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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 16일 야곱의 우물-루카 4, 24ㄴ-30 묵상/ 환영받지 못한 예수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16 조회수437 추천수4 반대(0) 신고
환영받지 못한 예수

[나자렛에 도착하신 예수님께서 회당에 모여 있는 사람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어떠한 예언자도 자기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삼 년 육 개월 동안 하늘이 닫혀 온 땅에 큰 기근이 들었던 엘리야 때에, 이스라엘에 과부가 많이 있었다.
 
그러나 엘리야는 그들 가운데 아무에게도 파견되지 않고, 시돈 지방 사렙타의 과부에게만 파견되었다. 또 엘리사 예언자 시대에 이스라엘에는 나병 환자가 많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 아무도 깨끗해지지 않고, 시리아 사람 나아만만 깨끗해졌다.”
 
회당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이 말씀을 듣고 화가 잔뜩 났다. 그래서 그들은 들고일어나 예수님을 고을 밖으로 내몰았다. 그 고을은 산 위에 지어져 있었는데, 그들은 예수님을 그 벼랑까지 끌고 가 거기에서 떨어뜨리려고 하였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떠나가셨다.
(루카 4,24ㄴ-30)
 
 
 
 
◆오늘 본문은 고향에서 예수님이 배척받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선포한 메시지는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이었습니다. 자신에게 임재한 성령께서 가난한 자, 포로 된 자, 눈먼 자 그리고 눌린 자에게 각기 필요한 대로 은혜를 베풀라는 것이었지요. 누구라도 홀로 슬프고 혼자만 즐거울 수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이루는 것이 바로 은혜의 해의 본질이자 예수 탄생 때 성모의 기대와 바람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고향 사람들은 예수님의 입에서 이런 엄청난 말씀이 선포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사람이 달라질 수 있고 달라져야만 한다는 사실을 망각한 듯 보였습니다. 과거에 사로잡힌 그들은 오늘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향해 예수님은 재차 청천벽력의 말씀을 전합니다. 자신들을 의당 하느님의 사람으로 생각하던 유다인들을 향해 엘리야 시대에 구원받은 자가 단둘뿐이었다는 내용이지요.

엘리야가 궁핍했을 때 기름을 갖다 준 여인과 순종하는 마음으로 더러운 물에 몸을 담가 문둥병을 고친 이방나라 장군 나아만이 바로 그들입니다. 여인과 이방인만이 구원을 받고 나머지 유다인은 아니라고 하니 그들의 분노가 하늘을 찔렀을 듯합니다. 성경에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낭떠러지에서 밀쳐 떨어뜨리려 했다고 기록되어 있지요.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것이 예수님 메시지의 핵심이었습니다. 이런 내용이 없었다면 그 메시지는 오늘까지 이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고향과 회당에서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의 메시지는 이미 모든 것을 갖고 누리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불편한 진실이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묻게 됩니다. 예수님의 이런 정신(ethos)이 오늘의 교회에 선포되고 있는가?
이런 메시지를 듣고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교회로 발길을 옮길 수 있는 것일까?
 
고향에서 환영받지 못한 예수의 기사를 읽으면서도 우리는 내 입맛에 맞는 이야기만 기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것이지요. 저 역시 설교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고민이 적지 않습니다. 이념논쟁에 휘말리고 싶지는 않으나 오늘의 현실을 보며 예수님의 말씀과 선포가 우리 사회에 어떻게 적용되고 실천되어야 할까에 대한 질문을 포기할 생각은 없습니다.
이정배 목사(감리교 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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