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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믿는 이의 사명인 사랑과 감사를 / 연중 제 30주간 금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7-11-03 조회수1,384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여든두 살 아버지와 쉰두 살 된 아들이 거실에 있었다. 그때 새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노인이 저게 뭐냐?”란다. 아들은 참새예요, 아버지.”라고 다정히 답했다. 조금 뒤 아버지는 저게 뭐냐?”라며 되묻는다. 아들은 참새라니까요.”하고 말한다. 조금 뒤 노인은 또 묻는다. 세 번째다. 녀석은 짜증이다. “글쎄, 참새라니깐요.” 한참 만에 아버지는 또 묻는다. 아들은 그만 를 내었다. “참새라고요! 왜 같은 걸 물으세요?”

 

한참 뒤 아버지는 때 묻고 찢어진 일기장을 들고 나왔다. 아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읽었다. 거기엔 자신이 만 세 살 때의 이야기가 있었다. “오늘 참새 한 마리가 창가로 날아들었다. 녀석이 저게 뭐야?’라고 묻기에 참새라고 답해 주었다. 그런데 아들은 연거푸 스무 번이나 묻고 또 물었다. 아들을 껴안으며 끝까지 다정히 답해 주었다. 참새라고. 같은 걸 스무 번해도 즐거웠다. 새로운 것에 관심 갖는 이 사랑스러웠다.”

 

세상 부모 마음은 모두 같으리라. 예수님께서도 이런 마음이셨을 게다. 그분께서는 수종 앓는 이를 아버지의 시선으로 보셨지, 심판관의 시선이 아니셨다. 그래서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는 것이 합당하냐, 합당하지 않으냐?”라고 물으신 다음, 거침없이 병자를 고치셨다. 물에 빠진 생명을 건지려는 인간의 타고난 연민을 과연 무엇으로 막을까? 우물에 빠진 이는 물론이고 물에 빠진 소라도 끌어내는 것은 인간이라면 당연히 절로 하게 되는 행동일 게다. 그러기에 건져 낼까를 물어볼 필요조차! 안식일에 병 고치는 게 합당한지 아닌지를 물으시는 예수님 질문에 바리사이들이 대답하지 못하는 것도, 바로 그들 스스로도 당연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일 게다.

 

그런데도 그들은 안식일 계명을 내세우며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인간의 본성을 억누른다. 율법에만 매달리면 율법만 보이고 사람은 물론 하느님도 보이지 않을 게다. 율법의 노예가 된 것이다. 안식일은 그분께 충실하고자 다른 일은 잠시 접는 날이다. 그런데 본래 의도는 생략하고 껍데기만 따진다. 숲은 못 보고 나무만 보는 셈이랄까.

 

안식일은 좀 여유를 두고 좀 쉬자. 쉰다는 것은 다음에 할 일을 제대로 하려는 준비이다. 쉴 때는 주님께서 쉬신 것처럼 거룩히 지내자. 거룩히 지내는 건 생명과 사랑의 의미를 제대로 깨닫는 거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은 사람을 위한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씀하신다. 쉰다는 것은 오로지 그분께서 인간에게 내려 주신 축복이니까.

 

우리는 주일에 제대로 쉴까? 주일에 휴식을 취하면서 쉴 수 있도록 배려하신 분께 감사드리고 쉬지 못하는 이들께 기도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어려운 처지의 이웃에게 사랑 실천을 해야 한다. 주일을 지키지 않으면 고해성사를 봐야 한다는 율법적인 것에 얽매이지 말고, 그분께서 일러주신 사랑과 감사를 신앙인의 사명으로 늘 명심하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안식일 계명,사랑,은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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