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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용서는 기적이다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17 조회수897 추천수14 반대(0) 신고

 

 

 

사순 3주간 화요일 - 용서는 기적이다

 

1882년 프레드릭 카벤다쉬와 토마스 버크를 찔러 죽인 브라디라는 사형수가 있었습니다. 그는 공공연하게 자신을 고발한 사람을 용서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용서를 하지 않으면 죽어서도 구원받을 수 없다고 하며 그를 설득하려했지만 그는 그것도 잘 알고 있고 자신도 죽어 마땅한 사람임도 알고 있지만 자신을 고발한 그 사람은 용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사형 집행 전날, 한 수녀님이 그에게 면회 신청을 했습니다. 수녀는 그를 만나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브라디씨, 저는 어떤 사람을 몹시 미워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해도 용서할 마음이 생기지 않는데 사실 나의 신앙으로도 그를 도무지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수녀에게도 그런 일이 있습니까?”

브라디의 눈빛이 빛났고 수녀는 조용히 말을 계속하였습니다.

아무리 그를 용서해야 되겠다고 다짐하여도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그를 기회만 있으면 죽여 버리고 싶은 마음만 더해갑니다. 정말 어쩌면 좋겠습니까?

수녀는 정중하게 문의했고 브라디는 제법 대견하게 대답했습니다.

“안되지요. 용서하는 데는 까닭이 없지요. 그냥 마음을 풀어 버리면 되는 게 아닙니까?”

그게 안 되니까 말이지요. 그래서 신앙생활도 그만 두어야 하지 않을까하고 나는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천만에, 그러지 마시오. 용서할 수 있도록 좀 더 힘쓰셔야죠!"

이때 수녀는 브라디의 손을 잡으면서, 떨리는 음성으로 이렇게 말 했습니다.

"좋습니다. 나는 뵈닉스 공원에서 버크를 죽인 당신을 용서하겠습니다. 그는 바로 나의 오빠입니다."

그러자 브라디는 충격을 받은 모양입니다. 그 큰 눈을 한참 감고 있더니, "죄송합니다. 그리고 용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저를 고발한 사람을 지금 용서합니다. 이제는 마음이 후련합니다. 감사합니다."

신앙의 평화를 체험하고 브라디는 조용히 숨을 거뒀던 것입니다. (디럭스 바이블 예화에서 발췌)

 

저도 종부성사를 줄 때 항상 용서하지 못한 사람이 있는지 먼저 물어보게 됩니다. 특별히 남편의 외도로 병이 든 자매들은 거의 마지막 순간까지 남편을 용서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남편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매님을 위해서라도’ 용서를 하라고 하면 눈물을 흘리시며 용서한다고 하십니다.

용서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는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습니다. 누군가 한 명쯤 미워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워하면 정말 괴로운 것을 알지만 용서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용서가 안 되는 것’임을 경험하게 됩니다. 용서해야 되는 걸 누가 모릅니까? 용서가 안 되는 것입니다.

 

세상 어떤 것도 나의 힘만으로 되는 것은 없습니다. 용서는 하나의 기적입니다. 내 힘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내가 혼자 힘으로 기적을 일으킬 수 있는 사람이란 뜻입니다. 그러나 기적은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습니다. 용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께서 도와주시지 않으면 할 수 없습니다.

 

어떤 자매님에게 외도하는 남편을 위해 하루에 성체조배 한 시간씩 하라고 했더니 일 년이 지난 뒤 저에게 와서 이제는 남편이 오랜만에 들어와도 식사도 차려주고 이부자리도 깔아주는 등 자신이 기적을 체험하고 있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외도하는 남편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이것이 기도의 힘에 의한 기적이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겠습니까?

 

오늘 복음은 이웃을 용서하지 못하면 하느님께도 용서받지 못한다는 단순한 진리를 말하고 있습니다. 일만 달란트란 우리나라 돈으로 수조원에 해당하는 액수이기 때문에 인간에게 짓는 잘못이 하니라 하느님께 짓는 죄를 나타냅니다. 이 액수가 바로 예수님의 피 값입니다. 백 데나리온은 이웃이 나에게 잘못 한 액수인데 이는 수백만 원에 해당합니다. 수백만 원도 탕감해줄 수 없는 사람에겐 가치를 매길 수 없는 그리스도의 피로인한 죄의 용서는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사실 내가 누구를 미워하는 것은 내 안에 죄가 있기 때문입니다. 내 안에 있는 죄를 내 스스로 극복하기 위해서 내면에서 자신도 모르게 미워하는 사람을 만들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내가 누구를 미워하면 나에게 죄가 있음을 먼저 깨달아야합니다. 예수님과 성모님은 죄가 없으셔서 누구도 미워하시지 않으십니다.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짓고 서로 핑계를 대며 미움이 세상에 들어왔음을 묵상해보아야 합니다.

 

어쨌든 용서는 내 자신만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예화에서 보았듯이 다른 사람도 변화시키는 기적의 힘이 있습니다. 기적은 나도 살리고 다른 사람도 살립니다. 그러나 기도하지 않고 기적이 있을 수 없는 것처럼 노력하지 않으면 누구도 용서할 수 없습니다. 누가 미워집니까? 먼저 나의 죄를 찾아 반성하고 그 사람을 위해 기도하기 시작하십시오. 용서의 기적을 체험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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