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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림성탄] 중동의 성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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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9-12-22 조회수173 추천수0

[시사진단] 중동의 성탄절

 

 

레바논의 크리스마스 풍경.

 

 

중동에 무슬림만 산다고 생각하는 신자들이 적잖다. 그런 분들에게 중동에도 상당히 많은 그리스도인이 있다고 하면 깜짝 놀란다. 가장 많은 곳은 이집트다. 전 국민의 10~15%인 900만~1200만 명이 그리스도인이다. 대다수는 우리가 흔히 콥트교라고 부르는 그리스도교에 속한다. 말 나온 김에 정정하자면, 콥트교는 잘못된 말이다. 콥트교는 이집트교라는 말이다. 이집트가 종교가 아니라 나라 이름인데도 말이다. 이집트는 그리스어 ‘아이귑토스’(Aigyptos)에서 나왔는데, 아랍어 ‘꿉뜨’(Qubt), 라틴어 ‘꼽뚜스’(Coptus)를 거쳐 영어에서 ‘콥트’(Copt)가 되었다. 따라서 이집트의 그리스도교를 콥트교로 부르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이집트 그리스도교회는 451년 칼케톤 공의회에서 내린 예수님의 본성과 관련한 양성론 교리를 따르지 않아 우리 가톨릭교회와 갈라졌지만, 오늘날 우리 교황청의 교회 일치 운동에서 중요한 형제 교회다. 이집트 외에도 마론파 그리스도교회가 국가 건립에 주축이 되었던 레바논도 그리스도인들이 전 국민의 40%(120만~160만 명)에 달한다. 마론파 교회란 마론(Maron) 성인을 공경하고 우리 교회와 일치를 이룬 레바논의 오래된 그리스도교회다. 또 시리아(100만~160만 명), 요르단(약 45만 명) 등 여러 중동국가에 그리스도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중동 그리스도인들이 모두 우리와 같은 날을 성탄절로 기념하지는 않는다. 그레고리우스력을 따르는 교회는 성탄절이 12월 25일이지만, 율리우스력을 지키는 교회는 성탄절이 1월 6일이나 7일이다. 원래 그리스도교회는 기원전 45년부터 율리우스력을 써온 로마의 전통을 따라 율리우스력을 사용하였다. 그런데 실제 태양력의 1년은 365.2422일이고, 율리우스력은 0.0078일(11분)이 더 긴 365.25일로, 128년이면 하루 차이가 난다. 1600년이 흐른 1582년이 되니 10일 이상 더 길어져 부활절 날짜를 정하는 데 문제가 생기자 당시 그레고리우스 13세 교황은 이를 정정하고자 10월 4일 다음 날을 5일이 아니라 15일로 정하였다. 이렇게 하여 1년의 길이를 365.2425일로 만든 그레고리우스력이 탄생하였다.

 

율리우스력에서 성탄절인 12월 25일을 그레고리우스력으로 환산하면 1월 7일이다. 그래서 이집트 그리스도교회, 중동의 그리스정교회 등 율리우스력을 따르는 교회는 1월 7일에 성탄절을 기린다. 2101년에는 두 달력 간 차이 때문에 하루 더 늦은 1월 8일이 성탄절이 된다. 또 아르메니아 정교회는 1월 6일을 성탄절로 기린다. 요르단에서는 성탄절이 12월 25일이다. 정교회 성탄절은 1월 7일이지만, 모든 정교회가 다른 교회와 함께 12월 25일을 성탄절로 쇤다.

 

대신 부활절은 정교회 교회력에 따라 모든 교회가 함께 기뻐한다. 올해 요르단 그리스도인들은 4월 21일 대신 정교회 교회력에 따라 4월 28일에 예수님의 부활을 기뻐하였고, 12월 25일에 예수님의 탄생을 환호할 것이다.

 

중동에서 성탄절이 국경일인 나라는 그리스도인이 국민의 40%에 달하는 레바논이 유일했다. 그런데 작년 이라크가 성탄절을 국경일로 지정하였다. 이제 그리스도인뿐 아니라 전 국민의 95%를 차지하는 압도적 다수 무슬림도 함께 쉬면서 기뻐할 시간을 갖게 된 것이다. 어떤 종교를 따르든지 적어도 성탄절은 평온했으면 좋겠다. 욕심을 더 부려 중동의 매일이 그렇게 평화로운 성탄절이길 기원한다.

 

[가톨릭평화신문, 2019년 12월 25일, 박현도 스테파노(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인문한국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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