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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소죄?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18 조회수1,300 추천수17 반대(0) 신고

 

 

 

사순 3주간 수요일 - 소죄?

 

제가 유학 처음 나와서 윤리 시험을 볼 때였습니다. 대죄, 소죄를 구분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대죄가 되려면 자신이 죄를 짓고 있는지를 알아야하고 또 자신의 의지로 죄를 지어야하며 그 죄를 짓는 대상이 무거운 것이어야 합니다.

제가 말을 잘 못할 때이기 때문에 교수님은 쉽게 질문하셨습니다.

“어떤 사람이 차를 훔쳤어, 그게 대죄야 소죄야?”

저는 그 때도 대죄와 소죄를 구분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당연하다는 듯이 “대죄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예상한대로 “어떤 사람이 100원을 훔쳤다면 그건 대죄야, 소죄야?”라고 물었습니다. 저는 또 당연하다는 듯이 “대죄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교수님은 놀라서 아주 작은 것을 훔쳤는데 어떻게 대죄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당돌하게, “만약 교수님께서 100원을 훔쳤다면 대죄에요, 소죄에요?”라고 물었더니 “그거야... 상황에 따라 다르지...” 하시며 대답을 못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죄, 소죄를 구분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대죄는 지으면 안 되지만 소죄는 지어도 괜찮은 것처럼 들리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작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생각보다 큰 것일 경우가 있고 그 반대일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무슨 큰일을 해 드려야 그 분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하느님은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것들을 더 좋아하십니다.

소화 데레사는 하늘나라에서 가장 크게 빛나는 별들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 분은 어떤 큰일을 하신 분이 아닙니다. 그저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지 않는다든지, 기침하는 수녀님의 옆에 앉아 그것을 참아낸다든지, 빨래할 때 물이 튀는 것을 피하지 않고 맞는다든지 하는 작은 희생들을 바쳤습니다. 그러나 그 작은 희생들이 하느님께는 성당을 몇 개 짓는 것보다 수많은 사람을 회개시키는 것보다 더 큰 선물이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너희 중에 가장 작은 계명 하나라도 어기거나 어기도록 가르치는 사람은 하느님나라에서 가장 작은 사람 취급을 당할 것이다.”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은 수난 당하실 때 사람들로부터 많은 조롱과 고통을 당하셨습니다. 어떤 사람은 눈을 가리고 뺨을 때리며 누가 때렸는지 알아맞혀보라고 놀리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얼굴에 오물을 던지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십자가에 달려계신 그 분께 하느님의 아들이면 내려와보라고 조롱합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께 은혜를 입었음에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쳤습니다. 과연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만 소리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가벼운 죄를 지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아무것도 모르고 예수님을 괴롭히는 이들보다 많은 은혜를 받고도 예수님을 배신한 군중들이 예수님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하지는 않았을까요? 어떤 때는 작은 것들이 사람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할 때도 있습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의 작은 잘못은 상관없는 다른 사람들의 큰 잘못보다 자신을 더 아프게 할 수 있습니다.

 

영성지도를 받다보니 어떤 신부님들은 너무 엄격하시고 또 어떤 신부님들은 너무 자상하신 분들도 만나게 됩니다. 사실 극단적은 것은 다 좋지 않습니다. 특히 자상한 모습으로 “그런 것들은 괜찮아!”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을 더 조심해야합니다.

예수님은 율법을 폐지하러 오신 것이 아니라 완성하고 작은 것까지도 다 지키도록 가르치셨습니다.

신자분들이 많은 선물을 주시지만 받는 사람은 그 물질적 가치로 받지만은 않습니다. 아무리 좋은 것도 할머니의 꾸깃꾸깃한 천 원짜리 지폐와 비교할 수 없습니다. 아주 작은 것 안에 모든 것이 다 들어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겉보기엔 크지만 속은 비어있을 수도 있습니다. 작은 것을 크게 여길 줄 알아야 하느님나라에서 큰 사람 대접을 받게 될 것입니다.

 

작은 것들을 무시하며 살아서 하느님의 마음을 아프게 해 드릴수도 있지만, 반대로 일상에서 주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것은 오늘 하루의 작은 일들을 작지 않게 사는 것입니다. 주님 눈에 작고 의미 없는 것이 없습니다. 소화 데레사처럼 작은 것을 크게 볼 줄 아는 사랑의 마음을 갖고 오늘 하루도 일상의 작은 봉헌을 주님께 드리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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