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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본질적인 삶" - 10.31,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9-10-31 조회수646 추천수8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10.31 연중 제30주간 토요일                            
로마11,1ㄴ-2ㄱ.11-12 25-29 로카14,1.7-11

                                                          
 
 
 
 
 
"본질적인 삶"
 
 


쏜살같이 흐르는 시간입니다.
시간 앞에 서는 것은 하느님 앞에 서는 것입니다.
 
시간 앞에 설 때 정직해지고 겸손해집니다.
실속 있는 본질적 삶을 살게 됩니다.
 
무엇이 실속 있는 본질적 삶입니까?
 
단순하고 검소하며 겸손한 삶입니다.
 
우리 수도승이 목표하는 삶이기도 합니다.

오늘 새벽 독서기도 시 시편 구절마다 계속된 뒷부분,
‘당신의 자비는 영원하시다.’라는 말마디가 참 좋았습니다.
 
하느님의 자비는 영원하십니다.
 
이를 굳게 믿을 때 저절로 단순하고 검소하며 겸손한 삶입니다.
 
결코 허영이나 교만에 빠져 거품의 삶을 살지 않습니다.
 
죄인과 의인의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다음 시편이 좋은 묵상감입니다.
“악한 자 풀처럼 돋아나고 죄짓는 자 한창 꽃필지라도,
  그들은 영원히 없어질 것들, 하느님 당신만은 영원히 높으시니이다.”
 
“의인은 빨마처럼 무성하고, 레바논의 체드루스처럼 자라나리니,
  주님의 집 안에 심어진 그들은, 하느님의 뜰에서 꽃피리이다.”

하느님의 뜰 수도원에서 꽃처럼 피어나는 수도승의 영성입니다.
 
실속 있는 본질적 삶을 사는 이가 의인입니다.
 
가난해도 빚 없고 먹고 살 수 있으면 부자입니다.
 
살 줄 몰라 불행이지 살 줄 알면 행복할 수 있습니다.
 
타락한 세상을 거슬러 살 수 있는 고독과 용기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어는 자매님과의 면담에서 단도직입적으로 충고했습니다.
“잘 기도하고, 잘 일하고, 잘 먹고, 잘 자고, 잘 운동하십시오.”

바로 이게 본질적 삶의 요체입니다.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요,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입니다.
 
하여 품위유지를 위해 우선적인 조건이
하느님 믿음이요 건강임을 강조하곤 합니다.
 
예전 한국을 방문했던 어느 재미교포의 말이 생각납니다.
“한국에 오면 제 여동생은 저의 허름한 청바지를 벗게 하고
  좋은 옷으로 갈아입게 합니다.
  그래야 사람들한테 무시당하지 않는다 합니다.”
이게 바로 우리의 현주소입니다.
 
많은 이들이 알게 모르게 이런저런 허영의 삶에 세뇌되어
천박한 삶을 삽니다.
 
외적인 것에 마음 쏠리다 보니
본질적인 것을, 급기야는 영혼도 잃게 됩니다.
 
이런 외적인 것에 초연할 때 자유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허영은 본능적으로
자리, 명예, 권력, 재물, 외모 등 외적인 것을 향하기 마련입니다.
 
특히 자리의 유혹은 얼마나 큰지요.
 
윗자리에 앉으면 참 내려오기 힘들고
자리에 따라 속절없이 변하는 마음들입니다.
 
자리에서 자유롭기는 참 힘들다는 이야기입니다.
“누가 너를 혼인 잔치에 초대하거든 윗자리에 앉지 마라.”

“초대를 받거든 끝자리에 가서 앉아라.”

자리에 초연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자리를 고를 것 없이
빈자리 어디에나, 가능하면 끝자리에 앉으라는 말씀입니다.
 
자리에 너무 연연해 에너지 낭비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이렇게 외적인 것에 초연하여 겸손한 자족의 삶을 살 때
하느님은 물론 이웃의 신뢰와 사랑 속에 저절로 높아지는 삶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의 자비를 믿을 때,
하느님께 신뢰와 희망을 두고 하느님 앞에서 살 때
진정 무집착의 초연한 자유의 삶입니다.
 
하느님의 은사와 소명은 철회될 수 없습니다.
 
우리가 받은 철회될 수 없는 은사와 소명을 잘 가꾸고 돌보며 키워갈 때
정체성 또렷한, 자존감 충만한 내적 부요의 자유로운 삶입니다.
 
주님은 매일 이 거룩한 미사의 은총으로
우리 모두 내적부요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주님, 행복하옵니다.
  당신이 깨우쳐 주시고 당신 법으로 가르치시는 사람!
  불행의 날에도 평온을 주시나이다.”(시편94,12-13).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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