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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8월 25일 야곱의 우물- 마태 23,23-26 묵상/ 너의 잔에 채워야 할 것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8-25 조회수438 추천수2 반대(0) 신고
너의 잔에 채워야 할 것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박하와 시라와 소회향은 십일조를 내면서, 의로움과 자비와 신의처럼 율법에서 더 중요한 것들은 무시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십일조도 무시해서는 안 되지만, 바로 이러한 것들을 실행해야만 했다. 눈먼 인도자들아! 너희는 작은 벌레들은 걸러 내면서 낙타는 그냥 삼키는 자들이다.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그 안은 탐욕과 방종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눈먼 바리사이야! 먼저 잔 속을 깨끗이 하여라. 그러면 겉도 깨끗해질 것이다.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 오늘 복음에서 시골 출신의 한미한 청년 예수가 ‘높으신 양반들’에게 쓴소리를 던지신다. “먼저 잔 속을 깨끗이 닦아라. 너희 마음에는 정의와 자비와 신의가 없다.” 그분이 기득권자들은 갖지 않았다고 단정하시는 의로움·자비·신의는 어떤 가치일까?
 
의로움(정의, judgement). 역사가 흘러오면서 ‘정의’의 개념에도 변화가 있었다. 최근 주목받는 것이 미국의 철학자 롤스의 ‘공정으로서의 정의’다. 그는 개인의 재능과 능력은 우연히 복권에서 추첨된 것처럼 행운에 의해 얻어진 것이라 단정한다. 이런 능력은 사회의 공동 자산이므로 덜한 능력을 가진 불우한 사람들을 위해 활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부유한 사람들이 더 많이 세금을 내는 것이 이 정의가 현실화된 일부 예이다.
자비(mercy). 대자대비하신 하느님은 모든 이에게 똑같은 햇빛과 비를 주신다.(마태 5, 45) 그분의 자비는 젖먹이를 잊지 못하는 어미의 그것만큼 애틋한 마음이시다.(이사 49, 15) 4대강 발전 계획 때문에 온 국토가 몸살을 앓을지도 모른다. 향후 50년 후면 지구상의 종(種) 4분의 1이 멸종된다고도 한다. 인간의 이기심에 의해 파괴되는 생태계를 건지려면 먼저 하느님의 자비심을 회복해야 한다.
 
신의(fidelity). 사전적 의미로 약속이나 의무를 엄수하는 것, 사람이나 조직이나 신념에 대해 충실한 것을 말한다. 신의가 깨지면 결혼도 우정도 연인 사이도 깨진다. 수많은 믿음의 선조들이 목숨을 걸고 기꺼이 순교할 수 있었던 힘은 바로 이 ‘신의’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가 지출이 15퍼센트 늘었는데도 복지 예산은 오히려 줄었다는 기사를 듣고 좀 속이 상한다. 우리 사회에 막강한 힘을 행사하는 ‘높으신 양반들’이 자신의 잔을 깨끗이 씻고 정의·자비·신의의 가치를 가득 채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약자들이 좀 더 용기를 얻고 살 수 있고, 하느님의 자비로운 마음이 사람들 사이에 흘러넘치는 사회,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자연 사이의 관계가 신의로 똘똘 뭉쳐 하느님 보시기에 참 좋은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한은주(수원교구 안중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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