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주님께서 "외롭다" 하십니다.
작성자유성종 쪽지 캡슐 작성일2009-11-10 조회수609 추천수9 반대(0) 신고
 
피곤하다고 확답을 주지 않는 아내를 가까스로 구슬러 성당에서 만나기로 하고,
일과를 정리한 후 성당으로 향했다.
 
오늘따라 귀가길도 막히지 않고 기분도 조금은 들뜬 ,
감사한 마음이 마음속으로 가득 밀려왔다.
마음은 급한데 길이 막혀
미사 가는길이 오히려 남을 욕하고 불만 가득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기에
그저 감사, 감사했다.
 
성당에 들어서니 열심한 분들은 벌써 오셔서 성무일도 기도를 바치고 계신다.
사랑스런 사람들....   주님의 축복을 기원한다.
 
 
자리에 앉아 성호를 그으며 제대 중앙에 걸린 예수님을 바라보니
가냘픈 몸에 벌거벗은 예수님이 축 처진 모습으로 애처롭게 내려다 보고 계신다. 
 
" 얘야!, 내가 외롭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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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어금니에 힘이 주어지며 눈가에 뜨거움이 가득 밀려왔다.
 
미사도 시작하기 전인데 주님 왜 이러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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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이들이 나를 사랑하고 따른다 하지만....
그들은 나를 섬긴다고 하면서 율법을 섬기고,
나를 사랑한다고 하면서 자기 일을 사랑하는 것이고,
나를 따른다고 하지만 실상 그들의 길을 가고 있는것이다.
 
사랑없이 메말라 버린 그래서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
자기들이 해야 한다고 하는 그들의 일과
마지못해 그저 해치워 버리는 기도,
나를 위하고, 내 안에 머무르고, 나와 함께 하기보다는 
사랑없이 의무감으로만 가득 채워진 기도 꾸러미 하나를 던져놓고
바빠서 기도 선물로 대신 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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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을 위한다고 하면서 주님 생각은 안중에도 없고,
자기 생각대로, 자기 하고 싶은대로 하면서,
교회는 신자들의 입맛을 맞춘다고, 신자는 쉽고 편한것이 교회를 위한 것이라고....
그리고 그것이 하느님께서 기뻐하시고 좋아하시는 일이라고.....
더 나아가 세상이 좋아하는 것은 하느님께서도 좋아하신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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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그 안에 계시는 하느님은 외롭기가 한이 없을 수 밖에.....
 
 
 
 
" 내가 외롭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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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 분은 아주 작은 고을 베들레헴,
그리고 누추하기 짝이 없는 마구간, 그것도 말구유에 태어 나셨는데,
우리는 휘황찬란한 네온싸인 아래서, 비까번쩍 하는 금장된 침대에 누여진 
왕의 모습을 한 아기 예수님을 원하고 환호하는 것은 아닌가?
가난도 인플레 되어 이정도는 예수님께서도 이해하실 거라고...
그리고, 오늘날의 교회는 가난해서는 선교하기 어렵고,
교회 건물 유지하기도 힘들다고...
그래서 교회도 예수님 원하심보다는 신자들의 취향에 따라 거창하고 호사스러움이 필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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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메말라 삭막함만 느껴지고 푸석푸석한 것이
마음을 내려 놓을 곳이 별로 없는
형식으로만 가득 차 있는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나누는 인사는 반가워서도 하곘지만 자기의 존재를 인식시키기 위함은 아닌지...
미사도 일이요, 교회내의 단체 활동도 일이 되어 버린것 같다.
사람이 되신 주님께서는 우리의 사랑을 원하시는데
교회 안에 사랑은 보이지 않고 일만 난무하는것 같다.
끊임없이 이웃을 향하여 하느님의 사랑을 나누고 그리고 내어주는 것인데,
내 할일 다했다고 손 탈탈 털고 뒤돌아 서는것이 아닐진데....
미사란 임무가 끝나기 무섭게 썰물같이 빠져나가는 사람, 사람들..
일이 끝났으니 돌아가야겠지요.
 
그러나 일만이 아니라 사랑까지 드렸다면 가슴 가득 사랑과 기쁨을 받았으련마는 
드린것이 없으니 받은것도 없고 나눌것도 없는것이, 이상할 것도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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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하면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릴수 있을까?
우리 사랑을 드릴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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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레지오 마리애 모임의 발단이 되었던 순수하고 아름다운 영혼들의
"어떻게 하면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릴 수 있을까  " 하는 이런 마음은
그들만의 이야기로 시대 착오적인 낭만스런 이야기일까
이런 아름다운 고민, 갸륵한 마음은 소설에서나 나오는 이야기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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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보잘것 없고 작기만 한 저에게 왜 이런 말씀을 하시는지요.
돈도 힘도 권력도 없는 해드릴 것이 아무것도 없는 저에게...
 
이스라엘을 구하라는 하느님의 명령에 대한 모세의 궁색한 답변이 나에게도 흘러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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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 내가 외롭단다. 그냥 나와 함께 머무려므나.
내가 네 조그만 영혼 안에서 안식을 누리고 싶다.
내가 필요한 것은 너희의 영혼이지 그 무엇도 아니다.
아빠가 어린 영혼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겠니?
품에 안겨 나를 바라보는 신뢰와 사랑이 가득한 눈길, 그것이 전부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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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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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져 무너져 내리는 마음을 가까스로 추스리고,
주님을 다시금 올려다 뵈었다.
 
" 주님! 도와주세요. 당신이 원하신다면.......
제 사랑을 드릴게요.
 
주님이 허락하신 소명과 부족한 저의 응답으로 짜여진 삶으로
사랑의 옷을 지어 당신께 드릴께요.
 
그 옷이 때로는 게으름으로 올이 빠지기도 하고,
유혹과 죄악으로 얼룩지기도 하며,
사랑이 결핍되어 까칠까칠하기도 하겠지만
제 사랑을 올올이 엮어,
사랑에 목마르고 냉대의 시선으로 외로움에 떨고 있는 당신을
살포시 감싸 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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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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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 작거든요.
도와 주세요.
 
어디까지 당신을 사랑해야 하는지
정말 두렵고 겁도 나지만,
그렇지만 당신이 원하셨으니
온전히 다할 수 있도록 저를 이끌어 주소서.
오롯한 마음으로 저를 당신께 의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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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사랑합니다.
아~,  나의 사랑하는 주님......
나의 님이시여.....
 
이제는 외로워 하지 마셔요.
사랑하는 나의 님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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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글을 써 놓고는 늘 마음이 쿵쿵쿵, 안절부절 입니다.
그분이 원하심이 어떤 것인지 걱정되고 조심스럽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의 부족함은 너그러이 보아 주시고,
주님의 원하심과 말씀만 가슴에 담아가시길 간절히, 아주 간절히 원합니다.
부디 주님께서 사랑하고 원하시는 여러분의 영혼이
주님께로 더욱 다가갈 수 있는 소중한 나눔의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얼마남지 않은 교회전례 안에서 한해를 잘 마무리 하시고,
또 다시 우리를 위하여 아기의 모습으로 오시는 
주님을 합당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회개의 눈물로 준비한, 사랑 충만한 대림절 되시기 바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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