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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291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11-13 조회수415 추천수3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연중 제33주간 금요일]

<그날에 사람의 아들이 나타날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7,26-37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6 “사람의 아들의 날에도 노아 때와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27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는 날까지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하였는데, 홍수가 닥쳐 그들을 모두 멸망시켰다. 28 또한 롯 때와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사고팔고, 심고 짓고 하였는데, 29 롯이 소돔을 떠난 그날에 하늘에서 불과 유황이 쏟아져 그들을 모두 멸망시켰다. 30 사람의 아들이 나타나는 날에도 그와 똑같을 것이다.

31 그날 옥상에 있는 이는 세간이 집 안에 있더라도 그것을 꺼내러 내려가지 말고, 마찬가지로 들에 있는 이도 뒤로 돌아서지 마라. 32 너희는 롯의 아내를 기억하여라. 33 제 목숨을 보존하려고 애쓰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살릴 것이다. 34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날 밤에 두 사람이 한 침상에 있으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다. 35 두 여자가 함께 맷돌질을 하고 있으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다.” (36)

37 제자들이 예수님께, “주님, 어디에서 말입니까?” 하고 묻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시체가 있는 곳에 독수리들도 모여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 복음은 하느님의 나라가 도래하는 날, 즉 '사람의 아들의 날'에 대한 말씀이 어제에 이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성경에 36절 말씀이 생략되어 UBS를 번역한 개신교 성경을 확인하였으나 역시 생략되어 있고 소제목을 '예수님께서 다시 오시는 날'로 되어 있었습니다. 참고로 우리 성경의 주석에 의하면, 일부 수사본에는 36절은 '두 사람이 들에 있으면 한 사람은 데려가고 한 사람은 남을 것이다'는 말씀이 있다고 합니다.

오늘 복음은 성경을 문자해석을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나라가 도래하기를 바라며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날이 오면, 예수님이 재림하시면 우리의 절반은 죽어야 하므로 인류에게 이보다 더 큰 재앙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때에 살아남기 위해서 종말론적 종파도 생겨난 것 같습니다.

이런 재앙을 맞이하기 보다는 차라리 예수님이 재림하지 않기를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이처럼 성경을 문자해석하면 오히려 재림을 반대해야 하는 기막힌 촌극이 벌어지므로 성경을 문자 해석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또 성경 말씀은 일자일획도 고칠 수 없다는 주장은 성경 말씀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때나 가능한 얘기이고, 남이 그렇게 얘기하였다고 하여 앵무새처럼 그런 주장을 해서는 안 되는 것임을 알 수 있고 성경은 반드시 그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도움이 되는 예를 들어보려고 합니다. 어린아이가 엄마에게 산타크로스 할아버지가 있느냐 물어보면 엄마는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야 착한 아이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착한 아이가 되는데 도움이 된다면 그 아이의 수준에서 받아드릴 수 있는 선의의 거짓말도 해야 하지만 이런 얘기도 아이가 성장하면 그만 끝내야 합니다. 이런 선의의 거짓말을 우리는 많이 듣고 자랐고, 우리는 또 우리 아이가 착한 아이로 성장하도록 이런 얘기를 그대로 들려줬습니다. 

아이가 산타크로스 할아버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처럼 유대민중은 노아의 방주와 롯의 얘기를 모두 알고 있었고 이런 종말론적인 일이 실제 일어날 것으로 믿고 선한 민중이 되려고 하였습니다. 예수님은 당연히 이런 민중들의 생각을, 제자들의 생각을 존중해주며 선행을 실천해야 한다는 사실을 주지시키며 선행을 실천하지 않으면 노아의 홍수와 같은 일이 재현된다고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오늘 복음은 파사현정 [破邪顯正]과 사필귀정[事必歸正]으로 축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종말론적 여러 말씀들은 破邪의 모습을, 재림은 顯正과 歸正을 그들 수준에 맞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치는 하느님의 뜻이고 자연의 섭리라는 말씀입니다.“시체가 있는 곳에 독수리들도 모여든다.”는 말씀은 곧 자연의 섭리가 그렇다는 말씀입니다.

