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144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5-01 조회수373 추천수3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52-59

그때에 유다인들이 52 “저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줄 수 있단 말인가?” 하며, 자기들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53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을 먹지 않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는 생명을 얻지 못한다. 54 그러나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

55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56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57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58 이것이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너희 조상들이 먹고도 죽은 것과는 달리,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59 이는 예수님께서 카파르나움 회당에서 가르치실 때에 하신 말씀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벌써 5월의 첫 날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5월은 성모 성월이며 그 첫 날인 오늘은 '근로자의 날'입니다. 이를 기념하여 오늘 우리 교회는 [노동자 성 요셉]기념 미사와 [부활 제3주간 금요일]미사를 봉헌하므로 두 대의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오늘 묵상은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복음을 묵상하려고 합니다.

영원한 생명과 생명의 빵에 대하여는 이번 주간 내내 계속하여 묵상을 하여 왔기에 사실 이제는 묵상 소재도 바닥이 난 것 같습니다. 하여 오늘은 영성체에 관련하여 들었던 여러 얘기들을 정리하는 것으로 시작하려고 합니다.

규모가 큰 성당에서는 성체가 훼손되어 바닥에 버려진 경우를 가끔 목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일부 개신교 형제들이 미사에 참례하여 고의로 성체를 훼손시키는 그런 경우가 있으며 그들 일부에서는 이를 영웅담처럼 자랑하며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경우도 있는 모양입니다. 도대체 이들은 어떤 생각으로 종교 생활을 하는지가 정말 궁금합니다.

예전에 무협지를 읽다보면 ‘주화입마’(走火入魔)란 말이 있었습니다. 수련을 하다가 氣의 흐름이 잘못되어서 역효과가 생기는 경우입니다. 아마 성체를 훼손한 이런 형제들은 신앙생활이 역효과를 가져온 듯합니다. 이를 경계하라는 뜻에서 불가에서는 악취공(惡取空)이란 말이 있습니다. 공을 터득했으나 잘못된 공을 터득했다는 뜻입니다. 신앙생활도 잘못된 신앙생활을 하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뜻이므로 우리는 언제나 바른 신앙생활을 해야 악취공에 빠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신부님 말씀에 의하면 성체를 그 자리에서 모시지 않고 몰래 집에 가져가는 분도 계시다고 합니다. 그 이유를 알아봤더니 집에 가서 아픈 손자에게 먹이려고 당신이 영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고 또 당신이 아플 때에 모시려고 몰래 보관을 하는 어르신들도 계시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는 우리 교리적인 입장에서는 당연히 잘못된 것이지만 이를 탓하기 전에 제게는 이런 지극한 신심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반성을 먼저 하였습니다. 이를 탓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는 사실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분들은 그분 나름대로의 믿음이 있기 때문에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이를 존중해 주는 것도 그분의 신앙을 지켜주는 것이 될 것입니다.

여기에 교리의 잣대를 적용하면 할 말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분들은 어려운 교리보다는 당신들의 믿음으로 많은 위안을 받고 있을 것입니다. 율법보다 더 우선한 것이 사랑이듯이 교리보다 더 우선하는 것은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또 이 땅의 거의 모든 종교는 사실 이런 믿음속에서 성장하였기 때문에 그분들에게만 잘잘못을 물을 수도 없는 것입니다.  

또 어느 경우에는 성체를 두 개를 달라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어제 성체를 못 모셨으므로 어제 것까지 두 개를 달라는 어르신들도 계시고 또 어떤 경우에는 영세를 받지 않은 사람이 성체를 모셔서 빼앗아 왔다며 성체를 가지고 오신 분도 계시다고 합니다. 모령성체가 아니라 순수한 마음으로, 교리를 알지 못하여 성체를 모셨는데 그 성체를 빼앗긴 사람의 심정은 또 어떠하였을까요? 

