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223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8-16 조회수410 추천수3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 [연중 제20주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51-58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51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52 그러자 “저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줄 수 있단 말인가?” 하며, 유다인들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53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을 먹지 않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는 생명을 얻지 못한다. 54 그러나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 55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56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57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58 이것이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너희 조상들이 먹고도 죽은 것과는 달리,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어제 성모승천 대축일의 여운이 아직 남아 있는 탓인지 오늘 복음을 대하자 갑자기 지난겨울에 하늘 나라로 가신 어머님 생각이 떠오릅니다. 어렸을 때에 어머님 마음을 참 많이 아프게 하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어머님께서는 제게 사람이 되라는 뜻에서 '야! 이놈아, 날 잡아 먹어라'하시곤 하였습니다. 오죽하였으면 당신을 잡아먹고 사람이 되라고 하셨을까? 오죽하셨으면 예수님은 저희들에게 당신을 잡아먹고 사람이 되라고 하셨을까?

지금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지 못해서 안달을 하고 있으므로 식인종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 식인종과 같은 삶을 청산하라는 뜻에서 당신을 잡아먹고 이제는 제발 사람이 되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이 우리를 사랑하신 그 마음과 제 어머님이 저를 사랑하신 그 마음은 똑같음을 묵상하고 있으며 우리는 食人種에서 食言種으로 변해야 우리 모두가 영원한 생명을 살 수 있음을 묵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루에 세 번씩 '이에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저희 가운데 계시나이다.'하며 삼종기도를 바치고 있으며 요한복음서 1장 서문에는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요한 1, 14)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살과 피를 마시는 것은 즉 , 성체를 모시는 것은 곧 말씀을 먹고 마시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성체의 의미에 대하여 다른 묵상을 하고 있습니다.

요한복음서는 '영원한 생명'을 중시하고 있으며 오늘 복음도 이에 대하여 말씀하고 계시지만 영원한 생명을 생각하며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지 의문이고, 하루하루의 삶이 힘든 사람에게는 영원한 생명보다는 하루하루의 행복한 삶이 더 절실한 문제입니다. 다른 사람은 고통 받고 있는데 내 혼자만 영원한 생명을 생각하며 종교생활을 하고 있다면 역설적인 얘기이지만 이런 사람이 오히려 비 종교인의 모습이라는 상상도 해 봅니다.

지금 우리는 고통에서 벗어나서 행복한 삶을 살게 해 달라고, 행복하게 살고 있으므로 그 행복이 지속되는 삶을 살게 해 달라고, 또는 지금 병고에 시달리고 있으므로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대부분 이렇게 기도하고 있으므로 영원한 생명보다는 고통이 없는 영원한 행복이 우리에게는 더 절실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속담에도 '수염이 석자라도 먹어야 양반이다.'는 말이 있듯이 이런 문제를 종교가 해결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을 묵상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잘못된 마음에서 비롯된 고통은 종교적 가르침으로 상당 부분은 해결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하느님의 뜻으로, 고통도 하느님이 제게 주신 시련으로 생각하고 이겨나가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당장 끼니를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사는 집이 철거되어 당장 길거리로 쫓겨 나가야 하는 사람들에게, 직장에서 쫓겨나 가족의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이도 하느님의 뜻이라면 우리는 그들에게 자비를 베풀 필요도 없습니다. 자신들은 지금 부족함이 없다 하여 이런 신앙관을 가진 사람들도 있으므로 모든 것을 하느님께 귀속시키는 신앙은 잘못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 교회의 가르침은 하느님을 믿고 기도하라는 것이 전부입니다. 하느님을 믿고 기도하면 하느님이 다 해결해 주는 것일까요? 이에 대하여 예수님은 그 해결책으로 당신의 살과 피를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우리는 언제까지 생각 없이 성체를 받아먹어야 합니까? 받아먹었으면 줄줄도 알아야 하므로 내 살을, 내 피를 남에게 주지 않으려면 우리도 성체를 받아먹지 말아야 합니다.

저는 오늘 미사에 참례하여 반성하는 의미로 성체를 모시지 않겠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그래도 공짜는 별로 좋아하지 않고 살아왔다고 자부하였는데 오늘 묵상을 통하여 공짜로 성체를 받아먹고 있었음을 알았으므로 이를 반성하겠습니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마태 10,8)하신 말씀을 기억한다면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셔라’ 하신 말씀은 저희들도 제 살을 남에게 주고, 제 피를 이웃에게 나눠주라는 말씀임을 오늘에야 깨닫고 있습니다.

성체를 통하여 성변화가 일어나고 이런 변화가 신앙의 신비라고 하고 있지만 과연 성체를 통하여 우리에게 성변화가 일어나고 있을까? 성체를 많이 모신 사람은 그러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많은 성변화가 일어나고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은 오늘 우리 모습이 말해주고 있으므로 더 이상 기대하지 않겠습니다.

오늘은 제 남은 삶의 첫날이므로 첫날을 맞이하여 새로운 각오를 해봅니다. ‘제 살을, 제 피를 남에게 주지 않으려면 저도 거저 받기는 싫으므로 성체를 모시지 않겠습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은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하셨습니다.
성자님은 제게 살과 피를 거저 주셨으므로
저 역시 제 살과 피를 고통 받고 있는 이웃에게 거져 주라는 말씀이었음을
오늘에야 깨달고 있습니다.
이를 모르고 성체를 통한 성변화만을 기대한 우매함을 반성하고 있사오니
떳떳하게 성체를 모실 수 있도록 성령으로 이끌어 주시옵소서!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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