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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 - 9.6,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9-09-06 조회수382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9.6 연중 제23주일
                                                
이사35,4-7ㄱ 야고2,1-5 마르7,31-37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신뢰가 가는 모습은
아마 기도나 일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일 것입니다.
 
얼마 전 미사 중 주의 기도 때 깨달음처럼 스친 생각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공동체 형제들의 결정에 의해
저희들은 미사 시 주의 기도 때 양손을 펴들고 하기로 했습니다.
 
며칠 전 마음을 다 담아
양 손을 펴들고 정성껏 주의 기도를 드리는 형제들의 모습을 보는 순간
‘아, 믿어도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깨달음처럼 마음 깊이 각인 되면서 참 자유로움을 느꼈습니다.
무엇을 보고 사람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하느님을 간절히 찾는 모습입니다.
 
매일 ‘주님 제 입시울을 열어주소서’ 하며
하느님 찬미로 하루를 시작하는 여기 수도자들입니다.
 
하느님으로부터,
기도로부터 시작하여 하느님으로,
기도로 끝나는 수도자들의 삶입니다.
 
바로 하느님은 수도자들은 물론
우리 모두의 삶의 원천이자 뿌리임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 삶의 원천이자 뿌리이신 하느님을 잊어 혼란이요 방황입니다.
답답할 때 마다 자주 눈 들어 바라보는 활짝 열린 하늘입니다.
활짝 열린 넓고 깊은 푸른 가을 하늘,
바로 개방 자체이신 하느님을 상징합니다.
 
9월 순교성월에 이은 기도의 계절 가을입니다.
 
예수님 또한 답답하실 때마다
하늘을 우러러 기도하셨음은
다음 대목에서도 분명히 드러납니다.

‘그러고 나서 하늘을 우러러 한숨을 내쉬신 다음,
  그에게 “에파타!” 곧 “열려라!”하고 말씀하셨다.’

여러분도 주변 여건이,
또 마음과 몸이 답답하게 막혀 있을 때
예수님처럼 하늘을 우러러 ‘에파타!’ ‘열려라!’하고
화살기도를 바치시기 바랍니다.
 
마음과 몸도 하늘 향해 활짝 열릴 것입니다.
 
마음이 답답할 때 마다
주위의 산과 하늘을 바라보며 자주 되뇌는 시편 구절도 생각납니다.
‘산들을 우러러 눈을 드노라/어데서 구원이 올런고
  구원은 오리라 주님한테서/하늘 땅 만드신 그 임한테서’

늘 하느님께 눈길을 두며 하느님을 찾을 때 단순하고 행복한 삶입니다.
 

이런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 불안과 두려움이 없습니다.
불안해하거나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하느님께서 불안과 두려움을 몰아내 주십니다.
대부분의 불안은 믿음 부족에서 기인합니다.
 
눈두덩 이처럼 증폭되기 쉬운 게 불안이요 두려움입니다.
 
빛이 사라지면 저절로 어둠이 스며들듯,
하느님의 빛이 사라지면,
믿음의 빛이, 사랑의 빛이, 희망의 빛이 사라지면
어김없이 파고드는 불안과 두려움의 어둠입니다.
 
우리의 실존적 정서와도 같은 불안과 두려움은
바로 하느님을 찾으라는 신호입니다.
 
하느님의 빛만이 불안과 두려움의 어둠을 몰아내고
참된 평화와 안정을 줍니다.
 
이사야 예언자를 통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마음이 불안한 이들에게 말하여라.
 ‘굳세어져라.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너희 하느님을!…그분께서 오시어 너희를 구원하신다.’”

‘두려워하지 마라’는 말씀 뒤엔
꼭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 말씀하시는 주님이십니다.
 
하느님을 찾는 이들과 늘 함께 하셔서
불안과 두려움의 어둠을 몰아내시는 주님이십니다.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은 모든 사람을 존중합니다.

모든 사람을 존중하십시오.
 
사람을 차별하지 마십시오.
사람을 차별하거나 무시하는 것만큼 큰 죄도 없습니다.
 
하느님도 우리를 존중하시며 결코 차별하거나 무시하지 않는 데
누구를 감히 무시하고 차별할 수 있겠습니까?
 
