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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행복을 주는 사람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7-11 조회수876 추천수14 반대(0) 신고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연중 제 15주일 - 행복을 주는 사람

 

 

어렸을 때부터 제 인생의 모토는 행복이었습니다. 조부모님의 죽음이 제 인생의 첫 기억이라 어차피 죽는 인생 행복하게 살아야한다는 것이 어렸을 때부터의 첫 목표였고 이것은 사실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변한 것이 있다면 행복해지는 방법입니다.

처음엔 돈도 많이 벌고 예쁜 여자와 결혼해서 행복하고 건강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첫 번째 방법이었습니다. 그것을 위해서 공부했고 기도했고 운동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사회 구조상 행복해지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조금씩 깨닫게 되었습니다.

 

군대 제대하고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공장에서 운전기사 일을 하는데 한 번은 공장 봉고차의 범퍼를 약간 찌그러뜨린 일이 있었습니다. 저는 혼나지 않기 위해 밤새 범퍼를 뜯어 찌그러진 것을 폈습니다. 한 번은 펑크 난 차를 계속 몰아서 타이어 자체를 갈아야 했습니다. 펑크만 때우면 얼마 안 되지만 타이어 자체를 갈면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사장님께 혼이 났습니다.

또 한 번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신호 위반을 하여 경찰에게 걸렸는데 벌금을 지불하기가 너무 아까워 거짓말을 하였습니다. 군에서 제대할 때 함께 맞춘 반지를 보여주며 결혼한 사람인데 벌써 벌점이 15점이 있어서 이번에 또 벌점을 맞으면 한 달 면허 정지가 되기 때문에 회사도 잘리고 가족도 굶어야 한다고 말하자 경찰은 저를 잡고 있는 것이 미안했는지 가정도 있으시니 앞으로는 조심해서 운전하시라고 하며 저를 보내주었습니다. 그 십분 동안 한 거짓말이 제 평생 한 거짓말보다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짧은 직장 아르바이트 생활이었지만 사회생활이 참 어렵다는 것을 조금은 맞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는 사제들의 삶은 참 자유로웠습니다. 돈 걱정도 안 하고 쉬고 싶을 때 쉬고 또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것도 좋았습니다. 결혼을 못 하는 것이 흠이었지만 그것을 매일의 십자가로 생각하기로 하고 인생을 하느님께 봉헌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러니 저의 솔직한 성소 동기는 저의 행복을 위한 어찌 보면 매우 이기적인 것이었습니다.

 

저의 행복을 위해 사제가 되기로 결심하였으나, 사제가 되기 위한 과정을 밟아가면서 깨달은 것은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남을 행복하게 해야 한다.'는 진리였습니다. 아무 걱정 없이 잘 사는 사람일지라도 자녀가 잘못 되는 것을 보면 혼자만 행복할 수 없는 것처럼 어차피 사람은 관계 안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나의 행복이 다른 사람의 행복과 무관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내가 행복하기 위해 사제가 되어야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다른 이들을 행복하게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물론 사람이 가장 행복할 때는 사랑하고 사랑받을 때입니다. 사실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받지 않을 수 없고 사랑받는 사람이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 '행복하려면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사랑은 마치 물과 같습니다. 나는 물이 지나가는 파이프입니다. 만약 내가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전달해주기를 원한다면 먼저 내가 물탱크에 닿아있어야 합니다. 내 스스로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이 하느님이라는 교만을 지니고 있는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이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힘으로만 사랑이 가능했다면 사람은 혼자 그리스도 없이 구원받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생명의 물을 주시는 그리스도와 맞닿아 있지 않다면 우리 안에 사랑의 물이 흘러들어올 수 없습니다.

흐리지 않는 물은 썩습니다. 사랑의 성령님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치 공기와 같아서 멈추어계신 분이 아니고 끊임없이 흐르는 분입니다. 따라서 사랑을 다른 이에게 주지 않는 사람에겐 그리스도께서 사랑의 물을 주시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물을 다른 사람에게 줄 때는 내 자신도 사랑과 행복으로 가득 차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깨달은 행복론입니다.

