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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월 8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신 축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9-08 조회수888 추천수10 반대(0) 신고
 
 

9월 8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신 축일-마태오 1장 1-23절



“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하리라.”


<존재의 기반, 존재의 이유>


   자녀를 위해 철저하게 헌신(獻身)하는 부모님들을 만납니다. 자신의 인생 안에 자신은 애당초 없습니다. 모든 안테나가 오로지 자녀에게로 맞춰져 있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에너지 전부를 자녀에게 쏟아 붓습니다.


   ‘도대체 인생 왜 저렇게 사나?’ 해도 아랑곳 하지 않습니다. 그저 자녀 앞길 잘 풀리는 것만이 소원입니다. 자녀 인생만 잘 풀린다면 자신의 인생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습니다. 자녀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희생도 문제없습니다.


   약간은 어리석어 보이고, 약간은 무모해 보이는 그분들의 삶에서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성모님의 흔적을 발견합니다.


   성모님, 그분 존재의 이유는 바로 아들 예수님이셨습니다. 성모님, 그분 존재의 기반 역시 아들 예수님이었습니다. 성모님의 운명은 예수님의 운명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자녀에게 목숨 바치는 부모님들, 자녀를 얼마나 끔찍이도 챙기는지, 자녀가 가는 곳 마다 따라다니는 어머니들이 계십니다.


   어머니의 스케줄은 오직 자녀에게 달려있습니다. 등교시간이 오면 만사를 제쳐두고 운전기사 노릇을 자처합니다. 학교 문 앞까지 태워줍니다. 끝나는 시간 맞춰 정문 앞에 차를 대령합니다. 곧바로 학원으로, 또 다시 집으로...자녀가 원하는 것은 뭐든 ‘척척’ 입니다. 이 세상에 하녀도 그런 하녀가 없습니다.


   성모님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성모님은 그야말로 ‘주님의 종’이셨습니다. 예수님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희생이나 고통도 달게 참아내셨습니다. 예수님을 위한 것이라면 그 어떤 노고도 힘들지 않으셨습니다.


   뿐만 아니었습니다. 성모님의 Fiat(순명)은 단 한번으로 족하지 않았습니다. 다양한 상황에 따라 부단한 ‘예!’가 필요했습니다.


   시시각각으로 성장해 가신 예수님에 따라 성모님 역시 성장해 가셔야 했습니다. 나자렛에서의 오랜 준비를 끝낸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위해 길 떠나실 때, 성모님 역시 또 다른 먼 신앙의 길을 떠나셔야 했습니다.


   공생활을 무사히 마치신 예수님께서 지상생활을 마무리 짓고 아버지께로 향해 가실 때, 성모님 역시 또 다른 기약 없는 먼 길을 떠나셔야 했습니다.


   한평생 요구되었던 지속적인 떠남의 삶, 수시로 요청되었던 지속적인 자기포기의 삶이 바로 성모님의 삶이었습니다.


   단 한번이 아니라 평생 계속되었던 Fiat(예!)의 삶, 끝도 없이 요구되었던 변화와 쇄신의 삶, 안주하지 않고, 고집하지 않았던 영원한 이방인의 삶이 바로 성모님의 삶이었습니다.


   한 평생 아들 예수님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던 분이 성모님이셨습니다. 깨어날 때나 잠이 들 때나, 길을 갈 때나 집에 있을 때나, 기쁠 때나 슬플 때 언제든 어떻게 해서든 예수님과의 일치 속에 계셨던 분이 성모님이셨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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