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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의 사람" - 3.16,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16 조회수611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3.16 사순 제3주간 월요일
                                              
열왕기하5,1-15ㄷ 루카4,24ㄴ-30

     
                                                   
 
 
"하느님의 사람"
 


성경에서 40이라는 숫자가 의미하는 바는 참 깊습니다.

아침 성무일도 독서 시
탈출기 마지막 구절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모세는 구름을 뚫고 산으로 올라가
  사십 주야를 그 산에서 지냈다.”(탈출24,18).

이어 시편 다음 구절이 연결되어 생각이 났습니다.
“만군의 주님이여, 계시는 곳 그 얼마나 사랑하오신고.
  그 안이 그리워 내 영혼 애태우다 지치나이다.”
(시편84,2-3ㄱ).

사십 주야의 사순시기,
모세처럼 환상과 탐욕의 구름을 뚫고
마음의 산 정상에서 하느님을 만나는 은총의 시기입니다.
 
하느님을 만난 하느님의 사람들이 예언자들입니다.
 
예언자의 후예라 칭하는 교회의 수도자 역시
하느님의 사람입니다.

하느님은
그 누구에도, 그 무엇에도 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분이십니다.
 
하여 하느님 앞에서는 어떤 기득권도 통하지 않습니다.
 
이런 사실이 교회의 사람들에게도 큰 경각심이 됩니다.
교회의 하느님은 물론 온 세상의 하느님이시기 때문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어떠한 예언자도 자기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
(루가4,24).

오늘날 예수님께서
당신의 고향 나자렛 같은 교회를 찾아오신다면
과연 환영 받을 수 있을까요?
 
장담할 수 없을 것입니다.
 
거대한 교회의 건물이나 권력에 있을 자리가 없어
소외감을 느껴 떠나시지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예수님은 물론 하느님은 참 자유로운 분이셨습니다.
 
이스라엘의 하느님이시자 이방인의 하느님이십니다.
 
그 누구든 진실한 마음으로 당신을 찾는 자를 만나
치유와 구원을 주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주님께서 나아만을 시켜 아람에 승리를 주셨던 것이다.
  나아만은 힘센 용사였으나 나병환자였다.”

이미 이방인 나아만을 점찍어 놓은 하느님이셨습니다.
 
나병은 물론 이스라엘에서 사로잡아 온 어린 소녀를
구원의 매개로 하여
나아만을 당신의 사람으로 만드시는 하느님의 섭리가
참 오묘합니다.
 
치유의 시험문제를 무난히 통과한 나아만입니다.
“요르단 강에 가서 일곱 번 몸을 씻으십시오.”

심부름꾼을 시켜 말을 전하게 한 엘리사에게
자존심이 상해 벌컥 화를 낸 나아만은
부하들의 조언에 마음을 돌려
겸손히 엘리사의 말에 순종합니다.
 
마침내 나아만은 하느님의 사람이 일러 준 대로,
요르단 강에 내려가서 일곱 번 몸을 담그니
어린아이 살처럼 새살이 돋아 깨끗해졌다 합니다.
 
하느님 마련해 주신 시시해 보이는 평범한 일도
구원의 매개가 됨을 깨닫습니다.
 
어찌 보면 우리가 매일 일곱 번 바치는 시간경은
영적 요르단 강에 일곱 번 우리의 심신을 담금으로
심신이 치유되는 은총의 시간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제 저는 알았습니다.
  온 세상에서 이스라엘 밖에는
  하느님께서 계시지 않습니다.”

치유 받은 나아만의 하느님 고백입니다.
 
일체의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는
자유로운 예수님이심이
복음의 다음 말씀을 통해서도 잘 들어납니다.
“엘리사 예언자 시대에
  이스라엘에는 나병환자가 많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 아무도 깨끗해지지 않고,
  시리아 사람 나아만만 깨끗해졌다.”

예수님의 말씀에 격노한 나자렛 고향 사람들은
벼랑까지 끌고 가 떨어뜨리려고 하였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들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떠나가셨다 합니다.
 
그 누구도 자유로운 주님을 막을 수 없음을 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하면서도 평범한 미사시간,
주님의 영적 요르단 강물에
우리의 영육을 담금으로
치유 받아 하느님의 사람으로
새롭게 거듭 나는 은총의 시간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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