더 나아가 생각하면 미사에 타종교인이 내빈으로 참석하였는데 우리끼리만 성체를 모시는 것도 재고해 볼 문제입니다. 세상사를 획일적인 잣대로 살아갈 수 없듯이 교리로 그 모든 것을 재단할 수는 없으며 교리보다 더 우선하는 것은 자비와 사랑이며 타인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입니다. 

얼마전에 영성체의 '영'은 한문으로 어떤 '영'자를 쓰는지 궁금하여 확인해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신령 영(靈)이 아니고 뜻밖에도 거느릴 '領'자 쓰고 있었습니다. 옥편을 찾아보니 '받다'의 의미도 있으며 또 '깨닫다'의 의미도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을 먹지 않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는 생명을 얻지 못한다."고 하셨습니다. 앞 뒤 말씀을 거두절미하고 오늘 이 말씀만을 따로 발췌하여 악의적으로 해석하여 예수님을 궁지에 몰아넣으려면 꼼짝없이 걸려들게 되어 있습니다. 아마 지금 예수님을 심판한다면 첫 죄목은 오늘 이 말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런 모습은 우리 거대 언론을 통하여 그동안 수년간 경험하였기에 가랑비에 옷 젖듯이 이제는 저역시 이런 못된 것부터 생각하였습니다.

이 말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예수님은 곧 말씀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 것은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는 것이며 하느님의 아들이므로 다른 어떤 신보다 신령하기 때문에 예수님을 믿는 것이 아닙니다. 이렇듯 우리가 성체를 모시는 것은 말씀을 우리 마음속에 깊이 새겨서 이를 실천하는 것이므로 성체는 '그리스도의 몸'보다는 '그리스도의 말씀'이 그 의미를 전달함에 있어 더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하는 혼자만의 생각을 해 봅니다.

앞으로도 죽는 날까지 성체를 모셔야하므로 지금부터라도 저는 생각을 바꿔보려고 합니다. 성체분배의 막간을 이용하여 그날 복음 말씀에서 한 말씀이라도 제 마음속에 담아두는 시간으로 활용하려고 합니다. 사실 지금까지는 '최후의 만찬'의 재연이라는 생각이 깊게 자리 잡고 있었기에 경건함을 중시하였으나 오늘 복음을 통하여 말씀을 마음속에 새기는 것임을 새롭게 하겠습니다. 말씀을 마음에 새겨야 말씀에 의해서 성변화가 우리 몸에서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지 않고 성체의 신비로, 신앙의 신비로 성변화를 설명하는 것은 사실 좀 궁색한 느낌입니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이 말씀에 대하여는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뜻으로 여전히 묵상하고 있습니다. 청사에 이름을 길이 남기는 모든 분들은 영원히 살아 계십니다. 이런 분들은 가문에서는 위패를 옮기지 않고 사당에 영구히 보존하여 대대손손 이어가며 제사를 모시고 있으므로 불천위(不遷位)가 되시며. 이에 반해 일반 조상들은 四代가 지나면 위패도 사당에서 옮겨지고 제사도 지내지 않으므로 4대봉사(四代奉祀)로 끝이 납니다.

불천위가 없는 제 집안에 예수님을 불천위로 모실 수 있는 은총에 감사드리며 내일 묵상은 강론 말씀으로 대신하므로 요한복음서의 6장 말씀은 오늘 복음을 통하여 성체의 의미를 새롭게 하는 것으로 미리 마무리합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은 굶주린 저희를 위해 당신의 몸까지 먹히셨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남을 위해서는 피 한 방울도 아까워하고 있습니다.
이 땅에는 무수히 많은 교회 십자가가 있지만
생명을 살리는 피가 부족하여 수입하는 실정이라 합니다.
성자님은 당신의 피와 살로 저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셨듯이
저희도 저희 피와 살로 이웃에게 새 생명을 줄 수 있도록
성령으로 이끌어 주시옵소서!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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