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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71) 오늘은 결혼 기념일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09-09-07 조회수544 추천수5 반대(0) 신고
 
 
   (471) 오늘은 결혼 기념일
                                                             이순의
 
 
 
 
산에는 기다리는 비가 오시지 않아서 짝궁이 연일 스프링 클러작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짝궁과 교대를 하고 산에서 내려 온 지 여러 날 되었습니다.
산에서는 한 낮을 제외하고는 추워서 보일러를 돌리고 잠바를 걸치지 않고는 아침과 저녁 공기 앞에 주저 앉을 판이지만 서울 집에서는 에어콘에 의지하느라고 머리 골이 띵 합니다.
그래도 마음은 산에 있어서 텔레비젼 날씨 예보를 주시하고 있지만 비가 오신다는 소식이 없습니다. 
그런데 흐린 창 밖으로 하늘나라 선녀님들이 꽃조로로 물 뿌려주는 것 만큼의 보슬비가 내리십니다.
산에도 비가 오시는지 휴대 전화기를 들었습니다.
문자 한 통이 도착했습니다.
확인!
<결혼기념일을 진심으로 축하 드리며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라고 어느 기업에서 물건 사드린 답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오늘이 제 결혼 기념일 인지도 모르고 앓아 누워있었는데요.
눈물이 창 밖의 빗줄기 보다 더 세게 쏱아지더이다.
이 눈물 받아다가 산에 있는 곡식들에게 뿌려도 될 만큼이요.
오늘이 제 결혼 기념일 입니다.
그런데 혼자 누워서 밥도 못 먹고 물도 못 마시고 눈물 흐르고 있습니다.
살다가 보면
이렇게 아픈 날도 있고
너무 열심히 앞만 보고 살아서 주변 돌아가는 거 놓치고 살 때도 있고
하늘을 우러러 용기를 구하고
다시 일어나
산으로 가야 합니다.
몸살도 나것지요.
짝궁이 절룩거리기는 해도 깁스 풀고 걸어 다니니
이번에는 제가
눕고야 말았습니다.
사실은 잠깐 하루만 서울 집에 들렸다가 다음 날 산으로 가려 했는데
이곳이 내 집이라서 그런지
아팠습니다.
아파 누워서
하늘의 뜻이
아버지의 뜻이
무엇인지 몰라서......
벗님들께서는 아버지의 뜻을 아십니까?
벗님들께서 아버지의 뜻을 안다면 제게 좀 가르쳐 주십시오.
저는 또
인간적 계산 법으로 주판알만 올렸다가 내렸다가........
이것이 결혼 23주년을 맞은 날의 제 모습입니다.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 어떤 모양이시길래 
땅 위의 아버지의 뜻은 
답이 없어 보입니다.
아무리 제 머리로 계산을 해 보아도
답이 없어 보입니다.
그래도요.
하늘의 아버지의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살아내야 하는 몫은
하늘의 아버지께 있는 것이 아니라
땅의 내게 있다는 것 쯤은 알고 있습니다.
오늘은 제 결혼 기념일 입니다.
그런데
너무나 많이 아파있습니다.
어서 일어나
결혼 기념일 따위는 잊어버리고 스프링클러를 돌리고 있을 짝궁에게 가야합니다.
지금 서울에는 보슬비가 오시는데
산에도 비가 오시면 좋겠습니다.
 
 
 
- 아들의 사진을 빌렸습니다. 아들이 자전거 여행 중에 찍은 사진입니다.-
 
 
 
 
 
자전거여행 중인 아들의 보따리들! ㅎㅎ 이걸 타고 서울에서 광주 광역시까지? 으와~! 학교가 있는 아산의 자취방에서 1박한 다음 날에 전 국토 폭풍주의보가 내려...... <자전거 여행을 계속하면 엄마가 피 마르느니 죽어버리겠다.>고 했더니 결국 서울에서 아산까지만 종료되고...... 그 대신 좀 더 좋은 자전거를 사 주었습니다. 저건 아빠가 타고 시장에 다니던 자전거입니다. 아휴~! 저걸타고 그 먼 거리를 갔으니..... 폭풍 주의보가 내리고 폭우가 쏟아지기를 참 잘 했습니다.
지금은 기어이 자전거로 전국을 누비겠다고 준비 중이니......
<이눔아 에미 눈에 흙 들어가고 나서 전국을 가던 광주를 가던 알아서 해라 이눔아~~! 이눔아~!>
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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