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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믿음의 사람, 성 요셉" - 3.19,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19 조회수670 추천수9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3.19 목요일 한국 교회의 수호자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사무 하7,4-5ㄴ.12-14ㄱ.16 로마4,13.16-18.22 마태1,16.18-21.24ㄱ

                                                      
 
 
 
"믿음의 사람, 성 요셉"
 


대부분 사순 시기와 겹치는 3월
요셉 성월에 맞이하는 성 요셉 대축일이 참 고맙고도 좋습니다.
 
하느님 중심으로 돌아 와 참 나를 찾는 날이요
나의 믿음을 점검해 보는 날입니다.
 
며칠 전 농사짓는 분들과 함께
농촌 견학을 다녀 온 우리 수사님이 전해 준 말도 잊혀 지지 않습니다.
“견학 후 귀가할 때 고성방가로 차내가 얼마나 시끄러운지 난장판 같았습니다.
  그야말로 하루살이 인생 같았습니다.
  하여 기사님께 차내를 진정시켜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두려움과 불안의 반영입니다.
 
많은 이들이 자기를 잃고 희망 없는 하루살이 같은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을 차리면 살 수 있다 합니다.
 
이런 총체적 난국의 시대일수록
깨어 중심을 꽉 잡고 중심 안에 머물러 살아야
참 나를 잃어버리지 않아 안정과 평화입니다.

바로 늘 하느님 중심 안에 머물러 살았던 믿음의 사람, 성 요셉이었습니다.

하느님 중심 안에 머물러 살았기에
성가정의 보이지 않는 든든한 산 같은 배경의 삶에 항구하셨던 성 요셉이었습니다.
 
하여 성경의 그 많은 내용 중에 성 요셉에 관한 일화는 극히 적습니다.

오늘은 우리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의 주보성인인 성 요셉 대축일입니다.

하느님께서 수도원의 주보성인을 참 잘 정해주셨다는 생각에
감사하는 마음 가득합니다.
 
거의 드러나지 않은 성가정의 산 같은 배경의 성 요셉이었지만
얼마나 많은 호칭을 지니고 있는 지 호칭기도문을 보며 놀랐습니다.
 
길지만 성인의 덕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호칭을 모두 열거해 보겠습니다.

“다윗의 자랑스러운 후손이신 요셉,
  성조의 빛이신 요셉,
  천주 성모님의 배필이신 요셉,
  동정 성모 마리아의 순결을 지키신 요셉,
  하느님의 아들을 기르신 요셉,
  그리스도를 충실히 보호하신 요셉,
  성가정의 주인이신 요셉,
  지극히 의로우신 요셉,
  지극히 정결하신 요셉,
  지극히 지혜로우신 요셉,
  지극히 강직하신 요셉,
  끝까지 순명하신 요셉,
  지극히 성실하신 요셉,
  인내의 거울이신 요셉,
  가난을 사랑하신 요셉,
  노동자의 모범이신 요셉,
  가정생활의 자랑이신 요셉,
  동정의 수호자이신 요셉,
  모든 가정의 기둥이신 요셉,
  불쌍한 이의 위안이신 요셉,
  병자의 희망이신 요셉,
  임종하는 이의 수호자이신 요셉,
  마귀를 쫓아내시는 요셉,
  거룩한 교회의 보호자이신 요셉”입니다.

세상에 이런 모든 덕을 갖춘 주보성인이 어디 있겠습니까?
 
겸손에 가리어 보이지 않았지만
겸손의 휘장이 일단 열리니
하늘의 별들처럼 찬란히 빛나는 무수한 호칭들입니다.
 
그대로 하느님 아버지를 빼다 박은 성인이요,
부전자전이라 이런 양부 성 요셉을 닮은 우리의 구원자 주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이 모든 호칭을 하나로 요약한다면
‘믿음의 사람, 성 요셉’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을 그대로 닮은 성 요셉이셨습니다.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면서,
죽은 이들을 다시 살리시고
존재하지 않는 것을 존재하도록 불러내시는 하느님을 굳게 믿음으로
마침내 믿는 이들의 모범이 되신 아브라함이셨습니다.

