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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139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4-26 조회수376 추천수3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 [부활 제3주일]

<그리스도는 고난을 겪고 사흘 만에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야 한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4,35-48

그 무렵 35 예수님의 제자들은 길에서 겪은 일과 빵을 떼실 때에 그분을 알아보게 된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36 그들이 이러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예수님께서 그들 가운데에 서시어,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37 그들은 너무나 무섭고 두려워 유령을 보는 줄로 생각하였다. 38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왜 놀라느냐? 어찌하여 너희 마음에 여러 가지 의혹이 이느냐? 39 내 손과 내 발을 보아라. 바로 나다. 나를 만져 보아라. 유령은 살과 뼈가 없지만, 나는 너희도 보다시피 살과 뼈가 있다.” 40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그들에게 손과 발을 보여 주셨다.

41 그들은 너무 기쁜 나머지 아직도 믿지 못하고 놀라워하는데,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여기에 먹을 것이 좀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42 그들이 구운 물고기 한 토막을 드리자, 43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받아 그들 앞에서 잡수셨다.  44 그리고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전에 너희와 함께 있을 때에 말한 것처럼, 나에 관하여 모세의 율법과 예언서와 시편에 기록된 모든 것이 다 이루어져야 한다.” 45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마음을 여시어 성경을 깨닫게 해 주셨다.

46 이어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성경에 기록된 대로, 그리스도는 고난을 겪고 사흘 만에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야 한다. 47 그리고 예루살렘에서부터 시작하여,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그의 이름으로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되어야 한다. 48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 복음은 지난 [부활 제1주간 목요일] 복음입니다. 뜻풀이에 불과했던 그날 묵상에서 벗어나서 오늘은 다른 방향에서 묵상을 해보려고 합니다. 오늘 묵상은 제자들 처럼 '부활하신 예수님이 제 앞에 나타나시면 제가 알아 볼 수 있을까?' 이런 물음으로 시작해 봅니다. 

토마스는 五傷을 보고 확인하였지만 지금은 이천년이란 세월이 흘러갔고 의학도 발달하였기에 오상을 말끔히 치료하여 육안으로는 오상을 확인할 길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생전에 예수님의 모습을 뵌 적도 없고, 목소리도 들어본 적도 없고 그렇다면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제자들은 예수님의 모습을 생전에 뵈었고, 목소리도 직접 들었으므로 예수님이 찾아오시면 오늘 복음처럼 영접할 수 있었지만 우리는 예수님이 찾아 오셔도 예수님이라는 사실을 도저히 알 길이 없습니다.

스스로 예수라는 사람은 지금까지 무수히 많았으므로 이제는 자기가 예수라는 사람이 있다면 무조건 사이비 종교의 교주로 알고 있으므로 신원을 스스로 밝히지도 않으실 것이고, 요즘은 자해 공갈단도 많은 세상이므로 오상도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고, 설사 다른 방법으로 신원을 밝히시더라도 '오병이어의 표징'을 요구하면 "아 어리석은 자들아!" 하고 또 호통을 치실 것이며 "이 세대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마르 8,12)하실 것 같습니다.

엠마오를 가던 제자들은 나그네가 식사를 할 때에 빵을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나눠 주는 것을 보고 예수님이시다는 것을 알아봤지만 우리가 모여서 식사를 할 때에 식사 전 기도를 하시는 분이 예수님도 아니고, 성경 말씀을 깨달게 해 주신 분이 예수님이라면 그런 분은 신부님은 물론이고 개신교 목사님들도 계시고 성서학자들도 무수히 많으므로 이런 분들도 아니고......

예수님은 이미 부활하셨음에도 교회 안에는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님만 계시기에 교회 안에도 안 계시고, 그렇다고 다시 오시겠다고, 늘 저희와 함께 하시겠다고 약속하신 예수님께서 거짓말 하실 분도 아니므로 답은 하나일 수밖에 없습니다. 예수님은 분명히 오셨고 또 우리와 함께 하고 계시지만 우리가 그 사실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아니 그동안 수없이 많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달려 죽였고 지금도 죽이려고 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면서 또 예수님의 재림을 기도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천 년 동안 예수님의 재림을 믿고 기도하였지만 모두가 허사였습니다. 우리가 이천 년 동안 헛된 기도만 하였다고 그렇게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이천 년 동안의 실수를 미련스럽게 반복만을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부활 시기는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시기가 아니라 오늘 복음처럼 부활하신 예수님을 우리가 직접 만나는 시기이어야 합니다.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서는 지금의 방식만을 고집하여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으므로 이제는 생각을 바꿔서 우리가 찾아 나설 수밖에는 없습니다. 예수님을 찾아 나서기 위해서는 예수님을 알아볼 수 있는 몇 가지 정보를 가지고 찾아 나서야 하므로 오늘 복음에서 그 정보를 찾아내야 합니다. 그 정보를 찾아야만 오늘 복음이 우리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복음이 되는 것이며 그렇지 않다면 복음서 속에 기록된 지나간 하나의 사건에 불과한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알 수 있는 정보는 첫 째는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셨으므로 지금도 어느 곳에서 평화를 위해서, 하느님이 저희에게 주신 천부의 권리를 지켜주시기 위해서 일하고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유령을 보는 것처럼 무척 두려워하였으므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서는 우리가 공포심을 느낄 정도로 그런 두려움과 위험을 느껴야 합니다. 과연 그런 곳이 어디일까요? 지금 생각나는 곳은 감옥밖에는, 검찰과 경찰의 취조실밖에는, 중무장한 경찰로 포위된 길거리밖에는 생각나지 않습니다. 

