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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 안에 빛나는 눈부신 보석" - 11.11.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9-11-11 조회수569 추천수3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11.11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축일
                                        
이사61,1-3a 마태25,31-40

                                          
 
 
 
 
"우리 안에 빛나는 눈부신 보석"
 
 


‘못난이 노자(老子)’라는 글을 읽다가 다음 대목에 눈길이 멎었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자신은
  비록 공부도 못하고 잘 생기지도 못하고, 힘도 없지만,
  그렇게 남들에게서 어느 하나 칭찬 받을 것이 없는 못난이일 뿐이지만,
  그러나 안으로 들어가면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곳에
  뜻밖에도 이 세상에서 가장 눈부신 보석이 있는 것이다.
  자신도 미처 몰랐던 그 눈부신 보석은
  우리가 지닌 가장 소중한 값어치이자
  또한 노자 할아버지의 도(道)이기도 한 것입니다.”

상대성 이론을 발명한 세계적인 과학자인 아인슈타인은
바로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것,
그리고 아무도 귀하게 여기지 않는
자기 안의 소중한 값어치를 발견한 사람입니다.
 
그는 이를 ‘신비함’이라 표현하며 다음과 같이 고백합니다.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감정은 신비적인 것이며,
  그것이야말로 모든 참다운 예술과 과학의 원천이 된다.”

어찌 예술과 과학 분야뿐 이겠습니까?
 
신비적인 것은 문학, 철학, 종교 모든 분야의 원천이 될 것입니다.
 
진정한 과학자는 신비가임이 드러납니다.
 
아니 어느 분야든 일가를 이룬 이들,
무명의 신비가들일지도 모릅니다.
 
종교와 교육, 전 삶의 궁극의 목표도
자기 안의 보물을 발견토록 해주는 것입니다.
 
이 보물을 발견해야 자존감 충만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불철주야 노력하는 수행자들의 궁극 목표도
결국은 이 보물을 발견하기 위함입니다.

우리 믿는 이들에게,
마치 짙은 검은 구름에 덮여 있는 태양처럼 빛나는
자기 안의 눈부신 신비한 보석은 무엇일까요?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자기 안의 눈부신 보석을 발견한 이들이 바로 성인들이며,
이 보석인 그리스도를 만났을 때 완전히 새롭게 변화된 삶입니다.
 
북유럽 국가들의 부자들은
세금 많이 내는 것이 돈 버는 목적이라 합니다.
 
노르웨이의 첫째 갑부 올라브 톤(86)의 고백입니다.
“내가 돈을 버는 가장 큰 목적은 세금을 내가 위해서다.
  국세청에 가능한 한 많은 세금을 내기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한다.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
  무덤에 돈을 싣고 갈수는 없지 않은가.
  특정 개인이나 기업에 재산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부자들,
바로 자기 안의 빛나는 진짜 보물을 발견했기에
세상 재물에 이렇게 초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자신은 물론 누구에게나 숨겨져 있는 빛나는 보물 그리스도입니다.
 
이 빛나는 보물 그리스도가 인간 존엄성의 보루입니다.
 
아무리 못나도
하나하나가 빛나는 그리스도를 지니고 사는
또 하나의 그리스도인데
어찌 무시하며 소홀히 함부로 대할 수 있겠습니까?
 
이 진리를 깨달아 그대로 사랑의 삶을 살았던 성인들이었습니다.
 
최후 심판 기준도 막연하지 않고 아주 분명합니다.
 
불우한 이웃 안에 계신 그리스도를 어떻게 대했는가가
최후심판의 잣대가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아버지의 복을 받은 이들에 대해 자세히 해명하십니다.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 들였다.
  또 내가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고,
  내가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으며,
  내가 감옥에 갇혔을 때에 찾아 주었다.”

주님께서 말씀하시자
‘언제 주님께서…’
그런 적이 있었느냐 묻는 의인들을 향한 주님의 답변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참으로 심오한 영적의미가 담긴 말씀입니다.
 
아무리 못난 사람이라도
주님의 형제이자 주님의 현존이라는 것입니다.
 
미사시간에만 만나는 주님이 아니라
사람들 안에서 만나는 주님이시라는 것입니다.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이듯이
모든 사람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이시라는, 사람들 하나하나가
주님의 성체라는 말씀입니다.
 
저 멀리서 만나는 주님이 아니라
이웃을 통해 만나는 주님이라는 말씀입니다.
 
바로 오늘 이 복음이
‘찾아오는 모든 손님들을 그리스도처럼 맞이하라’는
수도승 환대 영성의 근거가 됩니다.
 
하여 베네딕도회 수도자들을
손님을 그리스도처럼 맞이하며
그 접대에 최선을 다합니다.
 
오늘 축일을 지내는 마르티노의 회심 역시
한 걸인 안에서 그리스도를 만남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어느 겨울, 마르티노가 군인으로 있을 때
문 앞에 추위에 떨고 있는 한 걸인에게
자기 외투를 찢어 반쪽을 그에게 줍니다.
 
그날 밤 마르티노는
꿈에 반쪽 외투를 걸친 그리스도를 보았고
그분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마르티노야 고맙다. 내가 걸친 외투는 네가 준 것이다.”
 
잠에서 깨어난 마르티노는 즉시 서둘러 세례를 받아 신자가 되었고
후에 수도원에 들어가 위대한 수도승 주교가 되었습니다.
내 안에 계신, 상대방 안에 계신
참 보물인 살아계신 그리스도를 만날 때
비로소 자기감옥에서 해방되어 자존감 충만한 자유인으로 살 수 있습니다.
 
복음 선포의 목적도
바로 이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도록 해 주는 데 있습니다.
 
오늘 1독서 이사야 말씀 그대로
그리스도를 전해야 할 우리의 사명을 말해줍니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마음이 부서진 이들을 싸매어 주며
  슬퍼하는 이들을 모두 위로해 주며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갇힌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게 하셨다.“
이런 그리스도를 만날 때
자신 안에 계신 그리스도를 만나게 되어
비로소 자기 감옥으로부터 해방되어 자유인이 됩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우리의 참 보물이신 주님을 모심으로
우리 또한 그리스도의 빛나는 현존이 되어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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