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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발목 잡는 집착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11-04 조회수1,377 추천수16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연중 제 31 주간 수요일 - 발목 잡는 집착

 


 

 

원숭이가 많은 지역에서 원숭이를 잡는 방법은, 단단히 매여 있는 둥근 통에 원숭이의 손이 들어가 먹이를 하나 간신히 꺼낼 수 있을 정도의 구멍을 뚫고, 그 통 안에는 원숭이가 가장 좋아하는 먹이를 많이 넣어둔다고 합니다.

원숭이가 둥근 통 가까이 와서 먹이 냄새를 맡고 구멍 안에 가득 들어있는 맛있는 먹이를 보고는 그 통 주변을 한없이 뱅뱅 돈다고 합니다. 다른 데는 볼 겨를도 없이 뱅뱅 돕니다. 그러다가 손을 그 구멍으로 넣어 적은 부스러기 먹이 하나를 꺼내서 입에 넣어 보고는 그만 환장을 합니다. 눈을 깜박거리면서 손을 깊숙이 넣어 손을 가지고 잡을 수 있는 만큼 먹이를 잡습니다. 그리고 손을 빼려니 손이 빠지지 않습니다. 원숭이는 왜 손이 통에서 빠지지 않는지를 모릅니다.

그래서 원숭이는 손을 먹이통에 넣은 채 뱅글뱅글 돕니다. 덫을 놓았던 사람이 이것을 보고 걸렸다 생각하고 좇아오면 원숭이는 도망을 쳐야겠는데 손이 걸려 도망칠 수가 없습니다. 그냥 안타까워서 어쩔 줄을 모릅니다. 이 원숭이가 도망칠 수 있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아쉽지만 손에 잡고 있는 먹이를 포기하면 쉽게 빠질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원숭이는 그것을 하지 못해서 뱅뱅 돌다가 눈이 말똥말똥한 채로 잡히고 만다고 합니다. 결국 집착이 발목을 잡고 마는 것입니다.

 

성경을 읽어보면 예수님께서 복음전파를 위해 끊임없이 이동하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리스도를 따르기 위해서는 몸이 가벼워야 합니다. 한 달 이상 성지순례를 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처음엔 이것저것 필요한 것들을 많이 챙긴다고 합니다. 그러나 걷다가보면 아주 작은 무게도 크게 지장을 받기 때문에 꼭 필요하지 않은 것이라면 하나하나 버려나가기 시작하여 나중에는 짐이 많이 준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너무 힘들어 순례를 끝마칠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무언가에 집착하고 있다면 그 무게 때문에 예수님을 온전히 따를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신학교에 있으면서 또 사제가 되어서 성소의 길을 포기하는 많은 경우를 접했습니다. 물론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성소의 길에 들어설 때 완전히 포기하지 않고 지니고 있었던 것들이 발목을 잡는 것입니다.

어떤 분은 가정 형편이 어려워져 자신이 가정을 살려야겠다고 옷을 벗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가족에 대한 애정까지도 버리지 않으면 그것이 결국 발목을 잡게 될 수 있음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도 어머니께서 찾아오셨을 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누가 내 어머니이며 내 형제들이냐? 주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 내 어머니요 형제들이다.”

결국 예수님은 당신을 따르겠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이 모든 것을 버리고 아버지를 따랐던 것처럼 어떤 집착에도 매이지 말라고 가르치시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너희 가운데에서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우리가 주님을 따르기 위해 버려야 할 것 중 가장 버리기 힘든 것이 사람의 애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워하라!’고까지 강하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여기 함께 나와 공부하는 어떤 신부님들은 어머니께서 홀로 한국에 계십니다. 어머니 생각을 하면 한국에 들어가 효도를 하고 싶지만 한국에도 못 들어가고 주님의 뜻을 따르고 있는 것입니다. 어머니를 온전히 버리지 못하면 여기서 사는 것도 힘들고 한국에 계신 어머니도 힘들어집니다. 그러나 온전히 버린다면 주님께서 어머니를 대신 잘 지켜주실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어머니를 사랑하시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만큼 성모님을 사랑한 사람이 없고 성모님만큼 예수님을 사랑한 사람도 없습니다. 그 분들은 다만 아버지의 뜻을 위해 애정에 매이지 않으셨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그 분들의 사랑을 끊지는 못하였습니다. 오히려 아버지의 뜻을 따르는 것 안에서 더 깊은 사랑을 하실 수 있으셨습니다.

“가진 자는 더 가지게 되고 가지지 못한 자는 그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성모님께서 예수님의 발목을 잡지 않으셨기 때문에 두 분은 하느님도 갖고 애정도 잃지 않게 되신 것입니다.

 

독수리가 아무리 힘이 좋아도 발에 실을 묶어 놓기만 하면 날 수 없습니다. 집착이 이런 것입니다. 무엇에 집착하면 그것도 가질 수 없지만 집착을 끊으면 모든 것을 갖게 됩니다. 사실 나 자신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모든 집착들이 끌려오는 것입니다. 결국 갖지 못하는 것들에 집착하지 말고 모든 것을 버려 주님을 통하여 모든 것을 얻도록 해야겠습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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