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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8월 26일 야곱의 우물- 마태23,27-32 묵상/ 진리는 하나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8-26 조회수447 추천수4 반대(0) 신고
진리는 하나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겉은 아름답게 보이지만 속은 죽은 이들의 뼈와 온갖 더러운 것으로 가득 차 있는 회칠한 무덤 같기 때문이다.
 
이처럼 너희도 겉은 다른 사람들에게 의인으로 보이지만, 속은 위선과 불법으로 가득하다.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예언자들의 무덤을 만들고 의인들의 묘를 꾸미면서, ‘우리가 조상들 시대에 살았더라면 예언자들을 죽이는 일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하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여 너희는 예언자들을 살해한 자들의 자손임을 스스로 증언한다. 그러니 너희 조상들이 시작한 짓을 마저 하여라.”
 
 
 
 
◆ 본당 수녀님의 소개로 한글을 함께 공부하는 아주머니가 계시다. 몇 년 전 직장을 은퇴하고 혼자 생활하고 계신데, 어릴 적 못 배운 한이 있어 이것저것 배우고 싶은 게 많으시다. 나이에 비해 얼마나 명민하고 적극적이신지 함께 공부하며 오히려 내가 힘을 많이 얻는다. 그런 아주머니와 얼마 전부터 정치 문제로 부딪치고 있다.

아주머니는 ‘나는 중립이다.’하면서도 그렇지가 않았다. 이후 나는 내가 읽는 진보적 신문을 슬그머니 놓고 오고 아주머니는 아주머니대로 내 생각을 바꾸고 싶어 안달이시다. 물론 정치에 대한 견해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아주머니의 논리는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비복음적이다. 평화와 평등, 민주의 가치를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목소리까지 왜곡되게 바라보는 거대 언론의 보도를 그대로 되풀이해서 말씀하시기 때문이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아주머니를 비난할 수도 없다. 외부 세계의 정보를 유일하게 얻을 수 있는 한가지 매체에만 의존해 들은 대로 전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거대한 조직과 힘을 갖고 교묘하게 진실을 은폐하는 언론과 싸워야 하는 때임을 절감한다.

올봄 청계광장에서 용산참극과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시국미사를 마치고 명동성당으로 걸어가는 길에 내가 끼어 있던 선두그룹이 경찰에 포위되었다. 한 시간 넘게 대치 상황이 계속되었고 여러 명이 잡혀 갔다. 아무 무장도 하지않은 시민들 앞에 경찰은 방패와 물대포를 갖추고 있었다. 순간 공포심에 도망가고 싶었다. 그리고 그 급박한 상황에서 친분이 있는 신부님을 만났다. 몇 마디 인사를 주고받는 것으로도 큰 힘이 되었다. 신부님들은 시민들 둘레에 서서 인간띠로 보호해 주었고 명동성당으로 가서 마지막 강복을 받고 헤어질 수 있었으나 용산사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 공권력은 계속해 용산의 진실을 밝혀내려는 투사들을 짓밟을 뿐이다.

언제쯤이면 ‛진실이, 진정성이 모두의 가슴에 새겨지는 날이 올까.’지금도 용산에서는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님들과 힘없는 철거민들의 미사와 기도가 올려지고 있다.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 5, 3‐10) 다원화된 사회이지만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리는 하나뿐이다. 그 복음적 가치를 위해 나도 작은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해 본다.
한은주(수원교구 안중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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