리는 거짓과 불의에 의해 잠시 무덤에 뭍히지만 영원할 수 없고
사흘만에 무덤에서 부활한다는 사실을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은
오늘 복음을 통하여, 당신의 삶과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알려주셨습니다.
저는 이런 가르침을 굳게 믿고 있기에
그 어떤 거짓에도, 그 어떤 불의에도 침묵하지 않고 올바른 삶을 살기 위해서
주님의 성체를 모시고 있사옵니다.
주님의 성체로 제 자신의 거짓과 불의를 없애주시고
그 증표로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는 삶으로 변화시켜 주시옵고
거짓과 불의가 활개치는 이 땅을 성령의 불로 활활 태워주시고
성령의 물로 깨끗이 씻어 주시옵소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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