이런 자연의 섭리는, 하느님의 뜻은 범사에 적용되므로 진리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 인류가 깨우침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가르침은 낙엽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며 諸行無常을 깨닫고 있듯이 매일 눈으로 보고 느끼는 자연현상으로 이런 지혜를 모아둔 것이 경전이며 성경 말씀입니다. 그럼에도 다른 경전을 공부하면 범신론자로, 혼합종교론자로 몰아가는 한심한 사람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말씀에서 독수리는 재림하실 예수님이시며 시체는 사악한 무리들입니다. 그런데 어찌 된 세상인지 요즘 세상은 독수리는 사악한 자들이고 시체는 선량한 민중들로 사악한 자들의 밥이 되어버렸습니다. 선량한 민중들은 이리 속고, 저리 속으며 살고 있지만 앉은뱅이가 되어 일어설 수도 없고, 입이 있어도 말을 할 수 없으니 시체나 다름 없습니다. 이런 저희를 위해서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님께서 이 땅에 다시 오시기를 오늘도 내일도 기다리며 희망의 대림시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의 불행은, 顯正과 歸正은 세월이 흐르면 언젠가는 실현될 희망은 있지만 破邪를 기대할 수 없는데 있는 것 같습니다. 전 KBS 정연주 사장의 배임죄 형사사건은 오래 전에 무죄판결이 선고되었으며 어제는 해임처분을 취소한다는 판결이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처사였으므로 사필귀정의 결과이지만 그런 무모한 짓을 한 책임자에 대한 책임을 방관하며 묻지 않고 있으므로 破邪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 우리가 일본의 식민통치에서 벗어나는 것은 사필귀정이지만 반민족 친일분자에 대하여 처벌을 하지 않아서 破邪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후예들이 지금도 이 나라를 지배하고 있으며 독립운동에 헌신한 분들의 후손들은 그 고난을 그대로 상속받았습니다. 이처럼 이 땅에는 하느님의 뜻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므로 우리 교회는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하느님의 뜻이 실현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하느님을 제대로 섬기는 교회로 다시 태어나는 길이 될 것입니다.

어제 뉴스에 의하면 서울대교구 용인공원묘지에 불법으로 납골당을 만들어서 용인시청에서 과태료를 부과하였다고 합니다. 우리 교회가 화장을 용인하고 납골당을 만든 것은 육신의 부활을 우리 교회가 믿지 않기 때문 아닙니까? 그러면서 저희는 육신의 부활을 믿지 않으면 이단이라고 공격을 받아야 합니까? 언제까지 육신의 부활을 믿으며 火葬을 하는 이런 이율배반적인 고백을 해야 합니까? 언제까지 성경 말씀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여 구세주이신 주님의 재림만을 기다리는 그런 신앙생활을 해야 합니까? 언제까지 4세기 사람들의 수준에서의 신앙생활을 해야 합니까?

초겨울의 황량한 모습처럼 마음 붙일 곳 하나 없지만 그나마 매주 오늘이면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가는 제 성당이 있기에, 저를 반겨주는 외로운 그분들과 하루밤을 함께 할 그곳이 있기에 주님께 감사드리며 오늘 묵상을 마칩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은 파사현정과 사필귀정을 알려주셨습니다.
하오나 이 땅에서는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사옵니다.
사악한 자를 멸망시키는 주님의 재림을 간절히 기도하오니
노아의 홍수때와 같이 성령의 물로
소돔과 고모라때와 같이 성령의 불로 사악한 자들을 무찔러 주시옵소서!
그들 속에 제가 포함되어도,
그들 속에 저희 교회가 포함되어도 용서하지 말아주시옵소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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