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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작은 돈과 큰 돈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9-11-06 조회수743 추천수0 반대(0) 신고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부자가 집사를 두었는데, 이 집사가 자기의 재산을 낭비한다는 말을 듣고, 그를 불러 말하였다.
‘자네 소문이 들리는데, 무슨 소린가? 집사 일을 청산하게. 자네는 더 이상 집사 노릇을 할 수 없네.’
그러자 집사는 속으로 말하였다. ‘주인이 내게서 집사 자리를 빼앗으려고 하니 어떻게 하지? 땅을 파자니 힘에 부치고, 빌어먹자니 창피한 노릇이다. 옳지, 이렇게 하자. 내가 집사 자리에서 밀려나면, 사람들이 나를 저희 집으로 맞아들이게 해야지.’
그래서 그는 주인에게 빚진 사람들을 하나씩 불러 첫 사람에게 물었다. ‘내 주인에게 얼마를 빚졌소?’
그가 ‘기름 백 항아리요.’ 하자, 집사가 그에게 ‘당신의 빚 문서를 받으시오. 그리고 얼른 앉아 쉰이라고 적으시오.’ 하고 말하였다.
이어서 다른 사람에게, ‘당신은 얼마를 빚졌소?’ 하고 물었다. 그가 ‘밀 백 섬이오.’ 하자, 집사가 그에게 ‘당신의 빚 문서를 받아 여든이라고 적으시오.’ 하고 말하였다.
주인은 그 불의한 집사를 칭찬하였다. 그가 영리하게 대처하였기 때문이다. 사실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
(
루카 16:1-8)

오랜 세월 동안 오늘의 복음에 나오는 이 비유담(比喩談, parable)에 대하여 해석이 분분하였다. 등장 인물은 모두 떳떳하지 못하여 전혀 가르침을 주지 못할 것처럼 보인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다음과 같은 의문을 가졌다.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왜 이런 비유담을 우리에게 하셨을까?
주인을 속이고 주인의 재물을 훔친 이 불의한 집사를 분명히 주님께서는 좋게 보시지는 않으셨습니다. 서두(序頭)에 이 집사가 조금씩 좀도둑질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집사의 자리를 잃어도 편안하게 살기 위하여 주인에게 손해를 끼쳤습니다.
그런데 왜 주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을까요?”
성인은 “집사가 속인 것을 말씀하시려고 한 것이 아니라 미래를 대비한 것을 말씀하신 것입니다.”하고 말했다.
 
이 이야기는 풍유(諷諭, allegory)가 아니라 비유담이다. 풍유는 여러 곳에 응용할 수 있지만 비유담은 단 한 종류의 사건에만 적용할 수 있다.
주님께서는 선견지명(先見之明)과 눈치 빠름을 말씀하시고자 한 것이다.
이는 모든 덕(德)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눈치가 빨라야만 덕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눈치가 빠르다는 것은 ‘빈 틈이 없다’ ‘재주가 있다’는 말과 통한다.
이 비유담은 우리들의 관심사를 말하고 있다.
눈치가 빠르다는 것은 이 세상을 살기 위한 덕이지 빛의 아들들이 살기 위한 덕이 아니다. 하늘나라에서 상급을 받으려고 애쓰지 않고 이 땅에서 보상 받으려고 애쓰고 있는 것을 꼬집어 말씀하신 것이다.  그러면 신앙생활에서 눈치가 빠르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신혼 때 전세 집 주인이 나에게 한 말이 있다.
큰 돈은 아끼지 말고 작은 돈을 아끼라고 했다.
큰 돈은 당연히 써야 할 돈이며 작은 돈은 써도 되고 안 써도 되는 돈이다.
믿음도 마찬가지이다. 미사에 참례하고 기도하고 봉사하고 하는 일은 큰 일이며, 일거수일투족을 하느님을 본받아 사는 사소한 행동은 작은 일이다.
작은 행동에 실패를 한다는 이야기는 농부가 씨를 뿌리지 않아 수확을 하지 못한다는 이야기와 같다.
작은 행동을 통해서 큰 행동이 나와야 한다.
이를 거꾸로 하면 위선자가 되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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