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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열 사람의 나병환자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9-11-11 조회수607 추천수2 반대(0) 신고
그때에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에 사마리아와 갈릴래아 사이를 지나가시게 되었다.
그분께서 어떤 마을에 들어가시는데, 나병 환자 열 사람이 그분께 마주 왔다. 그들은 멀찍이 서서 소리를 높여 말하였다. “예수님, 스승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보시고, “가서 사제들에게 너희 몸을 보여라.” 하고 이르셨다. 그들이 가는 동안에 몸이 깨끗해졌다.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은 병이 나은 것을 보고 큰 소리로 하느님을 찬양하며 돌아와,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렸다. 그는 사마리아 사람이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열 사람이 깨끗해지지 않았느냐? 그런데 아홉은 어디에 있느냐? 이 외국인 말고는 아무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러 돌아오지 않았단 말이냐?” 이어서 그에게 이르셨다.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루카 17:11-19)
 
그 당시에 나병환자들은 버림 받은 사람들로 법에 따라 사람들과 멀리 떨어져 살아야 했다(“악성 피부병에 걸린 병자는 옷을 찢어 입고 머리를 푼다. 그리고 콧수염을 가리고 ‘부정한 사람이오.’, ‘부정한 사람이오.’ 하고 외친다. 병이 남아 있는 한 그는 부정하다. 그는 부정한 사람이므로, 진영 밖에 자리를 잡고 혼자 살아야 한다.”(레위 13:45-46)). 그러나 열 사람의 나병환자 이야기에서는 유대인 나병환자와 사마리아인 나병환자들이 비극을 함께 나누었다. 그들이 나병환자가 아니었더라면 함께 있는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유대인들과 사마리아 인들은 종교가 달라 서로 몹시 미워했다. 유대인들의 눈에는 사마리아 인들은 이교도였고 이방인이었으며, 다른 의식(儀式)과 다른 관습을 갖고 있었으며, 유대인들은 사마리아 인들을 오물(汚物)로 생각하고 경멸했다. 그러나 그들은 지리적으로 정 가운데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유대인들이 다니기에 아주 불편하였다. 유대인들이 북쪽의 갈릴래아에서 남쪽의 유데아 지역으로 여행하려면 사마리아 지방을 가로 질러 가거나 변두리를 지나가야만 했던 것이다. 사마리아 지방을 거쳐 간다는 자체가 기분 나쁜 일이었지만 돌아가면 두 배나 시간이 걸렸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사마리아 지방 같은 불편함을 겪고 살아야 한다. 마음에 드는 사람들끼리 더불어 살 수 없는 법이다. 이기적인 사람들의 마음에 든다는 것은 반드시 의롭지만은 아닐 것이다. 누구나 인생의 궁지(窮地)를 거치지 않고 살 수는 없다. 자신의 약점, 생각과 동기(動機)가 불투명하고 혼란스러운 것, 평화와 희망이 없는 것 등은 바로 궁지이다.
그러나 예수님의 이야기에 나오는 영웅 중 많은 사람이 사마리아 인이었다. 나병 환자, 착한 사마리아인, 사마리아 여인 등이 그러했다. 우리 대다수가 사마리아 인처럼 약자(弱者)의 입장이지만 이 약점이 우리의 희망이 될 수 있다. 하느님께서는 사마리아 인들 같은 약자를 약자로 생각하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도의 시인이자 철학자였던 타골(Rabindranath Tagore)이 말했다.
이제서야 우리는 우리의 문제는 세계적이며 이 세상의 누구도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지 않고는 구원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함께 구원을 받거나 함께 파멸할 수밖에 없습니다.”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 역경(逆境)을 만나게 된다.
우리는 주님을 손길을 기다리는 열 사람의 나병환자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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