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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 4.21.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04-21 조회수510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2.4.21(토) 성 안셀모 주교학자(1033-1209) 기념일

 

사도6,1-7 요한6,16-21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오늘 복음 묵상 중 첫 눈에 와 닿은 구절입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곤궁 중에 있던 제자들은 물론

우리 모두를 향한 부활하신 주님의 말씀입니다.


두려움과 불안은 우리의 원초적 정서입니다.

두렵고 불안해서 사람입니다.

세상에 두려움, 불안 없는 사람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가 안팎의 두려움과 불안에 포위되어 삽니다.

다칠까봐 두려워 개방도 못하고 사랑도 못합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 병고에 대한 두려움, 실직에 대한 두려움,

미래에 대한 두려움, 생활고에 대한 두려움,

자녀의 앞날에 대한 두려움 등 끝이 없습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런 우리를 향한 부활하신 주님의 말씀입니다.

세상에 이보다 더 반가운 말씀은 없습니다.

우리의 두려움과 불안에 대한 답은 부활하신 주님 한분뿐입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 말씀대로

주님 안에 머물 때

두려움과 불안의 어둠은 걷히고 비로소 평화와 안정입니다.

 


오늘 복음의 제자들이 처지가 참 위태롭습니다.

주님은 오병이어의 기적 후

임금으로 삼고 싶어 하는 제자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혼자서 다시 산으로 물러가셨고

실의에 빠진 제자들은 다시 길을 떠납니다.

 


배를 타고 어둔 밤 호수 위를 항해하는 모습은

어둡고 힘든 세상에서 인생 항해 길에 오른 공동체를 상징합니다.


산에서 홀로 아버지와 친교 중인 예수님께는

지상에서의 거리는 아무런 영향을 못 미칩니다.

시공을 초월한 예수님 영의 눈은

멀리 풍랑 중에 고통 받는 제자들을 보았음이 분명합니다.


물위를 걷는 부활하신 주님의 모습은 그대로 하느님의 현현입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주님께서 승선하자마자 배는 기적처럼 목적지에 다다릅니다.

부활하신 주님이 함께 하실 때

참 순조롭고 신속한 인생항해임을 깨닫습니다.


우리 본원의 99세 최고령 이 석철(미카엘) 수사님이

부활절에 보내 주신 유인물이 유익하여 나눕니다.


부활한 사람의 네 가지 특은에 대한 소개입니다.

 


1.해처럼 빛난다.(마태13,43).

2.무결(無缺).(마태22,30).

3.신속(빠름). (마태28,3).

4.투철(뚫고 지나감, 사무침). (요한20,19).

 


마치 오늘 복음에서

주님이 승선하자마자 순식간에 목적지에 도달한 사실이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서 주목할 단어가 ‘나다’입니다.

무한한 친밀감을 갖게 하는 우리 말 번역이 참 절묘합니다.

 


‘나다’는 바로 하느님의 이름이자 존재 양식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바로 하느님이란 말씀입니다.


영어로 보면 더욱 분명해집니다.


‘나다(I AM)'가 빠져 영원한 반쪽 인생에 끝없는 두려움입니다.

우리와 함께 있는(with us),

우리를 위해 있는(for us)

‘나다(I AM)’ 이신 분이 바로 부활하신 예수님이십니다.

 

하여 ‘나다(I AM)’에

너희와 함께(with you) 가 붙어

‘I AM with you(나는 너희와 함께 있다).’

또 너희를 위해(for you)가 붙어

‘I AM for you(나는 너희를 위해 있다)’는 진리를 체험하여 살 때

비로소 두려움과 불안에서 해방되고

바로 이게 주님 부활을 사는 사람들입니다.

 


“나다(I AM)”가 빠져

영원한 반쪽 인생의 방황이요 두려움과 불안입니다.


바로 이런 진리를 깨달은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통절한 고백입니다.

 


“임께서는 저와 함께 계셨지만 저는 임과 함께 있지 아니하였습니다.”

 


눈이 열려 함께 계신 하느님을 깨닫는 것이

구원이자 영원한 생명의 부활의 삶입니다.

 


바로 이런 부활의 삶을 살았던 사도들이었기에

사도들은 공동체의 분열을 신속히 예방하여

순조로운 인생항해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복음의 예수님 제자들의 공동체란 배는

외적 어려움으로부터 구원 받았다면

사도행전의 초대교회공동체란 배는

내적 분열의 위기에서 구원 받았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제쳐 놓고

  식탁 봉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형제 여러분,

  여러분 가운데에서

  평판이 좋고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 일곱을 찾아내십시오.

  그들에게 이 직무를 맡기고

  우리는 기도와 말씀 봉사에만 전념하겠습니다.”

 


사도들의 분별의 지혜에 힘입어 업무를 분담함으로

공동체의 일치는 굳건해지고 하느님의 말씀은 더욱 자라나

탄탄대로, 순항(順航)의 공동체 여정이 시작됩니다.

 


이 모두가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공동체의 배에 승선하시며 우리 모두에게 말씀하십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아멘.




*

 

부활한 사람의 네 가지 특은에 대한 소개입니다.

1.해처럼 빛난다.(마태13,43).
2.무결(無缺).(마태22,30).
3.신속(빠름). (마태28,3).
4.투철(뚫고 지나감, 사무침). (요한20,19).

1) 그때에 의인들은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처럼 빛날 것이다.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마태 13,43)

2) 부활 때에는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이 하늘에 있는 천사들과 같아진다. (마태 22,30)

3) 그의 모습은 번개 같고 옷은 눈처럼 희었다. (마태 28,3)

4) 그날 곧 주간 첫날 저녁이 되자,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모두 잠가 놓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요한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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