누가 성 요셉처럼 믿음의 사람입니까?

첫째 침묵의 사람입니다.
성 요셉, 호수 같이 깊고 산 같이 고요한 침묵의 사람이었습니다.

깨어 주변을 깊이 통찰한, 참 섬세하고 자상한 배려와 연민의 사람이셨습니다.
 
절대로 경거망동, 부화뇌동하는 시끄러운 분이 아니셨습니다.
 
마리아의 잉태사실을 알았을 때 요셉의 침착한 대응이 이를 입증합니다.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마음먹었다.”

침묵의 지혜요, 침묵의 배려입니다.
자기의 체면보다는
마리아의 안위를 배려한 성 요셉의 지혜로운 섬세한 배려입니다.
 
이게 진정한 침묵의 열매입니다.
 
배려와 연민의 사랑의 열매가 침묵의 진위를 가리는 잣대입니다.


둘째, 기도의 사람입니다.

하느님 중심 안에 머물 때 비로소 침묵이요
이런 침묵은 그대로 기도로 연결됩니다.
 
고요한 침묵 자체가 기도요 하느님의 현존임을 깨닫습니다.
 
파혼하기로 마음먹은 성 요셉이었지만
아마 본격적인 밤샘 침묵기도가 시작되었을 것입니다.
 
기도는 하느님과의 대화요 침묵해야 주님의 말씀을 듣습니다.
 
마침내 고요한 어둠의 침묵 중에 들려오는,
성 요셉의 마음을 환히 밝히는 하느님의 음성입니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
하느님 중심 안에 머물러 하느님의 뜻대로 살기위해 끊임없는 기도는 필수입니다.
 
끊임없이 기도할 때
중심 안에 머무는 단순 소박한 삶이지만,
기도를 소홀히 하면 중심을 떠난 복잡 혼란한 삶에 자기를 잃기도 쉽습니다.
 
성 요셉처럼 올바른 분별의 지혜도 기도의 열매임을 깨닫습니다.


셋째, 순종의 사람입니다.

순종은 참 영성의 잣대입니다.
침묵의 열매가 기도라면 기도의 열매는 순종입니다.
 
진정한 자유 역시 내 뜻대로의 방종의 자유가 아니라
하느님 뜻대로의 순종의 자유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복음의 성 요셉의 순종은 얼마나 깨끗한지요.
그대로 요셉의 산 같은 믿음을 반영합니다.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하였다.”

요셉의 순종을 통해 하느님의 구세사도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게 되었으니
하느님의 기쁨은 얼마나 컸겠는 지요.
 
순종의 믿음 역시 부모로부터 보고 배우는 법입니다.
 
양부 성 요셉의 순종의 믿음을 그대로 전수 받은 예수님이셨습니다.
예수님 역시 하느님의 아드님이셨지만
고난을 통하여 순종하는 법을 배우셨으며
십자가에 달려 죽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어찌 보면 산다는 것은 순종하는 것이며,
다음 베네딕도 성인의 말씀처럼
순종의 길을 통해 하느님께 나아가는 우리들입니다.
“모든 이들이 순종의 미덕을 아빠스에게 들어낼 뿐 아니라
  형제들끼리도 서로 순종할 것이며,
  이 순종의 길을 통해서 하느님께 나아가게 되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성 요셉의 믿음의 빛이
사순시기 우리의 십자가의 길을 환히 밝히고 있습니다.

믿음의 사람, 성 요셉입니다.
 
막연한 믿음이 아니라 침묵으로, 기도로, 순종으로 표현되는 믿음입니다.  
 
이 거룩한 성 요셉 대축일 미사시간,
우리 모두 성 요셉과 함께 침묵의 사람, 기도의 사람, 순종의 사람이 되어
주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는 복된 시간입니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와서 주님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마태25,2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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