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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9-11-07 조회수934 추천수1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9년 11월 7일 연중 제31주간 토요일
 
 
 
 You cannot serve God and mammon.
(Lk.16.13)
 
제1독서 로마서 16,3-9.16.22-27
복음 루카 16,9ㄴ-15
 
 
태국의 유명한 사원에는 금으로 만든 엄청난 크기의 불상이 있습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불상 앞에 작은 흙덩이가 담긴 상자가 놓여 있는 것인데,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사연이 있습니다.

1957년, 태국 정부가 방콕 시내에 고속도로를 건설하면서 사원이 철거당할 위기에 놓였습니다. 승려들은 사원 안에 있는 흙으로 만든 불상을 다른 곳으로 옮기려 했지만 불상을 옮기던 중에 인부들의 부주의로 흙에 균열이 생긴 것입니다.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갑자기 쏟아지는 장대비로 흙이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얼른 천막을 불상 위로 쳤지만, 이미 많은 흙이 떨어져 나간 뒤였지요.

바로 그때, 흙이 흘러내린 불상 안에서 밝은 빛이 보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확인을 해보니, 흙더미 안에 황금으로 만든 불상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수백 년 전 미얀마 군대가 태국을 침공했을 당시 이 황금 불상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태국의 승려들이 불상의 표면을 진흙으로 덮었는데, 이것이 인부들의 부주의와 장대비로 거두어진 것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진흙 불상 그리고 그 안에는 깊은 아름다움을 품고 있는 소중한 황금 불상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문득 하느님의 말씀이 바로 이렇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때로는 우리들에게 구속으로 다가오는 하느님의 말씀, 그러나 그 내면에는 우리를 구원으로 이끌어주는 황금과 같은 귀한 말씀인 것입니다.

따라서 겉만 아름답고 좋아 보이는 이 세상의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들을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아서는 안 됩니다. 그보다는 형편없어 보여도 우리를 참 진리를 이끌어주는 하느님의 말씀을 첫째 자리에 올려야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을 통해서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우리는 이 둘을 다 버리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재물이 있어야 하느님을 섬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과 재물 중에서 무엇을 첫 번째 자리에 놓아야 할지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며칠 전, 너무나도 아쉽게 세상을 떠난 젊은 사제의 죽음을 바라보면서 다시금 무엇이 중요한 지를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내가 지금 간직하고 있는 많은 것들, 특히 꼭 움켜쥐고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나 역시 하느님을 섬긴다고 하면서도 사실 재물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반성하게 됩니다.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다시금 기억하도록 합시다. 그리고 이제는 하느님을 나의 최고 높은 자리에 모시도록 합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안에 가지고 있는 욕심과 이기심을 하나씩 줄여 나가야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겠죠?




행동은 반드시 행복을 초래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행동이 없는 곳에 행복은 결코 생기지 않는다.(디즈레일리)




자기 몫의 꽃(‘수도원에서 보내는 편지’ 중에서)

수녀님들이 관리하는 식물원에 선인장이 하나 있었습니다. 2년 전, 동네 한구석에 버려진 볼품없는 녀석을 화초지기 수녀님이 가져와 키운 것이지요. 다른 수녀님들은 그 선인장을 볼 때마다 ‘저 못생긴 녀석을 왜 거두지?’하며 따가운 눈총을 보냈습니다.

그런 구박덩어리 선인장이 화려한 꽃을 피웠습니다. 꽃을 본 수녀님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했습니다.

“이 선인장이 꽃피우지 않았다면 자신의 값어치를 인정받지 못했을 텐데...”

“우리도 이렇게 꽃피우는 삶을 살지 않으면 우리에게 주신 몫을 다하지 않는 거야!”

“이 선인장처럼 우리도 고통을 통해 자신을 아름답게 승화시킬 수 있어.”

“내가 그렇게 손가락질 하는 사람도 이렇게 예쁜 꽃을 피울지 몰라.”

“하느님은 우리 가운데도 이런 꽃을 피우실지 몰라.”

수녀님들은 서로의 말에 귀 기울이며 깊이 반성했습니다. 선인장 앞에서 감동하는 것은 못난 녀석이 어울리지 않게 피워 낸 꽃 때문이 아닙니다.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그 꽃이 예뻐서도 아닙니다. 버려진 환경 속에서도 자기 몫에 충실한 선인장의 모습이 마음을 흔들어 놓았기 때문입니다.

 
 
 
영혼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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