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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7."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 - 파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1-07 조회수1,113 추천수1 반대(0) 신고

요한 2,1-11(공현 전 토)

 

 

 

오늘 복음에는 참으로 풍부한 의미들이 담겨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단어는 “때”, 곧 “그리스도의 때”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첫 번째> 등장하는 “때”는 혼인잔치가 벌어진 날입니다. 곧 “사흘째 되는 날”(요한 2,1)입니다. 사실,이날은 세례자 요한이 증언한 날로부터는 여섯째 되는 날, 곧 안식일입니다.

 

안식일은 바로 창조가 완성되는 날입니다. 창세기에 따르면, 하느님께서는 여섯째 날에 인류를 창조하셨습니다(창세 1,26-31). 공생활의 시작을 알려주는 예수님의 이 첫 번째 표징도 바로 새로운 인류의 출현을 알려줍니다.

 

또한 “사흘째 되는 날”은 부활의 날을 상기시켜줍니다. 곧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통하여 당신 자신과 인간 사이의 혼인잔치를 베푸시는 날입니다. 곧 하느님과 인간이 하나가 되는 날입니다. 결국, 모든 피조물이 본디 창조 때 계획된 대로 완성되는 날입니다.

 

 

 

<두 번째> 등장하는 “때”에 대한 암시는 마리아께서 포도주가 떨어진 것을 알아채셨을 때입니다. 마리아께서 예수님께 “포도주가 없구나.”(2,3)라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포도주”는 사랑을 표상합니다. 그러기에‘포도주가 없다’는 것은 율법이 사랑의 자리를 차지해버렸다는 것을 말합니다. 곧 이제는 옛 계약이 의미를 상실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새 포도주, 곧 새 사랑이 필요해졌다는 말입니다 곧 새 계약의 때가 다가왔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결국, 마리아께서는 포도주가 다 떨어진 바로 이 사실에서 “그리스도의 때”가 왔음을 보았던 것입니다.그래서 잔치주관자나 다른 사람이 아닌 “예수님께”청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믿으신 까닭입니다. 동시에 그분의 사랑을 믿으신 까닭입니다.

 

 

 

<세 번째> 등장하는 “때”는 예수님께서 직접 밝히시는 때입니다. 곧 예수님께서는 “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2,4)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예수님 자신의 때”, 곧 “그리스도의 때”가 있음을 분명하게 밝히십니다. 이는 당신께서는 아버지 하느님께서 정하신 때에 일을 하시겠다는 말씀입니다. 곧 예수님께서는 인간의 욕구에 의해서 활동하시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느님의 뜻대로 활동하신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네 번째> 등장하는 “때”는 혼인잔치 집에 놓여 있었던, “유다인의 정결례에 쓰는 돌로 된 물독 여섯 개”(2,6)가 암시해주는 때입니다. 곧 ‘여섯 개의 돌 항아리’는 가혹하고 엄격한 율법주의의 경직성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곧 하느님과의 맺는 관계에 사랑이 결핍되어 있음을 나타냅니다. 더군다나 그 돌 항아리는 결핍을 나타내는 숫자인 ‘여섯 개’인데다가,모두 비어 있어서 더 이상 줄 것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그리하여 이 여섯 개의 돌 항아리는 ‘일곱 번째의 항아리’를 향하여 있습니다. 이제, 이 일곱 번째의 항아리, 곧 십자가에 매달려있는 일곱 번째의 항아리에 창이 박히게 되는 날, 세상은 새 포도주로 적셔지게 될 것입니다. 온통 하느님의 사랑으로 뒤덮이게 될 것입니다. 결국, ‘여섯 개의 돌 항아리’는 새로운 “그리스도의 때”를 지향하고 있다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다섯 번째>의 “때”는 과방장이 포도주가 된 물을 맛보고서 이 “좋은 포도주를 이제까지 보관하고 계셨군요”(2,10)라고 선포하는 때입니다. 과연, 이제 새 포도주를 마셔야 할 때입니다.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하느님과 함께 혼인잔치를 거행할 때가 도래한 것입니다. 예수님을 통해 밝혀지는 하느님 영광의 때가 온 것입니다. 동시에 메시아의 구원의 때가 시작된 것입니다.

 

결국, 카나에서 드러내신 이 표징은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모든 이에게 드러나게 될 예수님의 영광을 미리 밝혀줍니다. 그러나 이 혼인잔치에서는 과방장이 단지 포도주의 맛을 보았을 뿐, 그 누구도 아직은 포도주를 마시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2,11).

 

 

 

그러나 우리는 곧 이어서 이 은혜로운 사랑의 포도주, 새 계약의 포도주를 마시게 될 것입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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