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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9-11-06 조회수1,121 추천수13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9년 11월 6일 연중 제31주간 금요일
 
 
 
 The master commended that dishonest steward for acting prudently.
For the children of this world
are more prudent in dealing with their own generation
than the children of light.
(Lk.16.8)
 
 
제1독서 로마서 15,14-21
복음 루카 16,1-8
 
 
어떤 형제님께서 동물원 구경을 갔습니다. 그리고 원숭이 우리에서 원숭이를 보고 있는데 글쎄 눈에 티가 들어간 것입니다. 얼른 눈을 비볐지요. 바로 그 순간 우리 속의 원숭이가 느닷없이 이 형제님의 뺨을 후려치는 것이 아니겠어요?

이 형제님은 관리인을 찾아가서 원숭이가 감히 만물의 영장인 사람을 때릴 수 있냐면서 따졌지요. 그러자 관리인은 “원숭이는 웬만하면 사람을 때리지 않는데 무슨 행동을 하셨습니까?”라고 묻습니다. 이 형제님은 “저는 원숭이의 화를 일으키는 행동을 단 하나도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눈에 티가 들어가 눈을 비빈 것 외에는 없지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맞을 만하네요. 눈을 비비는 것은 원숭이에게 ‘바보’라는 욕이거든요.”라고 말해줍니다.

기분이 나빴지만 원숭이에게 욕이라고 하니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겠지요. 그래서 다시 원숭이 우리로 가서 원숭이를 째려만 볼 뿐이었습니다. 그때 바람이 휙 불어 쓰고 있던 모자가 날아가려 해서 급히 모자를 손으로 잡았습니다. 그런데 그 모습을 본 원숭이가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바로 그 순간, 이 형제님은 좋은 생각이 났는지 자신의 뺨을 살짝 때렸습니다. 그러자 원숭이는 똑같이 자신의 뺨을 살짝 때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형제님은 웃으며 다시 자신의 뺨을 조금 더 세게 때렸지요. 원숭이도 더 세게 자신의 뺨을 칩니다.

형제님은 드디어 원수를 갚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넌 이제 죽었다.’하고는 전봇대를 향해서 돌진했지요. 너무 세게 부딪혀서 아팠지만, 그래도 그는 자기를 따라 할 원숭이를 상상하면서 웃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원숭이는 눈을 비비고 있었답니다.

아마 이 형제님보다 원숭이가 더 똑똑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이 형제님도 나름대로 머리를 쓴다고 했던 것이지요. 그러나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가고 말았으며, 이 행동은 절대로 지혜로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 지혜에 대해 생각하면서 오늘 복음을 바라보지요.

솔직히 오늘 복음은 많은 사람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입니다. 약은 집사의 비유인데, 부당하게 주인의 재산을 빼돌리다 들통이 난 집사는 쫓겨나기 직전에 자기에게 남은 마지막 카드를 사용하기로 결심하지요. 즉, 빚진 사람들을 불러 자기 직권으로 빚을 깎아줍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알게 된 주인은 집사에게 더 큰 벌을 내리기는커녕 오히려 그를 칭찬합니다. 이렇게 불의한 집사를 칭찬하는 주인을 이해하기 쉽습니까?

그렇다면 이 집사처럼 불의하게 주인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이 되라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그보다는 곧 일어날 일 앞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마지막 가능성을 최대한 활용하는 단호하고 지혜로운 행동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절망의 순간에 자포자기 하며 모든 것을 포기하는 모습, ‘너 죽고 나 죽자’ 라는 심정으로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모습 등은 지혜로운 행동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자기를 살리는 것은 물론 어렵고 소외된 사람들이 함께 살 수 있는 행동이야말로 참으로 지혜로운 행동임을 오늘 복음에서 말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는 지혜로운 사람일까요? 아니면 어리석은 사람일까요?




진정한 용기란 모든 사람 앞에서 행할 수 있는 일을 아무도 안 보이는 곳에서 하는 것이다.(라 로슈푸코)



 

짐은 함께 드는 것(‘좋은생각’ 중에서)

‘아프리카의 성자’라 불리는 슈바이처는 아프리카 사람들이 의료 혜택을 전혀 못 받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30세의 늦은 나이로 의대에 들어가 의학박사가 되었다. 그를 돕기 위해 간호사 훈련을 받은 아내 헬레네 브레슬라우와 함께 1914년, 가봉에 있는 랑바레네로 출발했다. 그곳에서 원주민들의 도움으로 병원을 세웠다.

하루는 슈바이처의 병원에 앤드류 데이비슨이라는 사람이 방문했다. 그는 슈바이처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데이비슨은 이 3일간의 짧은 방문이 자신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건을 하나 기록했다.

오전 11시쯤이었을 것이다. 적도의 태양은 강렬하게 내리쬐고, 우리는 슈바이처 박사와 함께 언덕을 올라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가 비탈진 언덕을 가로질러 갔다. 그곳에서 한 아프리카 여인이 불 피울 나무를 등에 한 아름 지고 언덕을 올라가려고 애쓰고 있었다.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85세인 백발의 슈바이처가 그 여인을 대신해, 무거운 나무 짐을 지고 언덕 위로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모두가 언덕 꼭대기에 도달했을 때, 일행 중 한 명이 슈바이처에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야 충분히 이해하지만 적지 않은 나이를 생각해서라도 무리한 행동은 피하시는 것이 좋겠다고 정중하게 말했다. 그러자 슈바이처는 우리를 똑바로 쳐다본 채 웃으며 답했다.

“그 어떤 누구도 저런 짐을 혼자 들고 가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Jer Ser Der Sote Lam - Sunsanne Lund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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