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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참 자유로운 삶" - 10.26,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9-10-26 조회수413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10.26 연중 제30주간 월요일
                                                
로마8,12-17 루카13,10-17

                       
 
 
                             
 
 
"참 자유로운 삶"
 
 


오늘 복음의 병마에서 풀려나 똑바로 서서 하느님을 찬양하는 여인,
바로 참 자유인을 상징합니다.
 
오늘 복음을 요약하는 아침기도 즈카리야 후렴입니다.

“주여, 찬미 받으소서. 주는 당신 백성을 찾아 해방시키셨도다.”
세상에 참으로 자유로운 사람들은 아마 거의 없을 것입니다.
 
감옥이 따로 없습니다.
대부분의 요즘 사람들 감옥의 수인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어찌 보면 수도원 감옥(?)에
제 발로 걸어 들어온 ‘하느님의 수인’ 수도자 같기도 합니다.
 
사실 검정 수도복에 우울하고 어두운 표정을 지으면
꼭 수인 같아 보일 때도 있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얼마 지나지 않아 공부가 시작되어
학교 감옥에서 수인생활이 시작되는 불쌍한 요즘 아이들입니다.
 
직장인인들 예외일리 없습니다.
 
꼭 현대판 노예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생존과 직결된 일터이기에
꼼짝 없이 사로잡혀 일해야 하는 사람들 역시 수인들 같습니다.
마치 세상이 하나의 거대한 감옥 같기도 합니다.
 
이래서 견디고 견디다 가출하여 행려자가 되기도 하고
출가하여 수도자가 되기도 하지만 과연 자유스러울지는 의문입니다.
 
사막을 찾아 떠난 어느 형제는
본래 자기 삶의 자리가 사막임을 깨달았다 합니다.
 
가출이나 출가로 집의 감옥에서 벗어난 것 같지만
다만 감옥을 옮겼을 뿐 또 하나의 감옥에 있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하여 이 답답한 삶의 감옥을 견디지 못해 자살하는 이들도 있지 않습니까?
 
삶은 선물이냐 짐이냐?
공동체는 하늘나라이냐 감옥이냐?

평생 화두로 삼아 물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열여덟 해 동안 병마에 사로잡혀 있던 여인은
그대로 육신의 감옥, 병마의 감옥, 죄악의 감옥, 탐욕의 감옥 등
자기감옥에 갇힌 부자유한 인간을 상징합니다.
 
영육이 건강하여 자유로울 때는 삶은 선물이지만
이렇게 병마에 사로잡혀 있으면
삶은 그대로 짐이, 감옥이 되어 버립니다.
 
결론하여 인간 스스로 참 자유의 해방은 없다는 것입니다.
 
‘자기감옥의 영원한 수인’ 이게 바로 적나라한 인간 실존입니다.
 
주님께서 해방시켜주셔야 비로소 참 자유인입니다.

“여인아, 너는 병에서 풀려났다.”
하시며 주님께서 그 여자에게 손을 얹으시자
그 여자는 똑바로 일어서서 하느님을 찬양합니다.
 
주님의 은총으로 자기감옥에서 해방되어
참 자유인이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우리 역시 주님의 은총으로 구원되어
똑바른 자세로 주님께 찬양과 감사를 드리는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입니다.
 
다음 오늘의 화답송 시편 역시 자기감옥에서 해방된 이들의 고백입니다.
“주님은 날마다 찬미 받으소서.
  우리 짐을 지시는 하느님은 우리 구원이시다.
  우리 하느님은 구원을 베푸시는 하느님,
  죽음에서 벗어나는 길, 주 하느님께 있네.”(시편68,20-21).

안식일의 참 뜻을 몰각한 이들의 항의에 대해
주님은 명쾌하게 답변을 주십니다.

“위선자들아,
  너희는 저마다 안식일에도 자기의 소나 나귀를 구유에서 풀어
  물을 먹이러 끌고 가지 않느냐?
  그렇다면 아브라함의 딸인 이 여자를
  사탄이 무려 열여덟 해 동안이나 묶어 놓았는데,
  안식일일지라도 그 속박에서 풀어 주어야 하지 않느냐?”
안식일의 참 뜻은
모든 속박에서 풀어주어 자유롭게 하는 일임을
분명히 확인시키는 주님이십니다.
 
문제는 외적 환경이 아니라 내적 마음의 자세입니다.
 
똑같은 환경이 하늘나라가 될 수 있고 또 감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찌 보면 병고, 두려움, 불안, 걱정, 이기심, 탐욕, 죄악, 죽음 등,
자기 감옥에서 벗어날 수 없는 우리들 같기도 합니다.
 
바로 이런 자기감옥에서 우리를 해방시키시어
하느님의 자녀로 내적 자유를 누리며 살게 하시는 주님이십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주님의 성령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하느님의 영의 인도를 받는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우리는 우리를 두려움에 빠뜨리는 종살이의 영을 받은 것이 아니라
자녀로 삼도록 해주시는 영을 받았습니다.
 
성령께서 몸소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임을 우리의 영에게 증언해 주십니다.
바로 이 성령의 힘으로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 부르며
자유롭게 살 수 있게 된 우리들입니다.
자녀이면 상속자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상속자입니다.
 
하여 우리는 그리스도와 더불어 하느님의 상속자가 되어
참으로 자유롭게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은 우리 모두를 자기감옥에서 해방시키시어
성령에 따라 하느님의 자녀로 참으로 자유로운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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