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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월 27일 야곱의 우물- 요한 6, 22-29 묵상/ 나는 도우미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4-27 조회수446 추천수5 반대(0) 신고
나는 도우미

[예수님께서 오천 명을 먹이신 뒤, 제자들은 물 위를 걸으시는 예수님을 보았다.] 이튿날, 호수 건너편에 남아 있던 군중은, 그곳에 배가 한 척밖에 없었는데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그 배를 타고 가지 않으시고 제자들만 떠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티베리아스에서 배 몇 척이, 주님께서 감사를 드리신 다음 빵을 나누어 먹이신 곳에 가까이 와 닿았다. 군중은 거기에 예수님도 계시지 않고 제자들도 없는 것을 알고서, 그 배들에 나누어 타고 예수님을 찾아 카파르나움으로 갔다.

그들은 호수 건너편에서 예수님을 찾아내고, “라삐, 언제 이곳에 오셨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그 양식은 사람의 아들이 너희에게 줄 것이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사람의 아들을 인정하셨기 때문이다.”
 
그들이 “하느님의 일을 하려면 저희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하고 묻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
(요한 6,22-­29)
 
 
 
 
◆하느님께서 보내신 이를 믿는 것이 곧 하느님의 일을 하는 것이다. 내 나이 55세에 중도 장애인을 대상으로 글을 쓰며 삶을 치료하라는 권면을 받았다. 중도에 장애를 입은 분들은 여러 해 동안 재활치료에 힘쓰면서도 자신이 장애인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한다. 그들은 자신과 싸우느라고 그동안 가족이 얼마나 고생했는지조차 헤아릴 여유가 없다. 이미 망가진 기능은 포기하게 하고 아직 남은 기능을 강화해 삶에 희망의 불을 놓는 역할을 내가 맡는다. 그들 가슴을 파고드는 방법은 오직 사랑밖에 없다.
 
무조건 수용하고 사랑하면서 자신을 내놓고 바라보도록 돕기, 가족과 화해하기, 인격적인 매너 갖추기, 글로 좀 더 정확하게 자신을 표현하기, 자신에게 상 주기 등으로 해마다 다른 과정을 거쳐 오늘까지 왔다. 매주 목요일이면 하느님이 주시는 처방전을 들고 생명의 주사를 놓으러 가는 간호사처럼 존재감을 높이고 긍정의 힘을 불어넣는데 가장 경계하는 일은 하느님께서 받으실 공로를 내가 가로채지 않는 일이다.
 
내가 그곳을 떠나더라도 그들 가슴에 예수님이 남기를 바란다. 중도 장애인들과 함께 지난 5년 동안 지독하게 연애를 했는데도 아직 지루한 줄 모른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통해 많은 일을 하신다. 빈손으로 드나들었는데도 늘 넘치고, 변화는 남이 먼저 알고 고백한다. 때로는 도우미 인연으로 채워주시고 외부의 도움으로 책도 세 권이나 엮게 하셨다. 그들의 글은 진솔해서 눈물 없이 읽기가 어렵다. 나는 그들이 복음을 믿고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하는 데 쓰이는 도우미다.
오정순(한국가톨릭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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