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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285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11-06 조회수459 추천수3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 [연중 제31주간 금요일]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6,1-8

그때에 1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부자가 집사를 두었는데, 이 집사가 자기의 재산을 낭비한다는 말을 듣고, 2 그를 불러 말하였다. ‘자네 소문이 들리는데, 무슨 소린가? 집사 일을 청산하게. 자네는 더 이상 집사 노릇을 할 수 없네.’ 3 그러자 집사는 속으로 말하였다. ‘주인이 내게서 집사 자리를 빼앗으려고 하니 어떻게 하지? 땅을 파자니 힘에 부치고, 빌어먹자니 창피한 노릇이다. 4 옳지, 이렇게 하자. 내가 집사 자리에서 밀려나면, 사람들이 나를 저희 집으로 맞아들이게 해야지.’

5 그래서 그는 주인에게 빚진 사람들을 하나씩 불러 첫 사람에게 물었다. ‘내 주인에게 얼마를 빚졌소?’ 6 그가 ‘기름 백 항아리요.’ 하자, 집사가 그에게 ‘당신의 빚 문서를 받으시오. 그리고 얼른 앉아 쉰이라고 적으시오.’ 하고 말하였다. 7 이어서 다른 사람에게, ‘당신은 얼마를 빚졌소?’ 하고 물었다. 그가 ‘밀 백 섬이오.’ 하자, 집사가 그에게 ‘당신의 빚 문서를 받아 여든이라고 적으시오.’ 하고 말하였다. 8 주인은 그 불의한 집사를 칭찬하였다. 그가 영리하게 대처하였기 때문이다. 사실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 복음은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말씀입니다. 결과만 좋으면 도적질을 했어도 정당화 될 수 있다는 논리로 비약할 수 있고, 실제 이런 일은 우리 사회에서 다반사로 일어나는 일이기도 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의 분위기는, 재벌의 오너는 불법을 저질러도 국가 경제에 이바지한 공이 크므로 전부 불문에 붙이자는 분위기며, 국가 최고 지도자는 물론 고위 공직자들도 아무리 부도덕한 자일지라도 경제만 살리고 능력만 있으면 문제가 없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나마 능력도 검증되지 않은 사실임에도 말입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이나 하듯 최근 헌재의 미디어법 판결은 민주주의의 요체는 질서와 규칙을 지키는 것임에도 이를 판단하는 사법부조차 절차와 규칙을 어겼어도 유효하다는 해괴한 논리를 개발하였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범하는 오류는 무수히 많지만 그중 하나는 내 것이라는 이런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느님이 창조하신 이 땅은 모두 하느님의 것인데 어떻게 내 것이라고 소유권을 주장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땅을 하느님한테 돈 주고 샀다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자기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느냐? 하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그리스도교 신앙을 가지신 분이라면 이 땅은 천지를 창조하신 하느님의 소유라는 사실을 새삼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 성경에서 천지창조를 제일 먼저 기록하고 있는 것은 이런 사실을 아는 것이 우리 신앙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알려주려는 뜻도 있다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내 땅이라고, 내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으며 오늘 복음은 이에 대하여 말씀하고 계신 것으로 묵상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내 것이라고 주장하는 모든 것은 실제는 하느님의 소유이며 우리는 단지 선량한 관리자로써 하느님의 뜻에 맞게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할 책임을 부여받고 있으므로 우리는 하느님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라는 것을 잊지 말라는 것이 오늘 복음인 '약은 집사의 비유' 말씀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실천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며 예수님이 알려주신 이런 가르침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 복음 전파라 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 교회는 복음 전파를 교세 확장으로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지키고자하는 신앙은 이러한 예수님의 참된 가르침이며 교리를 맹목적으로 믿고 따르는 그런 신앙이 아닙니다. 

하느님이 잠시 내게 맡겨둔 재물을 내 것으로 착각하여 내 혼자만을 위해, 내 가족만을 위해 사용하고, 헛되게 낭비하며 사치를 즐기고, 방탕한 생활을 한다면 선량한 관리자가 아니므로 주인이신 하느님께서 그대로 보고만 계신다면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이 아니라 무능한 하느님 일 것입니다. 이를 알지 못하고 하느님의 재물을 마치 자기 것으로 착각하여 내 것이므로 내 마음대로 사용하므로 간섭하지 말라는 사람들이 오늘 복음에서의 불의한 짓을 하는 집사와 같은 사람일 것입니다.

그래도 오늘 복음에서의 집사는 약은 사람입니다. 자신이 집사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그 자리에서 쫒겨 날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았기 때문에 이에 대비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이 언제든지 부르시면 천년만년 누릴 것 같았던 집사 자리를 내놓고 부르심에 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날이 언제인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더욱 더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합니다. 언젠가는 집사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면 그 자리에 있을 때에 인심이나 팍팍 쓰고 좋은 소리를 듣는 것이 아주 현명한 방법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크게 부족함이 없음에도, 아니 그 정도는 없어도 살 수 있음에도 인심을 쓰지 못하는 것은 자신이 집사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신앙에서 우리가 고백해야 할 것은 '나는 주님의 집사입니다' 이런 고백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집사는 재산을 관리함에 있어서, 위임받은 범위 내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재량권이 있지만 종은 시키는 일만하므로 하느님께서 지시를 하지 않으면 곡간의 열쇠를 열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서 새롭게 묵상하는 것은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 하신 말씀입니다. 그래서 빛은 자녀들은 이 세상에서는 셈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바보 중에 바보라는 말씀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과 비 그리스도인과의 차이는 우리는 하느님과 거래를 하는 것이며 비 그리스도인은 세상 사람들과 거래를 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두 거래는 거래 방법이 전혀 다르므로 어느 한쪽 거래를 선택하면 두 주인을 동시에 섬길 수 없듯이 다른 쪽 거래는 포기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두 주인을 섬기면서도 우리 신앙을, 그것도 모범적인 신자생활을 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므로 저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 중에 하나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집사가 그나마 잘 한 일은 집사 자리에서 쫒겨날 것을 대비하여 불쌍한 사람들에게 인심을 팍팍 쓴 일이었습니다. 집사가 집사 자리에서 쫒겨나는 것과 우리가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 하직 인사를 드리는 것과 같은 의미일 것입니다.

요즘 우리 사회는 부자가 불쌍한 사람에게 인심을 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서민들이 부자들한테 인심을 쓰고 있습니다. 부자들한테 감세하는 것은 서민들의 주머니에서 그만큼 더 부담해야하고, 4대강 개발 등 불요불급한 일에 막대한 예산을 사용하는 것은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서 건설, 토목 자본가들에게 인심 쓰는 일이고 그로 인해 불우 이웃들에게 돌아갈 혜택이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이 하느님의 나라에 갈 수 없는 것은 낙타가 바늘 귀를 통과하기 보다 더 어렵다 하였으므로 익히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위안 삼을 수 없음은 그들도 하느님의 나라에 함께 갈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그들로 인해 이 땅에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므로 이들을 탓하지 않을 수 없으며 우리 모두가 빛의 자녀가 되어 이 세상의 셈법은 멀리하고 하느님과 거래하는 그런 자녀들이 되기를 소망하며 오늘 묵상을 마치겠습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은 저희들은 하느님의 집사라는 사실을 기억하여
저희가 가진 모든 재물은 하느님께서 관리를 맡기신 재물이므로
선량한 관리자로써 그 책임을 다 하여라 하셨습니다.
하오나 저희들은 집사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주인처럼 행세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저희를 성령으로 깨우쳐 주시어
하느님의 집사라는 사실을 깨달아 빛의 자녀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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