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판단하지 마라
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09-05-08 조회수534 추천수6 반대(0) 신고
흐렸던 날씨가 화창해지고 젖었던 대지를 말립니다. 그동안 땅도 풀도 꽃들도 쉼없이 하늘에서 내리는 물을 먹어 봄과 함께 고개를 내밀었던 연초록이 더욱 싱그런 초록이 되어 갑니다.
 
비가 온 탓이었나 봅니다. 비가 오는 동안 제 마음에도 흐린 구름이 잔뜩 끼었습니다. 이전에 비를 예찬하고 하느님의 은총이 비처럼 내리는 것을 맛보며 지내는 날은 비가 와도 기분이 우울하거나 의기소침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 마음에 하느님의 빛이 사라지니 흐린 날의 먹구름이 저의 마음까지도 덮어버렸었나 봅니다.
 
이제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햇빛에 젖은 땅을 말리듯 저의 젖은 마음도 함께 말라갑니다. 보송 보송하게 제 마음도 다 마르면 또 하느님 당신의 사랑을 끊임없이 지저귈 작은 새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제가 제일로 견딜 수 없는 것이 사람에 대한 고정된 선입견과 틀을 만들어버리는 일임을 알아갑니다. 아무리 다른이가 그 사람이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해도 결코 저는 사람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믿으며 살았습니다. 이것 또한 제 힘으로 하고자 했던 교만이었는지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사람을 판단하고 좋지 않은 결과를 예측하고 있었습니다.
 
사람을 판단한다는 자체가 아주 큰 죄라는 사실도 깊이 깨달았습니다. 판단을 통해 장점보다는 단점을 캐는 것이 사람의 본능인 듯합니다. 내가 어떤 틀을 만들어 놓고 사람을 보니 다른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나를 잘 살펴보면 나 스스로도 장, 단점이 있는 사람일 뿐인데 나의 단점만 부각된다면 나도 하느님 앞에 별로 떳떳할 수 없는 부족한 사람일 뿐입니다. 그런데 이런 내가 어찌하여 같은 사람을 판단할 권한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심지어 하느님 아버지조차도 사람을 단죄하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말입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하느님 원하는 참신앙인의 모습이라 믿고 살아왔습니다. 하느님께서 만드신 너와 나의 모습이 다르듯 하느님께로 가는 모습도 다양합니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다고 말할 수 있는 자격은 아무에게도 없습니다. 물론 공동체를 이롭게 하지 않는 방법은 그 결과가 머지 않아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많은 이를 미혹에 빠뜨리고 하느님 아버지께로 가지 못하게 한다면 그것은 진정 하느님 성령님이 이끄는 길이 아님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습니다.
 
판단하지 말고 주님께서 어떤 방법으로 당신의 뜻을 실현하실지 인내하며 기다리는 일이 제가 신앙인으로서 지녀야할 태도임을 깨우쳐주십니다. 악마의 유혹에 빠져 죄중에 있던 저를 또 건져내시어 당신이 창조하신 저의 처음 마음을 다시 돌려주시는 하느님 아버지 감사드립니다.
 
사람은 변화하는 동물이라고 누군가 이야기 했습니다. 하루 하루 시간을 거듭할 수록 과거의 나에 머물지 않고 하느님께서 원하는 당신의 모습으로 조금이라도 변화되고 싶은 것이 하느님 저희를 지극한 사랑으로 창조하신 원의가 아닌가도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우리가 당신을 닮아갈 구체적인 방법도 매일 보여주십니다. 마음을 산란하게 하지 말고 길이고 진리이며 생명이신 당신만을 따라오라고 하십니다.
 
마음을 산란하지 않게 하는 구체적인 방법의 하나인 ‘판단하지 말라.’ ‘판단하는 것은 너를 죄에 빠지게 하는 일이다.’라고 일련의 사건을 통해 주님께서 제게 가르쳐주신 이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살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그동안 돼지 독감 때문에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식물원, 도서관, 서점, 공원, 미술관 등을 다니며 분주하게 지냈습니다. 이 일 저 일 성당 일을 하다보니 마음도 분주한 날들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지켜왔던 마음의 평화가 깨지는 일도 있었지만 하느님께서 당신의 평화를 다시 제 마음에 담으라 재촉을 하십니다.
 
아이들이 내일(금요일)부터 다시 학교로 갑니다. 그러면 제가 제일 좋아하는 아침의 미사도 참례하고 시간을 내어 나름대로 묵상의 글도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직까지는 많이 부족하여  미사를 참례하지 않고서는 묵상의 글을 쓰기가 쉽지 않아요.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다니며 제가 잘 듣는 노래가 있습니다. 서울 주보에도 몇주 동안 글을 연재했던 강인봉 베네딕도님이 노래하는 ‘나무자전거 1집’입니다. 아이들은 락스타일로 부르는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을 제일 좋아합니다. 저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는 노래가 제일 좋습니다.
 
볼륨을 크게 틀고 어깨와 몸을 들썩이며 노래를 듣습니다. 주님의 기도가 끝나면 가수의 신나는 외침에 맞추어 저희 셋은 어느 누구랄 것도 없이 큰 소리로 ‘아멘, 아멘, 아멘’ 하고 외칩니다. 신나는 곡을 이곳의 모든 분께 들려 드리고 싶어서 유투브에서 찾아 보았지만 없어서 들려 드리지를 못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오늘도 우리 모두가 주님의 기도를 바치고 하느님 아버지께 ‘아멘, 아멘, 아멘’ 하고 큰 목소리로 감사와 영광을 외치며 사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특별히 어버이날을 맞아 저는 부모님의 사랑에 더욱 감사드리는 날 되겠습니다.
 
주님 안에 행복한 어버이날 되세요. 사랑합니다.
 
주일학교 아이들과 만든 카네이션 꽃이예요. 돌아오는 주님의 날, 어머니의 날(Mother's Day)에 우리 성당의 모든 어머니, 아버지께 달아드릴 거예요.  저는 이꽃들을 저희 부모님께는 직접 달아드리지 못하지만, 오늘 어버이날 이곳의 모든 어머니 아버지께 달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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