내가 이웃을 사랑하려 할 때는 하느님께서 나를 사랑으로 가득 채우시고 내가 이웃에게 안 좋은 것을 주려고 할 때는 내 안이 안 좋은 것으로 가득 찹니다. 왜냐하면 나는 파이프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당신의 제자들을 파견하실 때, 지팡이 외에는 먹을 것도, 입을 것도, 돈도, 신발도 지니지 말라고 하십니다. 가난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남김없이 주라는 뜻입니다. 주는 것이 사랑이고 사랑은 남김없이 베풉니다.

사랑할수록 더 주고 싶은 것입니다. 미운 놈은 아무것도 주기 싫지만 아니, 오히려 나쁜 것만 주고 싶지만, 사랑스런 사람에게는 눈까지 빼어주어도 아깝지 않은 법입니다.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가난함 자체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자신이 가진 것을 다 나누어줄 수 있는 사랑이 있기 때문에 가난해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가난 자체가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사랑 때문에 가난해지니까 아름다운 것입니다. 이렇게 모든 것을 줄 줄 아는 사람에게 하느님은 당신의 '모든 것'으로 그를 채워주십니다.

예수님은 다 나누어주고 얻어먹으라고까지 말씀하십니다. 자신들을 받아들이는 집에서 떠날 때까지 머물며 그 집 신세를 지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얻어먹는다는 것 또한 크게 자존심이 상하는 일입니다. 다 나누어주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로부터 얻어먹고 살기 위해서는 마지막 남은 자존심까지도 버려야합니다. 자신까지 버리는 사람만이 자기 것을 챙기지 않고 거침없이 하느님의 사랑을 이웃에게 쏟아 부어 줄 수 있습니다. 사실 그래서 잘 주는 사람은 잘 받을 줄도 압니다.

 

미사 시간에 ‘평화를 빕니다.’라고 인사하는 것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어느 집에 들어가든지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인사하여라. 그 집에 평화를 바라는 사람이 살고 있으면 너희가 비는 평화가 그 집에 머물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다시 너희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하신 말씀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평화를 빌어주면서 내 자신이 평화로 가득 차고 또 내가 빌어준 평화들이 다시 돌아오기 때문에 겹으로 평화로워지고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그러니 미사시간에 한 번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평화를 빌어줘 보십시오. 그리고 내 마음의 평화와 기쁨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한 번 느껴보십시오. 저는 확신합니다. 여러분이 더 평화로 가득 차게 될 것임을. 내가 다른 사람을 축복해주는 만큼 내 안은 축복으로 가득 차게 됩니다. 축복은 주님으로부터 와서 나를 통하여 다른 이에게 흘러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다른 이를 축복하는 것이 내가 축복 받는 것이고 다른 이를 사랑하는 것이 내가 사랑으로 가득 차는 것이고 다른 이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 내가 행복해지는 길입니다.

어른 미사에서도 물론 느끼지만 어린이 미사에서 이것을 훨씬 많이 느낍니다. 어린이들은 보통 미사시간에도 목이 찢어져라 성가를 부르지만 평화의 인사 후에 ‘하느님의 어린양’을 노래할 때는 다른 때의 두 배의 목소리가 납니다. 그런 목소리가 어디서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감사와 찬미의 목소리, 그것은 행복을 주신 하느님께 우리가 당연히 드려야하는 예배입니다. 이 ‘감사(Eucaristia)’가 바로 ‘미사’입니다. 이웃사랑의 계명을 통해 나를 행복하게 하시는 하느님께 대한 감사가 곧 미사가 되어야하는 것입니다.

 

주어야 받는다는 진리는 이렇게 축복을 빌어주는 작은 것 안에서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옆구리에서 피와 물이 흘러나온 것이 바로 이를 상징합니다. 예수님은 인간을 위해 당신의 모든 것, 즉 생명과 성령님을 우리에게 부어주심으로써 오히려 당신 안에 생명과 사랑이 가득 차게 되신 것입니다.

흐리지 않으면 비어있거나 썩어버립니다. 사해가 그것이고 그 반대의 예가 갈릴래아 호수입니다. 예수님은 받은 대로 베푸는, 아니 베푸는 대로 받아서 생명이 풍성한 갈릴래아 호수를 사랑하십니다. 그래서 부활하신 예수님이 제자들보고 갈릴래아로 가라고 이르시는 것도 이 이유 때문입니다. 주는 것은 사랑이고 부활이지만 주지 않는 것은 썩는 것이고 죽음입니다.

이 진리만 깨닫는다면 우리는 주는 것 안에서 참 행복으로 가득 찬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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