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9월 10일 연중 제23주간 목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9-10 조회수998 추천수16 반대(0) 신고

 

9월 10일 연중 제23주간 목요일-루카 6장 27-38절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하루하루를 천국의 꽃밭으로>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지상천국, 사실 그리 멀리 있지 않습니다. 우리를 이 땅에 보내신 하느님께서도 우리가 괴로워하면서, 슬퍼하면서, 하루하루를 지옥 같은 생활로 엮어가라고 우리를 보내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그보다는 하루하루를 천국의 꽃밭으로, 하루하루를 더없이 행복한 봄날처럼 꾸며가라고 우리를 이 땅에 보내셨으리라 저는 확신합니다.


   천국, 그것은 너무나도 당연히 우리의 삶 안에 우리의 노력으로 적극적으로 구현해나가야 할 대상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어떻게 하면 우리 일상 안에 천국을 일구어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방법이 꽤나 어렵습니다. 원수를 사랑하는 일, 저주하는 자를 축복하는 일, 뺨을 때리는 사람에게 다른 뺨까지 내어주는 일, 심판하지 않는 일, 단죄하지 않는 일, 끝없이 용서하는 일...


   정말이지 우리의 하느님은 요구가 너무 많으신 분이십니다. “하느님 해도 해도 너무 하십니다”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이건 한 마디로 바보가 되라는 말씀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예수님 말씀이 하나도 틀리지 않습니다. 내 의지를 굽히고 이웃의 의지에 복종할 때, 나를 버리고 이웃을 선택할 때, 사사건건 맞서기보다 크게 한 걸음 물러설 때, 완전히 속을 뒤집어 비워버릴 때, 그야말로 바보처럼 포기할 때, 죽기라도 할 것 같았는데, 사실은 정 반대일 때가 많았습니다.


   다 포기하고, 다 비워버리고, 다 내려놓을 때, 거기서 오는 마음의 평화는 이 세상 그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철저하게도 무(無)로 돌아가니, 하느님께서는 좋은 것으로 가득 채워주시더군요. 철저하게 밑바닥으로 내려가니, 하느님께서는 힘 있는 당신 팔로 떠받쳐주시더군요.


   누가 천국에 사는 사람입니까? 자신이 매일 만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천국을 살게 하는 사람입니다. 이웃들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를 머금게 만드는 사람, 동료들의 마음 안에 기쁨의 씨앗을 뿌려주는 사람, 이웃들에게 희망을 선사하는 사람, 그 사람은 자신도 천국에 살지만, 이웃들도 천국으로 인도하는 사람입니다.


   지옥에 사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겠습니까? 자신이 매일 만나는 사람에게 지옥의 고통을 맛보게 하는 사람입니다. 매일 스트레스를 주고, 틈만 나면 사사건건 트집 잡고, 숨도 못 쉬게 만드는 사람, 그는 지옥의 사람입니다.


   인간이란 정말 특별한 존재입니다. 행복 불행을 자기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입니다. 정말 신기하게도 내가 행복해지기를 결심하는 그 순간부터 행복해질 수 있는 존재가 인간입니다.


   힘겹겠지만, 잘 안 되겠지만, 오늘 복음의 가르침에 따라 한번 노력해보십시오. 크게 한번 비워보십시오. 크게 한번 내려서 보십시오. 크게 한번 물러서 보십시오.


   천국이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이웃을 천국으로 인도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스스로의 삶에 매력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매일을 천국으로 엮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