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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순교적 삶" - 7.5,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9-07-06 조회수398 추천수3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7.5 일요일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1821-1846) 대축일
                                                                              
역대 하24,18-22 로마5,1-5 마태10,17-22

                                                          
 
 
 
 
"순교적 삶"
 
 


얼마 전 어느 신부님과의 대화 중
우연한 한 마디 말이 마음에 깊이 와 닿았습니다.

“그분의 말씀은 좋은 데 ‘십자가’가 없어요.
  온통 축복 이야기입니다.”

자주 생각했고 그동안 많이 한 강론 주제가 십자가인데
이날은 ‘십자가가 없다’는 말이 정말 새롭게 들렸습니다.
 
사실 살다보면 눈에 보이는 축복에 마음 가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그러다 보니 성당마다 눈에 보이는 십자가는 있지만,
신자들 마음 성전 안,
눈에 보이지 않는 십자가는 사라져 가는 현실 같습니다.
오늘은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입니다.

1821년에 충남 당진의 솔뫼에서 태어난 성인은
1836년 16세의 나이에 신학공부를 위해 마카오로 떠났고
1845년 8월 17일 25세에 서품을 받고 귀국하여 활동하시다
1846년 6월 5일 체포되어
 1846년 9월 16일 새남터에서 26세의 꽃다운 나이에 순교하셨습니다.
 
온통 고난으로 가득 한 짧은 생애셨지만
불굴의 용기와 굳센 믿음으로
순교의 월계관을 얻으신
한국 사제 1호이신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이셨습니다.
 
이런 순교 성인들 위에 세워진 교회입니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수품 후
164년 만에 5000번째의 사제가
6월 26일 서울 대교구 사제 서품식에서 탄생했다 합니다.


우상이 아닌 주님을 섬기십시오.

죽어서만 순교가 아니라 살아서도 순교입니다.
 
오늘 날 살아서 순교적 삶을 살아가는 이들 얼마나 많은지요.
 
우상과의 싸움이 바로 순교적 삶입니다.
우리를 유혹하여 마음을, 영혼을 빼앗아 가는
우상들로 가득한 세상 아닙니까?
 
깨어 주님을 찾지 않으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 자리, 돈, 일, 도박, 게임 등
온갖 우상의 노예가 되어 버려
두려움과 걱정, 불안이 그 마음에 자리 잡습니다.
 
오늘 날 온갖 중독 현상들
바로 우상에 사로잡혀 영혼이, 육신이 병들어 있다는 생생한 증거입니다.

'그 무엇도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보다 앞세우지 마라.‘는
베네딕도 성인의 말씀처럼,
하느님께 대한 사랑,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을 첫 자리에 두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의 그 무엇도 이 자리에 놓지 않는 것입니다.
 
이래야 맑고 밝은 영혼에 육신입니다.

“너희는 어찌하여 주님의 계명을 어기느냐?
  그렇게 해서는 너희가 잘될 리 없다.
  너희가 주님을 저버렸으니 주님도 너희를 저버렸다.”

저희 조상들의 주 하느님의 집을 저버리고 우상들을 섬긴
요아스 임금과 대신들을 향하여,
하느님의 영에 사로잡혀 주님의 심판을 전하는 즈카르야 예언자입니다.
 
우상들을 섬길 때 결국은 패망이요 폐인입니다.
 
탐욕 따라 가다가는 십중팔구 우상의 유혹에 빠집니다.
 
이래서 하느님을 찾아야, 하느님께 믿음의 뿌리를 내려야 합니다.
 
하느님 아닌 세상에 보이는 모든 것들에 집착할 때
이들은 곧장 우리를 사로잡는 우상이 되어버립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주님께서 함께 하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 때에 너희에게 일러주실 것이다.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주님께서 함께하실 때 우상과의 영적 전투는 백전백승입니다.
그러니 주님을 굳게 믿으십시오.
 
믿음으로 의롭게 된 우리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과 더불어 평화를 누립니다.
 
주님과의 깊은 신뢰 관계가 바로 평화의 원천입니다.
 
믿음 덕분에, 우리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가 서 있는 이 은총 속으로 들어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수한 유혹과 악에 에워싸여 사는 우리들 처지이지만
은총 안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기에
그 무슨 유혹이나 악도 우리를 다치지 못합니다.
 
믿음의 열매가 평화요 또 희망입니다.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하리라는 희망입니다.
하여 주님을 믿는 우리들에게는 모두가 자랑이 됩니다.
 
심지어 환난도 자랑이 됩니다.
환난을 인내를 자아내고,
인내는 수양을,
수양은 희망을 자아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받은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기 때문입니다.
 
주님을 믿을 때 희망, 사랑으로 충만한 평화로운 존재가 됩니다.
 
보이는 세상 것들이 아닌
주님께 믿음을, 희망을, 사랑을 둘 때
결코 우리는 무너지지 않습니다.
 
자발적 순교의 삶에 항구할 수 있습니다.


끝까지 견디어 내십시오.

바로 이게 순교적 삶의 핵심입니다.
 
삶은 끊임없이 하느님을 향해 흐르는 과정의 연속입니다.
쏜살같이 흐르는 세월,
끝까지 참으며 항구히 노력하는 자가 마지막 승리자가 됩니다.
 
믿음으로, 희망으로, 사랑으로 견디어 내십시오.
 
끝까지 살아 낼 수 있는 내적 힘은
바로 주님 향한 믿음, 희망, 사랑입니다.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주님으로 인한 온갖 불이익들, 모욕과 무시들
끝까지 견디어내며 거룩한 바보로 사는 것입니다.
 
주님 때문에, 주님을 위해서, 바로 이게 우리 삶의 목표요 의미입니다.
 
이렇게 살아갈 때 주님 친히 함께 해주셔서 필요할 때 마다 도와주십니다.
 
스트레스도 마음의 상처도 받지 않습니다.
 
성인들은 모두 주님만을 알았던 하느님의 거룩한 바보들이었습니다.
 
끝까지 견디어 내어
승리의 월계관을 받은 거룩한 바보들인 성인들이었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고백처럼
훌륭하게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켜
주님으로 부터 승리의 월계관을 받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입니다.
 
마지막 옥중 서간의 감동적인 후반부 내용을 소개합니다.
“저는 감히 주교 각하께 저의 어머니 우르술라를 부탁드리옵니다.
  저희 어머니는 10년 동안 못 본 아들을 불과 며칠 동안 만나 보았을 뿐, 
  또 다시 홀연 잃고 말았으니,
  각하께 간절히 바라건 데,
  슬픔에 잠긴 저위 어머니를 잘 위로하여 주십시오.
  이제 저는 진심으로 각하의 발아래 엎디어
  저의 사랑하올 부친이요 공경하올 주교님께
  마지막 하직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후 천당에서 만나 뵙겠습니다.
  예수를 위하여 옥에 갇힌 탁덕 김 안드레아.”

만 25세의 짧은 꽃다운 인생을
온전히 주님을 위해 살다가 순교의 죽음을 당한
하느님의 거룩한 바보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의 유언 같은 편지입니다.
 
강론을 쓰는 도중 도착한 어느 자매님의 메세시도 신선한 감동이었습니다.
“신부님, 현재의 삶이 고통스럽지만
  언젠가 돌아갈 하느님의 나라를 생각하면 행복합니다. 파이팅.”

온갖 순교적 삶의 시련을 통해 정화된 영혼의 아름다운 고백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을 우리를 당신 생명과 사랑으로 충만케 하셔서
순교적 삶에 항구할 수 있게 해 주십니다.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5,10).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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