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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9-09-07 조회수1,048 추천수1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9년 9월 7일 연중 제23주간 월요일
 
 
 
 “I ask you, is it lawful to do good on the sabbath
rather than to do evil,
to save life rather than to destroy it?”
(Lk.6.9-10)
 
 
제1독서 콜로새 1,24ㅡ2,3
복음루카 6,6-11
 
 
어느 본당의 신부님께서 이별의 아픔을 겪고 있는 어떤 자매님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답니다.

“신부님, 사랑한다는 것이 이렇게 고통스러운 것인지 몰랐어요. 이제 다시는 사랑하지 않을꺼에요.”

이별의 아픔이 얼마나 컸었는지를 자매님의 수척한 얼굴을 통해서도 쉽게 알 수 있었지요. 그런데 신부님께서는 엉뚱하게 이러한 질문을 던지셨다고 합니다.

“자매님께서는 배고플 때 밥 먹지 않고 저절로 배부르기를 바라십니까?”

“밥을 먹지 않고 어떻게 배부르기를 바랄 수가 있어요?”

“사랑도 그렇습니다. 밥 먹지 않고 저절로 배부를 수 없는 것처럼, 사랑하지 않고서 이 세상을 살 수 없습니다. 따라서 고통스러워도 사랑해야 하는 것입니다.”

기차를 타고서 가다보면 푸른 들판을 보게 됩니다. 그때의 기분은 참으로 좋지요. 그러나 항상 푸른 들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두운 터널 속도 지나가야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사랑의 아픔 때문에 사랑하지 않겠다는 것은 이러한 터널이 싫다고 기차를 타지 않겠다는 사람과 똑같은 것이겠지요. 사랑의 아픔도 있어야 우리 모두가 원하는 목적지인 하느님 나라에 도달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이러한 사랑을 우리에게 보여주십니다. 사실 예수님께서 사람들, 특히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적대심을 받아야만 했던 이유 중에 가장 큰 것은 안식일법을 어겼다는 것입니다.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는 이유로 예수님은 그들의 배척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즉, 일주일 중에 치유할 날이 6일이나 있는데, 굳이 일하지 말라는 안식일에 치유를 하냐는 것이지요.

따라서 편안한 길을 가시기 위해 안식일에 아무것도 하지 않으셨다면 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살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십자가의 죽음도 당하지 않으셨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사랑에 있어서 타협하지 않으십니다. 큰 아픔을 가져온다 할지라도 이 사랑을 선택하시지요.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와 같이 지금 고통 속에 있는 손이 오그라든 사람의 병을 안식일임에도 불구하고 치유해주십니다.

어떤 신부님께서 “십자가를 등에 지고 가지 말고, 품에 안고 가라.”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십자가를 고통과 시련이라 생각하면서 마지못해 지거나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품에 안고 가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지고 가라고 하신 십자가는 고통과 시련의 십자가가 아닌 사랑의 십자가입니다. 남들이 뭐라 할지라도 사랑의 길이라면 그 길로 나아가는 타협하지 않는 참된 사랑을 실천하시는 신앙인이 되시길 바랍니다. 예수님처럼 말이지요.



위대한 춤꾼은 테크닉으로 위대한 것이 아니라 열정으로 위대한 것이다(마샤 그래함).





세상 모든 것과 더불어 사는 법(김홍신, ‘인생사용 설명서’ 중에서)

한번은 혼자서 산에 오른 적이 있습니다. 여름 가뭄이 심했던 탓에 웬만한 약수터는 모두 물이 말랐습니다. 그날도 한적한 곳을 살피는데 허름한 차림새의 한 남성이 싸라기와 좁쌀을 흩뿌리고 있었습니다. 그러고는 배낭에서 큰 물통을 꺼내 바위의 오목한 곳에 물을 붓고 그 주변에 좁쌀을 흩어놓은 다음, 나뭇잎으로 살며시 덮었습니다.

저와 눈이 마주치자 그는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저도 따라 고개인사를 했습니다. 그러고는 그에게 그곳에 물을 부은 까닭을 물었습니다.

그는 곱게 웃으며 가뭄 때문에 산새들이 얼마나 목이 마르겠느냐고 대답하고는 휘적휘적 산을 내려갔습니다. 잠시 스친 인연이지만 저는 가슴이 출렁거려 그의 뒷모습에 대고 두 손을 모아 절했습니다. 다시 만난 적은 없지만 그는 제게 큰 가르침을 준 참스승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싫어하는 동물을 적어보라고 하면 대체로 뱀, 쥐, 바퀴벌레, 지렁이, 모기, 파리, 흰개미 등을 나열한다고 합니다. 사람들의 바람대로 이런 동물들이 단번에 지구에서 사라진다면 정말 편하게 살 수 있을까요?

사람에게는 유해하지만 다른 장소에서는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미생물도 많습니다. 사람에게 유익한 미생물만 있으면 좋을 것 같지만 유해한 미생물이 사라지면 지구가 멸망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래서 세상은 모두 더불어 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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