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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8월 27일 야곱의 우물-마태24,42-51 묵상/ 공동체 안에서 깨어 있기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8-27 조회수622 추천수2 반대(0) 신고
공동체 안에서 깨어 있기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의 주인이 어느 날에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밤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깨어 있으면서 도둑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주인이 종에게 자기 집안 식솔들을 맡겨 그들에게 제때에 양식을 내주게 하였으면, 어떻게 하는 종이 충실하고 슬기로운 종이겠느냐?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주인은 자기의 모든 재산을 그에게 맡길 것이다.
 
그러나 만일 그가 못된 종이어서 마음속으로 ‘주인이 늦어지는구나.’하고 생각하며, 동료들을 때리기 시작하고 또 술꾼들과 어울려 먹고 마시면, 예상하지 못한 날, 짐작하지 못한 시간에 그 종의 주인이 와서, 그를 처단하여 위선자들과 같은 운명을 겪게 할 것이다. 거기에서 그는 울며 이를 갈 것이다.”
 
 
 
 
◆ 영국 여행 중에 다벨(‘형제단’이란 의미의 ‘부르더호프’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현재는 지역 공동체명을 쓴다) 공동체에 열흘간 머문 적이 있다. 재침례교도인 그들은 복음에 얼마나 충실한지 유아세례도 인정하지 않고 성인이 되어 신앙의 결단을 위한 수련을 받은 후에 세례를 받는다. 이후 온 가족이 공동체에 헌신하며 살아간다. 오전에는 공동체 내에 있는 농장·목제 완구 공장·세탁실·주방·학교 등에서 일하고, 아이들도 공동체 학교에서 공부한다. 오후 늦게 각자의 가정에 모여 찬양하는 시간을 갖고 저녁 식사는 모든 공동체원 300여 명이 함께한다. 이때는 공동 게임을 즐기는 등 소통의 시간이다.

그들은 이렇게 ‘그들만의 세상’을 꾸려가며 살고 있지만 세상에 대한 관심도 끊어버리지 않았다. 기아에 허덕이는 수많은 이들을 위해 자발적으로 점심을 굶고 있었고, 전문가나 사회운동가들을 초청해 사회문제를 함께 고민하기도 했다. 그들은 사회부적응자나 실패자들이 아니었다.
내가 묵었던 집의 옆집에 사는 헬렌만 하더라도 아빠는 언어학 박사, 엄마는 의사로 독일인들이었다. 그들은 대안적 삶을 찾아 이곳에 들어왔고, 아빠는 이곳 공동체 고등학교에서 교육을 하고 있고 엄마는 공동체의 아픈 이를 돌본다. 전세계 각지에서 복음적 삶을 찾아 이곳에 온 그들은 그야말로 공동체를 위해 자신의 재능을 내놓고 평등하게 나누면서 살아간다. 내가 그곳에 머무는 동안 그들은 내게 한번도 개종을 강요하지 않았다.
다만 하느님을 찬양하고 자연에 순응하며 공동체가 기쁘게 사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줄 뿐이었다. 나는 그들과 있는 동안 초대교회 신자들의 기쁨이 이런 것이었겠거니 조심스레 짐작할 수 있었다.

복음 말씀을 글자 그대로 해석해 살아가는 그들처럼 살 수는 없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예수님을 잘 기다릴 수 있을까? 지금 내가 있는 자리에서 노동과 찬양, 감사로 채워지는 삶을 살고, 공동체에게 서로를 기꺼이 내주는 삶을 살 때 가능할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함께 마음과 비전을 나눌 공동체를 찾아보는 것은 정말 시급한 일이다.
한은주(수원교구 안중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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