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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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미사의 가치는 자신이 만든다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20 조회수1,246 추천수14 반대(0) 신고

 

 

 

사순 3주간 금요일 - 미사의 가치는 자신이 만든다

 

며칠 전 논문 지도 교수님이 수업을 하시면서 공의회 이전 미사가 어땠는지 설명해 주셨습니다.

당시 전 세계가 라틴어로 미사를 드렸기 때문에 미사 때 못 알아들으니 그냥 앉아서 묵주기도를 드리는 것이 허용되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심하면 성변화 하는 것만 보고 돌아가도 미사를 드린 것으로 간주되기도 하였답니다.

한 번은 아씨시에서 미사가 있어 복사를 서기위해 갔는데 한 성당에서 스무 명이 넘는 사제가 벽에 붙어있는 각자의 제단에서 동시에 미사를 드렸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성변화 하는 시간이라 이쪽에서 성변화 때 종을 땡 치면 그 쪽을 향해 인사하고 저 쪽에서 종을 치면 그 쪽을 향해 인사하고 그렇게 수물 몇 번을 제 자리에서 방향만 바꾸며 인사하면서 미사를 수물 몇 대를 드린 것으로 간주되었답니다.

 

이런 전통은 미사가 하나의 ‘희생제사’로 여겨지기 때문에 오는 오류들입니다. 미사가 그리스도의 희생을 기억하는 것은 맞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제사는 참여해서 그 예식만 하면 그것으로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미사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미사 자체에 가치를 두기 때문에 주님의 눈에 수천 번의 미사를 드리는 것이 한 번의 미사를 드린 것보다 더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더 많은 공로를 주시기 위해 미사를 더 일찍 제정하셨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돌아가시기 전에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 때 단 한 번의 미사만을 하셨습니다.

 

구약의 전통에서도 하느님께 제물을 얼마나 바치고 얼마나 예식에 잘 참례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거룩함이 평가받았습니다. 그래서 사제들이나 율법학자, 바리사이들이 가장 거룩하게 여겨졌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일반 서민들은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예루살렘에 일 년에 세 번씩 비싼 여행비용을 대고 올라갈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율법 학자 한 사람이 가장 중요하게 지켜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예수님께 묻습니다.

“모든 계명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계명은 무엇입니까?”

예수님은 전례의 참여에 대해서는 아무 말씀 하시지 않고 다만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그러므로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우리가 들으면 아주 당연한 말처럼 들리지만 당시 사람들의 시선으로는 놀라운 말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만약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가장 중요한 계명이라면 돈이 없어 예루살렘 성전에 올라오지 못하는 사람들도 사제들이나 율법학자, 바리사이들보다 더 거룩해 질 수 있다는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율법학자도 이것을 이해하고 이렇게 대답합니다.

“훌륭하십니다, 스승님. ‘그분은 한 분뿐이시고 그 밖에 다른 이가 없다.’ 하시니, 과연 옳은 말씀이십니다. 또 ‘마음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그분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 모든 번제물과 희생 제물보다 낫습니다.”

이 율법 학자들도 전례에만 열심히 참여하면 스스로 거룩하다고 생각하는 이런 것들이 싫었는지 그렇게 대답하였던 것입니다. 이에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

 

미사에 수천 번 참례한다고 그만큼 거룩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단 한 번이라도 예수님과 한 몸이 되고 그 사랑으로 이웃을 더 사랑하게 된다면 그것이 가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사랑을 증가시키지 못하는 것은 그것이 비록 거룩한 전례일지라도 교만만 증가시키는 안 좋은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도 자칫 잘못하면 미사에 참례하면서도 미사에 참례하는 것만으로 의무를 다 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진정 그 안에서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이웃에 대한 사랑이 실현되고 있는지 항상 자신을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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