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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월27일 야곱의 우물- 루카 13,18-21 묵상/ 누룩처럼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10-27 조회수472 추천수4 반대(0) 신고
누룩처럼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하느님의 나라는 무엇과 같을까 ? 그것을 무엇에 비길까 ?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정원에 심었다. 그랬더니 자라서 나무가 되어 하늘의 새들이 그 가지에 깃들였다.” 예수님께서 다시 이르셨다. “하느님의 나라를 무엇에 비길까 ? 그것은 누룩과 같다. 어떤 여자가 그것을 가져다가 밀가루 서 말 속에 집어넣었더니, 마침내 온통 부풀어 올랐다.”
 
 
 
 
◆프랑스 떼제에서는 연중 계속해 수많은 젊은이를 맞이하고 있다. 이곳 언덕에서 열리는 청년 모임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1주일 동안 함께 생활하면서 하루 세 차례 우리 공동체 기도에 참석한다. 소박한 식사에 청소나 배식, 설거지 등을 도우면서 유럽 기준으로는 그리 편안하다 할 수 없는 숙박 시설에서 지낸다. 그중에는 성경과 교회에 친숙한 사람도 있지만 전혀 또는 거의 사전 지식이나 경험이 없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 젊은이들 대상으로 성경 묵상을 인도하면서 나는 이렇게 자문한다. ‘이 말씀이 이들의 삶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 말씀이 어떻게 이들에게 힘과 용기, 위로를 주고 삶의 길잡이가 될수 있을까 ?’

놀랍게도 나는 주간마다 그들의 눈빛에서 하느님 말씀의 작은 씨앗이 심긴 것을 본다. 이 말씀이 젊은이들 안에서 자라 어떤 열매를 맺는지 내가 굳이 그 결과를 볼 필요는 없다. 바오로는 심고 아폴로는 물을 주지만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느님이 아니시던가 ?
어린이나 젊은이들에게 신뢰와 애정이 담긴 눈길과 말을 건넬 때, 우리부터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믿음을 살아갈 때, 겨자씨같이 작은 믿음이라 할지라도 그것에 바탕을 두고 하루하루 살아갈 때 또 이 세상에서 거짓과 불신을 향해 손가락질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직의 작은 촛불을 밝혀 나갈 때 하느님 나라, 곧 그분의 다스림이 다가오지 않을까 ? 사실 그분의 다스림은 우리 마음 안에서 이미 시작되었고 이 세상에 다가왔다.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에 우리의 협조가 필요한 것이다.

하느님 나라는 그분이 이 세상에 오셔서 다스리신다는 뜻이다. 세상 안에 섞이기를 두려워하지 않으셨다. 겨자씨도 정원에 심었기 때문에 자라났고 누룩도 밀가루 반죽에 넣었기 때문에 부풀어 올랐다. 정원에는 벌레도 있고 돌멩이도 있다. 누룩이 제 역할을 다하면 반죽 속에 섞여 보이지 않는다. 세상 안에 살면서도 세상에 속하지 않는 우리 그리스도인의 사명도 누룩 같은 것이지 않을까 ?
신한열 수사(프랑스 떼제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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