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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월 26일 연중 제30주간 월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9-10-26 조회수825 추천수13 반대(0) 신고
 

10월 26일 연중 제30주간 월요일 - 루카 13,10-17



“여인아, 너는 병에서 풀려났다.”


<인고의 세월>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여인이 한평생 지고 왔던 십자가는 참으로 가혹한 것이었습니다. 


   루카 복음사가는 이 여인을 "열 여덟 해 동안이나 병마에 사로잡혀 허리가 굽어져서 몸을 제대로 펴지 못하는 여자"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한두 해도 아니고 18년입니다. 2-3년 간의 군대생활도 끔찍했었는데, 투병생활을 18년 간이나 했다니 여인이 겪어왔던 고통은 이루 다 말로 표현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아마도 이 여인은 허리디스크 비슷한 질병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오늘날과 같은 외과수술을 통한 회복은 전혀 기대할 수 없었던 시대였습니다. 여인은 그저 자신의 허리 통증이 최소한으로 느껴지는 자세로 견디는 것이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도리였습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굽어진 여인의 허리 각도는 그 정도를 더해갔습니다. 15°, 30°, 60°, 그리고 마침내 90°까지 허리가 휘게 되었습니다. 여인은 거의 기역자 자세로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시피 허리란 것은 우리 건강의 중심이자 삶의 중심입니다. 허리 꼿꼿해야 건강하지요. 허리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면 자세가 흐트러지게 되면서 걸음걸이도 힘들어집니다. 힘도 제대로 쓰지 못하게 되어 삶 전체가 고통스럽습니다.


   한두 해도 아니고 18년이란 오랜 세월, "차라리 죽는 게 더 낫겠다"며 하느님 원망도 많이 했었겠지요. 그러나 여인은 모진 고통의 세월을 잘 견뎌온 결과 예수님과의 만남이란 일생일대의 선물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 예수님을 통해서 새 삶을 부여받습니다.


   오랜 인고의 세월을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잘 견뎌온 그 결과 하느님의 자비가 그녀의 굽어진 허리를, 그녀의 고통스러웠던 삶을 관통하십니다. 하느님 자비의 손길이 가엾은 그녀의 삶을 어루만집니다. 이윽고 예수님께서는 18년 간 지고 왔던 십자가를 그녀의 어깨로부터 조용히 떼어놓으십니다.


   그저 뿌리치고 싶고 피하고만 싶은 것이 십자가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십자가 없는 인생이란 이 세상 어딜 가도 찾아볼 수 없음을 저는 확신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네 인생이란 것은 저마다에게 주어진 십자가란 짐을 각자의 어깨에 지고 떠나는 여행길과도 같습니다.


   어차피 지고 가야 할 십자가라면 기꺼이 지고 가는 우리네 인생이길 바랍니다.


   조금만 큰마음으로 십자가를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될 때 십자가야말로 가장 큰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십자가야말로 선물 중에 가장 큰 선물입니다. 십자가야말로 구원에로 나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빠른 지름길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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