큰 사랑이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인간에 대한 존중은 사람됨의 기본적 양식이요 상식입니다.
 
사랑의 가장 기본적 표현이 사람에 대한 존중입니다.
 
사람이라는 존재 자체가 존중의 대상이기에
누구나 존중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이런 사람에 대한 존중은
바로 하느님의 모상에 따라 창조된 인간이라는 데 근거합니다.
 
그러니 사람에 대한 존중은
바로 하느님께 대한 존중이요,
사람에 대한 무시와 멸시는
바로 하느님께 대한 무시와 멸시임을 깨닫습니다.
 
인간 누구나의 기본적인 욕구가 존중 받고 싶은 욕구입니다.
 
하여 무시와 멸시를 받았을 때
누구나 본능적으로 감지하여 깊은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존중 받기에 앞서
존중 받도록 처신하는 것도 중요함을 깨달아야 합니다.
 
바로 오늘 2독서에서 야고보 사도의 간곡한 말씀도
‘가난한 자’를 차별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나의 형제 여러분, 들으십시오.
  영광스러우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서,
  사람을 차별하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의 가난한 사람들을 골라,
  믿음의 부자가 되게 하시고,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약속하신 나라의 상속자가 되게 하셨습니다.”
복음의 예수님을 보십시오.
 
귀먹고 말 더듬는 가난하고 보잘 것 없는 한 사람에게
지극 정성을 다해 치유해 주시지 않습니까?
 
이사야 예언자의 예언이 그대로 실현되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 보시기에 참 좋은 세상을 만드시는
하느님의 역사를 감지한 이들의 고백입니다.
 
“저분이 하신 일은 모두 훌륭하다.
  귀먹은 이들은 듣게 하시고,
  말 못하는 이들은 말하게 하시는구나.”
하느님은 똑같은 창조 활동을 이 거룩한 성체성사를 통해 계속하십니다.
 
누구나 똑같이 존중하셔서
당신 말씀과 성체의 은총으로 모두 믿음의 부자가 되게 하십니다.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
언제나 하느님을 향해 활짝 마음을 엽니다.
마음을, 눈을, 입을, 귀를 열어 하느님을 향하십시오.
 
하느님께서도 여러분을 열어 주십니다.
 
개방은 사랑이며 생명입니다.
 
하늘 향해 활짝 피어난
달맞이꽃들과 온갖 들꽃들
사랑은 개방임을 보여줍니다.
 
개방하고 소통할 때 생명이지만
폐쇄하고 단절할 때는 죽음입니다.
“에파타!” “열려라!”
귀먹고 말더듬는 이의 귀와 입을 열어주신 주님은
이 미사를 통해 우리의 닫힌 마음과 입, 귀, 눈을 열어주시어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맛보고 깨닫게 하십니다.
 
이사야 예언자의 하느님의 비전이 그대로 실현되는
거룩한 이 미사시간입니다.
‘눈 먼 이들은 눈이 열리고, 귀먹은 이들은 귀가 열리리라.
  다리 저는 이는 사슴처럼 뛰고,
  말 못하는 이의 혀는 환성을 터뜨리리라.
  광야에서는 물이 터져 나오고, 사막에서는 냇물이 흐르리라.
  뜨겁게 타오르던 땅은 늪이 되고, 바싹 바른 땅은 샘터가 되리라.’

얼마나 신바람 나는 비전입니까?
 
하느님을 만날 때 일어나는 기적들입니다.
 
가난한 현실에도 이런 비전을 갖고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자유로운 삶을 사는 이들이
 진정 살 줄 아는 부자들입니다.
 
좌절과 체념에서 벌떡 일어나
전 존재를 하느님 향해 활짝 열 때 일어나는 기적들이요 역동적 삶입니다.

우리가 살 길은 오직 하나 하느님을 찾는 길뿐입니다.
 
하느님을 찾는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간곡한 당부 말씀입니다.
 
불안해하지도 두려워하지도 마십시오.
모두를 존중하고 차별하지 마십시오.
전 존재를 활짝 열어 하느님을 영접하십시오.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이 반드시 명심해야할 말씀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를 활짝 열어 주시어 당신의 생명과 사랑으로 가득 채워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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