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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195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7-14 조회수482 추천수3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 [연중 제15주간 화요일]

<심판 날에는 티로와 시돈과 소돔 땅이 너희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20-24

20 그때에 예수님께서 당신이 기적을 가장 많이 일으키신 고을들을 꾸짖기 시작하셨다. 그들이 회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1 “불행하여라, 너 코라진아! 불행하여라, 너 벳사이다야! 너희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티로와 시돈에서 일어났더라면, 그들은 벌써 자루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고 회개하였을 것이다. 22 그러니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심판 날에는 티로와 시돈이 너희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23 그리고 너 카파르나움아, 네가 하늘까지 오를 성싶으냐? 저승까지 떨어질 것이다. 너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소돔에서 일어났더라면, 그 고을은 오늘까지 남아 있을 것이다. 24 그러니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심판 날에는 소돔 땅이 너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 복음은 회개하지 않으면 심판받아서 멸망할 수밖에 없다는 말씀입니다. 욕망은 타락으로 이어지고 타락은 멸망으로 이어지는 것은 누구나 아는 말씀이지만 이를 실천하지 못하므로 준자(遵者)보다는 신자를 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주님의 사랑을 받았으면 이에 보답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여 오늘 복음에 대하여는 따로 묵상할 내용이 떠오르지 않고 오늘 말씀의 본 뜻과는 전혀 다른 묵상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병든 영혼을 가장 많이 치료해 준 마을은 코라진과 벳사이다 그리고 카파르나움인 것 같습니다. 복음서에는 코라진에서 행하신 기적에 대하여는 기록된 것이 없으며 벳사이다에서는 눈먼 이를 고쳐주셨고 카파르나움에서 행하신 기적에 대해서는 많은 내용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벳사이다는 베드로와 안드레아 그리고 필립보의 고향입니다.(요한 1, 44) 자신들의 고향이 심판받을 것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베드로 형제분과 필립보의 마음은 어떠하였을까요? 이런 사실을 알고도 예수님 사후에 고향이 아닌 예루살렘에서, 타지에서 복음을 전파할 수 있었을까? 이런 의문이 먼저 들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거역하면 심판을 받고 멸망한다는 사실은 우리 그리스도교의 근간이 되는 가르침입니다. 이를 알려주기 위해서 마태오와 루카 기자는 오늘 복음을 복음서에 기록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예수님께서 이런 저주스러운 말씀을 하셨다고는 생각할 수 없고 회개하지 않으면 심판받는다는 사실만을 알려주셨을 것으로 묵상하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우리에게 이런 저주스러운 사고가 있다면 아주 위험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성경에는 이런 저주스러운 말씀이 없었으면 하는 그런 아쉬움이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고 그 결과는 하늘에 맡긴다는 진인사대천명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은 저주의 말씀을 하고 계시므로 사실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진인사대천명의 자세가 옳을까요? 아니면 내 뜻에 따르지 않으면 저주받을 것이라고 공언하는 자세가 더 옳을까요?

한 가지 더 생각해 보는 것은 회개하라 하였으나 회개를 하지 않아서 구원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심판받도록 그대로 두는 것이 옳을까요? 아니면 회개할 때까지 자비의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설득하는 것이 옳을까요? 어느 것이 자비의 길이며 구원을 실천하는 길일까요? 불가의 지장보살은 지옥중생의 마지막 한 사람까지 모두 구원하기 전에는 성불하지 않겠다고 서원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을 접하며 저는 이러한 생각들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오늘 심판받을 것이라고 거명한 마을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갈릴래아에 있는 마을들입니다. 제 생각은 심판을 받게 되면 유다지방의 예루살렘이 심판받을 것이라고 말씀하셔야 더 옳았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왜 예수님의 고향이며 제자들의 고향인 갈릴래아의 마을들이 심판받을 것이라고 유독 마태오와 루카복음서에서만 이렇게 기록하였을까 하는 의문이 들지만 알 길이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이 기적을 가장 많이 일으키신 고을들을 꾸짖기 시작하셨다." 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기적을 많이 일으켰음에도 회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하였습니다. 이 말씀에서 저희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독선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물론 기우이기를 바라고 있지만 복음을 묵상하며 이런 생각을 하는 자체가 요즘 우리 실상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요즘 우리 사회는 전혀 소통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자신이 모두 옳다고 생각하므로 다른 사람의 얘기는, 심지어는 국민들의 얘기도 들어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내 생각이 옳다면 소통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면 더 더욱 소통하여 나와 다른 의견이 있다면 이를 설득시켜야 하고, 지도자는 국민들을 설득시켜야 합니다. 또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타종교는 천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이런 아집과 교만과 독선이 있다면 자연히 배타성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네가 하늘까지 오를 성싶으냐? " 하신 말씀처럼 내가 아무리 옳다 하여도 남을 배려하지 않고, 소외된 자를 배려하지 않고 일방독주하여 태산을 오른다고 하여도 '하늘아래 뫼'일 뿐입니다. 그만 이제 아집과 교만, 독선을 버리고 소통하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대화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소통이 되지 않아 질식사하는 사람이 없는 그런 사회를 소망하며 오늘 묵상을 마칩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은 회개하지 않으면 심판받는다는 사실을 알려주셨습니다.
사랑받는 만큼 그에 대한 우리의 책임도 크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셨습니다.
대화가 단절되어 갈수록 힘들게 사는 저희를 불쌍히 여겨시어
이 땅도 심판받지 않고 그 누구도 심판받지 않도록
소통의 성령님을 보내주시옵기를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을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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