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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은총에 합당한 삶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7-13 조회수1,308 추천수21 반대(0) 신고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연중 15주간 화요일 - 은총에 합당한 삶

 

 

 

어렸을 때 읽었던 '연옥 실화'는 제 삶에 적지 않게 영향을 주었습니다.

연옥교리란 단지 천국과 지옥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천국에 들어 갈 사람도 이 세상에서 지은 죄가 있다면 그 죄를 보속하기 위해 지옥고통에 맞먹는 벌을 한시적으로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교리는 천국에 들어 갈 정도만 되면 그만인 삶이 아니라 연옥 고통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최대한 완전해진 상태에서 죽어야겠다는 생각을 품게 만들었습니다.

로마에서 공부하다보니 일명 연옥 성당이라고 불리는 곳에 들어가 보게 되었습니다. 그 성당에 들어가 보니 작은 박물관이 있었고 그 책에서 읽었던 증거들이 여럿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즉, 연옥 영혼이 이 세상에 나타나서 연옥 고통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고 또 자신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청하며 남겨 놓은 검게 그을린 손자국이나 불자국, 불이 난 제대에 새겨진 연옥 영혼의 얼굴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을 보며 연옥도 그만큼 고통스러워 1분이 1년 같다는 말이 실감났습니다.

그 연옥 실화의 이야기 중에서, 한 신자가 큰돈을 사기를 쳐서 1년 정도의 보속기간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어떤 수녀님이 침대 밑에 아주 작은 돈을 비상금으로 두고 있은 때가 있었는데 그 수녀님은 그 작은 돈 때문에 30년의 보속을 해야만 했습니다. 수녀님은 가난 서원을 하여 자신의 소유로 돈을 지닐 수 없음에도 하느님께 한 서약을 깼기 때문에 더 많이 보속해야만 했던 것입니다.

저는 참 정당한 판결이라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법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사는 사람은 죄지을 거리들이 더 많지만 수도자나 성직자로 사는 사람들은 그만큼 보호되어 있기 때문에 같은 죄를 지어도 벌은 더 크게 받아야 당연한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세 도시를 호되게 야단칩니다. 그 이유는 그 도시들에서 수많은 기적을 베풀어주셨지만 그 도시 사람들은 죄에서 회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유황불로 멸망했던 소돔과 고모라에 그런 기적을 행했었다면 그 사람들은 벌써 회개하였고 그렇게 망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하시며 심판 때에 소돔과 고모라보다 훨씬 더 고통스러운 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많이 받은 사람은 그만큼 많이 내어놓아야 합니다. 내가 다른 사람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 핑계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즉, 가톨릭 신자들이 믿지 않는 신자들과 구별되게 살지 못한다면 결국엔 신자들이 비신자들보다 더 큰 벌을 받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가톨릭 신자들은 성체를 비롯하여 온갖 성사와 가르침들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사회에서 보통 사람들 사는 것처럼 산다면 받은 만큼 내어놓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젊은 사제들 중에 어떤 분들은 '나는 최대한 빨리 은퇴해서 좀 쉬며 편하게 살고 싶어.'라고 말하는 것을 듣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디에 집을 짓겠다는 둥 구체적인 계획까지 짜고 있는 것을 보면 저도 젊은 사제지만 마음이 아픕니다.

그들은 사제로 사는 것 자체가 이미 하느님께 큰 봉헌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으로 하느님 앞에 당당하게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제가 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받았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사제가 된 이후엔 그만큼 많이 내어놓아야 합니다. 보통 신자들보다 훨씬 더 내어놓아야 나중에 꾸지람을 덜 들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이렇게 많이 받고도 그 열매를 맺지 못하는 이들을 두고 하시는 말씀입니다.

 

오늘 성당에 미사 하러 가면서 한 수녀님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 수녀님은 허리가 아프셔서 수술까지 하시고 지금도 기도시간에 앉아있는 것도 힘들어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런데 하루 종일 더운 부엌에서 할머니들의 음식을 해 드리기 위해 일을 하십니다.

물론 하느님을 지식으로 아는 것으로 심판을 받자면 저와 비교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제가 그런 처지이고 평생 부엌에서 일만 해야 한다면 저는 그런 삶을 살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고생하고도 뭐 남는 것이 없기 때문에 저는 그런 일을 결코 못 할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그 수녀님은 당신이 내어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음에도 끊임없이 내어주며 살고 계신 것입니다. 주님께서 심판하신다면 많이 배우고 많이 아는 제가 그 수녀님만큼 노력하지 않고 내어놓지 못함을 더 꾸지람 하실 것입니다.

하느님은 우리 각자에게 많은 은총을 주셨습니다. 누구는 많게 보이고 누구는 적게 보일지 몰라도 주님께서 보시는 것은 어떤 업적을 이루었느냐보다는 얼마만큼 그 은총에 보답하는 삶을 살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사제나 수녀가 매일미사 참례하는 것이 평신도들과 비교할 것이 못 되는 것처럼, 우리 각자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내게 주어진 은총으로 최대한 주님께 영광을 돌리며 살아갈 것을 결심해야겠습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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