두 번째 정보는 "유령은 살과 뼈가 없지만, 나는 너희도 보다시피 살과 뼈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얼로 우리와 함께 계시는 것이 아니라 분명이 살과 뼈가 있는 우리와 같은 인간의 모습으로 현존해 계신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지금 무척 허기져 계시므로 지금 저희들에게 먹을 것을 달라며 “여기에 먹을 것이 좀 있느냐?” 하시며 저희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계십니다. 예수님은 이처럼 지금 우리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계십니다.

또 하나 분명한 것은 유대 민족들은 메시아를 그토록 갈망하였지만 그 메시아를, 그리스도를 그들 손으로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메시아가 오신다면 이 시대의 메시아로 오시며 이천년 전 메시아로 오시지 않습니다. 메시아는 그 시대의 메시아로 오실 수밖에 없습니다. 기득권 세력들이 그들의 이익을 위해서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려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바로 이 시대의 메시아라는 사실을 잊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것이 바로 성경의 교훈이며 역사의 교훈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역사적 교훈이며 역사적 사실은 지나간 역사일 뿐입니다. 성경에 수많은 예언자가 기록되어 있는 것은 그 시대에는 그 시대가 필요한 메시아가 필요했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 메시아들은 모두 고난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 입니다. 오늘 복음은 더 많은 정보를 알려주지만 저는 이 정도의 정보만 있으면 예수님을 충분히 찾아 나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 무학 대사와 태조 이성계의 대화를 하나 더 기억해 두려고 합니다.

태조 이성계가 무학 대사에게
"대사! 오늘은 말로서 내기를 합시다."
그러자 무학 대사가
"네. 그러시지요. 그럼 대왕께서 먼저 시작하시지요!"

태조 이성계가 무학 대사에게
"내 눈에는 무학이 꼭 돼지 같소이다."
그러자 무학 대사는
"대왕께선 꼭 예수님 같소!"라고 응수했다.

태조 이 성계가 깜짝 놀라며
"대사! 내가 대사를 돼지 같다고 했는데
어찌 나를 보고 예수님 같다고 하시오?"

무학 대사 왈
"예수님 눈에는 예수가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이기 때문이요."
그제야 태조 이 성계는
"내가졌소이다. 대사!"

우리가 예수님의 마음을 가지고 예수님을 찾아 나서면 도처에 예수님이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돼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예수님의 재림을 기다린다면 지나간 이천년이 그랬듯이 앞으로도 이천년간 온 세상을 다 뒤져도 부활하신, 재림하신 예수님을 결코 영접할 수 없을 것입니다. 유대인들이 지금까지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지만 지금도 그들이 바라는 메시아는 오지 않았던 것처럼, 예수님이 오셨지만 알지 못했던 그들처럼 그런 잘못을 우리는 여전히 그대로 밟고 있습니다.     

주님의 성체로 눈먼 눈이 열리고, 막힌 귀가 뚫려서 서쪽에서 구름이 올라오면 비가 내리고, 시체가 썩는 곳에는 독수리 떼가 몰려온다는 이 시대의 징표를 알려주시며 지금도 여전히 고난 받고 계시는 그러한 예수님을 영접할 수 있도록 기도하며 주님의 성체를 영하겠습니다.

대자대비 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은 우리에게 영원한 평화를 주시기 위해서
오늘도 노력하고 계시지만 그분과 함께 하기에는 우리는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저희에게 먹을 것을 달라하시며 도움을 요청하고 계시지만
저희는 헛된 욕망에, 잘못된 욕망에 눈이 멀어서,
그분과 함께하는 것을 방해하는 폭력이 너무 무섭기에,
그분과 함께하는 길은 너무 힘든 길이기에 외면만 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광야에 홀로 버려두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어리석게도 구원의 예수님만을 기다리며 기도만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무수한 예수님이 오시고 가셨지만 그런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런 저희에게 지혜의 성령님께서 바른 깨침을 주시옵소서!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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