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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9-08-27 조회수1,048 추천수11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9년 8월 27일 성녀 모니카 기념일
 
 
 
 Stay awake!
For you do not know on which day your Lord will come.
(Mt.24.42)
 
 
제1독서 테살로니카 1서 3,7-13
복음 마태오 24,42-51
 
 
저는 자주 공원을 산책하면서 묵주기도를 합니다. 걸으니까 운동도 되고, 이 시간에 묵주기도도 하니까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린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공원의 산책로는 두 사람이 나란히 걷기에는 충분한 폭이지만, 한가운데로 걸으면 맡은 편 사람과는 부딪힐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이런 산책로를 걷다보면 종종 앞에서 달려오는 사람 때문에 분심이 듭니다. 활갯짓을 하면서 막무가내 식으로 거침없이 걸어오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거든요. 그들은 정면을 바라보지도 않습니다. 결국 제가 옆으로 비켜 줍니다. 그러면서 ‘꼭 내가 비켜줘야 하나? 저 사람이 비키면 안 되나?’라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제는 또 저런 사람을 만나면 절대로 내가 먼저 피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잠시 뒤, 또 앞 편에서 소위 파워워킹을 하면서 걷는 어떤 형제님을 보게 되었습니다. 나이도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랑 비슷한 연배나 아니면 밑일 것 같았습니다. 그 순간 저는 갈등했지요.

‘내가 또 비켜 주어야 할까? 아니면 나도 눈 딱 감고 걸어서, 저 사람이 먼저 피하도록 해야 할까?’

저는 후자를 선택했습니다. 저의 자존심을 내세우기 위해서 피하지 않기로 했던 것이지요. 상대방을 바라보지 않고 땅바닥만 쳐다보면서 힘껏 걸었습니다. 그리고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다행히 부딪히지는 않았습니다. 상대방은 피해주면서 저한테 큰 소리로 “안녕하세요? 좋은 하루 되세요.”라고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겠어요?

바로 이 순간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릅니다. 살짝 몸을 트는 것이 뭐가 힘들다고, 오히려 저렇게 인사를 먼저 나누었으면 내가 더 떳떳했을 텐데……. 저는 부딪히더라도 제 자존심만을 내세우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부딪히면 누가 손해일까요? 나만 손해인데…….

우리들은 쓸데없는 것들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쓸데없는 것들을 준비하는 경우도 참으로 많습니다. 대신 정말로 중요한 것,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은 소중하게 생각하지도 않고 또한 이를 마련하기 위한 준비도 하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쓸데없는 것들을 위해서 애쓰지 말고, 정말로 중요한 것들을 위해서 항상 깨어 준비하라고 오늘 복음을 통해서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동료를 때리기 시작하고, 또 술꾼들과 어울려 먹고 마시지 말 것을 이야기하시지요. 대신 주인의 모든 재산을 잘 간수하는 늘 깨어 준비하는 종이 될 것을 이야기하십니다.

여기서 주인의 재산이란 무엇일까요? 바로 주님께서 가장 중요한 계명이라고 말씀하신 사랑입니다. 사랑으로 가득 찬 주님의 재산을 잘 관리하고 그 재산을 더 많이 불리도록 노력하는 것, 이것이야 말로 늘 깨어 준비하는 종의 모습인 것입니다.

지금 나는 주님의 종으로써 무엇을 하고 있나요? 혹시 쓸데없는 자존심 내세우는데 바빠서 다투고 먹고 마시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사람은 함께 웃을 때 서로 가까워지는 것을 느낀다.(레오 버스카글리아)



 

겸손의 지혜(‘좋은생각’ 중에서)

공자가 태어난 노나라에 맹지반이라는 장수가 있었다. 그는 용맹하고, 겸손한 사람이었다. 당시 노나라와 이웃한 제나라는 자주 싸웠는데, 한번은 노나라의 전세가 불리해져 노나라 군사가 모두 후퇴하게 되었다.

맨 앞에서 용감하게 적군을 무찌르던 맹지반은 후퇴할 때가 되자 노나라 군사의 맨 끝에 섰다. 쫓아오는 적으로부터 군사들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맹지반은 자기 목숨의 위태로움을 무릅쓰고 아군이 안전한 장소로 후퇴할 때까지 맨 뒤에서 적군과 싸웠다.

가까스로 노나라 군사가 성에 도착하고, 성문이 거의 닫히려는 찰나 맹지반은 말의 엉덩이를 세차게 내리치며 맨 앞으로 달려 나왔다. 그러고는 말했다.

“내가 감히 후방을 지키려고 뒤에 남은 게 아니라 내 말이 지쳐서 달리지 못했기 때문에 뒤처지게 되었소.”

이를 두고 공자는 ‘맹지반불벌’, 즉 “맹지반은 자신의 공을 자랑할 줄 모르는 사람이구나.”라며 두고두고 맹지반의 겸손을 칭찬했다. 병력이 약화되고 사기까지 떨어진 군대를 이끌고 적군의 공격을 막아 내며 후퇴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터. 그럼에도 맹지반은 훌륭하게 임무를 완수하고, 그 공을 떠벌리기는커녕 오히려 감추었다.

우리는 때때로 작은 공을 크게 자랑해 주위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려고 한다. 그러나 진정한 공은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되, 성과에 대해서는 겸손할 줄 아는 자세를 가질 때 비로소 완성된다.
 
 
 
Song Of The Seashore - James Gal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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